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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정체성을 찾자 (2)

서인교기자
등록일 2011-06-08 21:06 게재일 2011-06-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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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뿌리, 경북의 혼을 찾기 위한 경북도의 노력은 진행형이다. 정체성을 찾기 위한 토론회에서는 대한민국의 혼은 물론 경북의 혼이 무엇인지, 혼이 있다면 어떻게 찾을 것인지 방법론과 실천방안 모색도 이어졌다. 또 경북의 혼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대 환경에 따라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경북 정신문화의 핵심가치로 여겨지는 화랑정신, 호국정신, 새마을 정신 등 재조명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지난 4일 제일 먼저 주제발표에 나선 유명기(경북대 고교인류학과) 교수는 “문화는 일반적으로 어떤 집단이 역사적으로 구축해 온 독자적 생활양식 및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고체계이며, 문화권은 그런 특정문화가 펼쳐진 지리적 범역이다”고 전제, “과연 경북 문화권이라 이야기할 만큼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독자적 문화가 있는가? 경북 문화는 한국 문화의 전체 맥락에서 어떤 의치를 갖는가, 한국의 다른 지역 문화와 어떤 면에서 같고 어떤 점에서 다른가?”를 제기했다.

박홍식(대구한의대) 교수는 대의정신과 청렴, 강직, 전반적, 인문적 교양을 겸비한 선비정신, 한국 정신의 독자성을 계승한 동학 정신, 구한말 일제 강점기 구국 의병활동의 국난극복 정신, 근면 자조 협동의 새마을 정신을 열거하면서 “새마을 정신은 풍류정신, 선비정신 동학 정신으로 이어진 한국인 정신문화의 DNA가 20세기 주민 자주의식과 만나 탄생한 주민자치운동 정신이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박 교수는 “독자성과 대중성을 갖는 경북의 정신문화를 21세기 `컬처 코드(Culture Code)`로 전환하고 신라 천 년을 이끈 화랑정신을 신천년을 이끌 신청년정신인 `신화랑 정신`으로 재창조해야 한다”고 했다.

김규원(경북대) 교수는 대구·경북연구원의 조사보고서를 인용, 경북 정체성의 현주소를 “대구·경북인들은 자신이 사는 대구·경북에 대해 `정체`, `폐쇄적`, `낙후`되어 있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으며 사회정치적 위상에서 낮다고 인식한 반면 타지역인들은 대구·경북의 위상은 높다고 해 상반된 생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 교수는 미래전망과 관련, 대구시민들보다 경북도민들이 지역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고 대구 경북인들의 기질은 `정이 많다`와 `보수적`이라고 했다.

특히 김 교수는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보수성`을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남성은 `권위주의`, 여성은 `체면중시`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경북 정체성 슬로건 공모결과 `천 년의 두드림(Do Dream) 경북`이 선정된 만큼 경북의 찬란한 천 년의 역사성을 되돌아보며 도민의 꿈과 희망을 힘차게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한국국학진흥원 디지털국학실장은 “한 나라의 정체성은 국민으로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얀식과 삶을 결정하며 이를 통해 다른 나라와는 뚜렷한 차별성을 갖는 존재로서의 `국민성`이 부여된다”며 “이것은 기업은 물론 경북이라는 집단 역시 마찬가지인만큼 경북 정체성이 무엇이지를 확인하고 그것을 통해 `경북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

백승대(영남대) 교수는 “지방자치시대와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경북지역 주민들은 지역 학교에서 지역화 교육에 경북 정체성 담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경북 지역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아이들이라면 앞으로 세계 어디를 가서 살던지 경북 정체성을 잊지 않는 경북의 중요한 자원이 된다” 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최근 생태적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농촌에 정착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며 “도시 사람들이 경북지역으로 정착하도록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정주 여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수 인천학연구원상임위원은 “정체성은 한 지방의 고유성이긴 하지만 다른 문명권에서도 흔쾌히 수용하고 동의할 수 있을 만큼 보편적 가치와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며 “인천의 고유성 혹은 도시 정체성은 창조 도시 전략을 추진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인천시의 남구와 연수구는 창조도시 프로젝트를 통한 도시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는 전략을 선언하거나 검토 중에 있는 만큼 도시와 지역의 정체성은 위기의 도시를 재생하는 자원으로 인식됨으로 지자체는 제도약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두현 안동탈춤축제조직위 사무처장은 “경북 전통문화를 세계인과 공유하는 것은 세계인들이 경북 전통문화에 대해 흥미와 재미, 가치와 공감대를 형성하며, 그 가치가 자신의 질을 높이는데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게 하는 일이다”며 “경북 문화가 인류에 중요한 신뢰를 주고 접근성과 친근감, 친밀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권 사무처장은 “하회마을과 양동마을, 경주역사지구와 불국사, 석굴암은 세계유산으로 지정돼 있으나 아직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경북의 전통문화가 지정된 것은 없다”며 “경북 전통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받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학술적, 사회적 관심 유발은 물론 유네스코 단체, 국제 NGO 조직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경환 한국국학진흥원 연구부장은 “경북 정체성 확립을 위해 우선 정체성의 규명과 발굴을 위한 연구작업, 그 성과를 정책 수립과 계승보급을 위한 토대로 확립하는 작업이고 특히 계승발전을 위한 보급과 실천운동의 전개이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부장은 “경북 정체성 확립과 보급을 위해 우선 현행 경북공무원교육원의 교육과정에 경북의 정신적 가치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그에 관한 교육을 강화하는 정책적 결단이 중요하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이어 토로에 나선 유생진 야시마대학 교수는 “경북의 정체성을 찾아 도민의 공감대를 형성해 일관된 행동가치로 연계해야 한다”며 ”대구와 경북, 한국과 경북의 중첩성, 중복성의 문제를 조화롭게 해결하고 발견된 정체성이 도민들의 자긍심을 지키면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만 경북 도의원은 “경북과 대구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세계와 상통하는 경북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며 “미국은 독립기념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개천절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남북한 포함해서 경북의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고 방법론을 제시했다.

윤용섭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은 “선비, 동학, 새마을 정신으로 이어진 한반도 정신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적, 방향, 대상 등 시야를 넓혀 경북 정체성을 찾아 잘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형 대구·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경북의 정체성이 도대체 무엇인지, 타지역의 정체성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정체성의 확립은 민속학, 역사학 등 학문적, 일반적으로 접근했다”며 “사상과 현실을 함께 해 학자 간 토론도 중요하지만, 주민, 현장 전문가 등 다양하게 참여시키는 등 내적 합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객석의 토론으로 내적인 소통의 장과 더불어 우리 스스로 중요하지만 타지역도 인정하고 나아가 세계화될 수 있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소통의 장 마련과 인재육성이 절실한 것도 제기했다.

특히 새마을 운동의 재조명과 여성, 서민 등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담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토론 좌장인 남치호 전 안동대 교수는 경북 정체성 확립과 관련, “세계와 한국, 그리고 경북을 함께 소통시킬 수 있는 공간설정, 경북이 가진 전통적인 것과 전·근대적인 시대적 소통, 남·녀(성별) 간 소통, 기성세대와 청소년의 세대 간 소통, 전문가와 서민과의 소통, 현재의 모습에서 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적 소통 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서인교기자 igseo@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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