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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정체성을 찾자 (1)

서인교·권광순기자
등록일 2011-06-07 20:14 게재일 2011-06-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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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魂` 세계속 문화유산 지향 출발선상에 서다

경북도가 세계화 시대를 맞아 국내·외 석학들과 경북 정체성 확립을 위한 국제 포럼을 마련했다. 품격 높은 경북 정체성 확립 방안을 모색하고 세계와 상통하는 문화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 미래 새로운 도약 발판 마련에 나선 것이다. 지금까지 울타리 속에서 맴돌거나 한정됐던 `경북의 혼(魂)`이 세계 속의 보편적 문화유산으로 지향하는 출발선상에 섰다. 도는 삼국통일의 신라정신·선비정신·호국정신 조국 근대화의 새마을운동에 이르기까지 나라가 위태롭고 국민이 어려울 때마다 역사발전의 중심에서 자존과 영광을 지켜왔다며 역사 속에 빛나는 경북의 혼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북 정체성 사업은

경북도는 안동시 도산면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지난 3~5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경북의 진정한 정신문화를 찾고 세계와 상통하는 `경북 정체성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경북도와 교토포럼이 공동주최하는 국제포럼으로 한국을 비롯한 일본·중국·영국·네덜란드 등 5개국 한국학 관련학자 60여명이 참석해 한국정신문화를 주도해온 경북의 정신을 조명하고 객관적 입장에서 각 나라가 가진 정신문화와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놓고 다양한 연구발표와 토론으로 이어졌다.

경북 정체성 사업은 세계화 시대에 발맞춰 지방정부 차원의 대외교류가 빈번해 짐에 따라 경북의 실체를 더 선명히 대외에 각인시키기 위한 것,

이날 개회식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권영세 안동시장,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 야자키 카즈히코 교토포럼 이사장 등 지역유림 및 유교학회 관계자 600여명이 참석했다.

■국제포럼의 의미

권영세 안동시장은 “이번 포럼에는 일본과 중국은 물론 영국과 네덜란드에서까지 세계적 석학들이 다수 참여함으로써 우리 전통사상에 대한 국가 간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확대하는 자리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개회사를 통해 “경북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은 도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브랜드의 토대를 놓는 일이다”며 “이번 국제포럼이 경북의 혼을 되살리고, 전 도민의 정체성 확립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요한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또 이삼걸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정보화시대에 경북 정체성 확립의 의미`란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정보화·세계화를 맞아 지역도 변화해야 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경북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길”이라며 “경북이 스스로 가치를 높이고 정신문화를 브랜드화 해 세계적인 자체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조연설에서 교토포럼의 야자키 카즈히코 이사장은 `오사카(大阪)의 수복서원(樹福書院)이 기대하는 세계와 공공의 행복`이란 주제의 기조발표에서 “퇴계 선생의 `성학십도`와 권오봉 박사의 `이퇴계 가서의 종합적 연구`를 읽고 오늘날의 시대가 요청하는 것은 바로 퇴계학”이라 극찬하면서 “물질이 정신의 우위에 있는 시대에 근대화 문명을 초월하는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문명사를 향해 양심이라는 본질적 자기관을 바탕으로 한 판단·행동기준으로 공명하는 사회는 양심과 입지를 좌표축으로 한 주체치가 수직적으로 인간과 사회를 고차원으로 결합할 때 발전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이번 오사카에서 개교하는 수복서원은 바로 퇴계 선생이 서원 설립에 걸었던 심실 실학의 마음을 현대에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며 퇴계 이황 선생의 뛰어난 학문과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쏟아지는 의견들

이날 오후 2시부터 경북 정체성 확립을 위한 자리에서 학자들의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정순우 한국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선비정신과 경북인의 삶`이라는 주제로 선비의 형성과정, `퇴계학파의 형성과정 및 학통문제, 선비정신의 지향과 삶의 철학 등을 다뤘다.

정 교수는 “가부장적 선비문화는 극복 지향되어야지만 선비정신을 단순 사상적 입장을 벗어나 미학적 차원, 심리학적 차원, 더 나아가 몸의 문제를 다루는 의학적 차원 등으로 외연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선비에 대한 시민사회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각종 교양서류 발간,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사업과의 연결 등 대중적 사업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이정옥 위덕대 교수는 `경북의 정신모델, 신라정신`이라는 주제를 통해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현재 경상도 사람들의 평가나 인식들을 신라인들의 풍류도, 지·덕·체·예를 겸비한 화랑정신과 서양의 기사도, 일본의 무사도를 비교하면서 진정한 전통문화의 정체성을 알렸다.

이 교수는 “국가 간에 국경이 없고, 민족이라는 개념이 세계국가, 세계시민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이 시대에 다시 신라인들의 포용과 국제적 문화마인드를 배워 그 속에서 진정한 유전자(DNA)를 찾아야 한다” 고 강조했다.

이어 안동대학교 김희곤 교수(안동독립운동기념관장)는 세계적으로 평가될 경북인들이 펼친 독립운동을 열거하면서 경북이 한국독립운동의 발상지임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경북이 독립유공자로 포상된 인물이 가장 많은 점과 의병항쟁사에서 다른 어느 지역보다 돋보인다는 점, 유림출신 인사들이 주류가 돼 가장 많은 자결 순국자를 배출한 지역인 점을 들어 광복회의 의병 활동과 발전적 통합을 좋은 예로 들었다. 특히 김 교수는 이러한 경북인이 가진 전통성과 혁신성, 통합성의 사례를 계승하고자 역사문화자원으로 재창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세계가 배우려는 새마을 운동`을 소개하면서 경북의 역할, 근대화의 정신을 역설한 영남대학교 채영택 교수는 새마을운동의 해외전수와 함께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새마을` 브랜드의 명품화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 채 교수는 경북의 근대화 자취와 성과를 현대적으로 계승·발전하는 대구~포항~안동~구미~칠곡~청도 등을 아우르는 `근대화 루트`의 개발 필요성도 경북의 정체성 확립과 활용방안의 대안이라고 소개했다.

서강대학교 정인재 교수의 `퇴계의 도덕적 인격형성과 도덕적 공동체의 공동구축`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한형조 교수의 `다산 정약용의 관료제 개혁론`의 발표로 이어졌다.

또한, 일본 공공철학 공동연구소 마코또 특임연구원은 퇴계학을 계승, 발전시키고 많은 저술을 남긴 조선의 유학자 대산 이상정의 `활물(活物)로서의 이(理)`에 대한 기원과 전개를 중심으로 퇴계의 의해 단서가 제시됐던 이(理)의 주제성·능동성을 크게 강조했다.

그는 “퇴계도 이상도 개인만으로 체득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인격공동체를 지향하고 실제로 서원을 세워서 많은 문인을 육성했던 것”이라며 그 맥을 이은 인물 중 `파리장서` 작성에 관여했으며, 국제법과 서양철학을 연구하고 1919년에 파리 강화회의에서 조선독립을 청원한 곽종석을 비롯해 억압적인 구질서의 청산과 평등한 주체로서 거듭나야 할 것을 강조한 동학의 최제우를 들어 각각 나름의 형태로 활물로서 천 리에 기초한 새로운 인격 공동태를 꿈꾼 인물이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다양한 지역 정체성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고, 참가자들은 안동지역의 명소를 탐방하며 경북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서인교·권광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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