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실시한 결과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지주막하 출혈을 진단받았고 환자는 곧장 혈관 조영실로 옮겨져 코일 색전술을 받았다.
모 대학병원의 전공의로 근무 중인 환자의 딸은 약 5개월 전에 뇌자기 공명 영상(MRI) 검사를 했고 그 당시 뇌동맥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아 지켜보기로 했다고 한다.
응급 수술을 마치고 나오자 “뇌동맥류가 파열되지 않았을 때 수술을 할 걸 그랬어요” 라며 후회하는 환자의 딸을 보며 자식이 의사라도 어쩔 수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뇌동맥류`란 혈관의 기형으로 뇌혈관 벽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것을 말한다. 언제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시한폭탄과도 같다고 표현한다.
대부분의 뇌동맥류는 파열돼 뇌출혈을 일으키기 전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때로는 신경 조직의 압박으로 눈꺼풀이 쳐지는 안검하수나 시야장애와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극심한 두통, 매스꺼움, 구토, 뒷목이 뻣뻣한 증상 등을 동반하게 되고 의식까지 떨어진다.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지주막하 출혈은 50~60대에 가장 많이 일어나며 남자보다는 여자에게서 파열의 위험이 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어떤 연령대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유병률은 많게는 전인구의 약 5-6% 정도에서 발생한다고 하며 연간 인구 10만명 당 6~8명이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출혈을 경험하게 된다.
뇌출혈은 발생 후 1개월 내 40~50%에서 사망하고 생존자들 중 거의 반수에서 반신 마비, 언어 장애와 같은 신경학적 장애를 남기는 무서운 병이다.
하지만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뇌동맥류 파열을 암 조기검진처럼 미리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 컴퓨터단층(CT) 촬영이나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혈관 조영 영상을 얻음으로써 뇌동맥류가 파열되기 전에 발견해 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검사는 뇌동맥류뿐만 아니라 뇌동정맥기형, 모야모야병 등 다양한 뇌혈관의 문제점을 미리 확인해 뇌출혈 등의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게 됐다.
뇌동맥류의 치료 방법으로 특수한 금속 코일을 뇌동맥류 안에 채워 넣어 치료하는 코일 색전술과 직접 특수한 클립을 이용해 뇌동맥류를 제거하는 클립결찰술이 있다.
두 치료 방법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건가는 동맥류의 위치나 크기, 주변혈관과의 관계가 어떤가에 따라 보다 더 안전한 방법을 선택하게 되며 때로는 두 방법을 혼합하여 치료하기도 한다.
중년 이후에서는 특별히 두통이나 어지럼증 같은 증상이 없더라도 한번쯤은 뇌혈관 조영 영상을 시행해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며 때로는 다발성 뇌동맥류와 같은 경우 가족력이 있기도 하여 환자의 직계 가족이나 형제자매 들은 반드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현명한 방법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