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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노력과 사회 역할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05-20 23:01 게재일 2011-05-2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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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락포항장성요양병원장
60대 부터는 인생을 둘러싼 여러 조건의 양상이 과거보다 다르게 나타난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외적 조건보다는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내적인 것이 문제가 점점 크게 대두된다. 그때부터는 그의 삶을 다른 사람과 비슷하게 만들기 보다는, 자기 고유의 것으로 만들어 갈 것을 다른 사람들은 권한다. 즉 이때는 외적 조건에 재단되지 않고, 인생을 많은 제약과 의무와 속박에서 해방되어, 자신이 디자인하는 데로 살아갈 것을 권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령이라고 해서 많은 노인들은 대부분 마음가짐까지도 위축시켜 버린다. 그러면 노인 특유의 완고함이나 융통성의 결여가 시간이 갈수록 고립이나 고독으로 직결되어 쓸쓸한 노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즐겁고 재미있는 노년을 살고 싶다면 노화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늙는다는 것은 성숙하는 것이고 성숙한 고령자는 옳고 그름을 이야기해 주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한 가지 방법으로 사회에서 `노인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육체는 늙어가도 마음은 인체에서 유일하게 노화되지 않는 곳이다.

물질적인 만족만 쫓는 분위기에 놓인 젊은이들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를 판단하는 힘이 약해져 버린 오늘날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사람은 노인들 밖에 없다. 또한 나쁜 것은 나쁘다고 지적하는 역할을 노인들이 맡아야 한다. 이것은 사회에서 악역을 맡는다는 것이다. 고치기 위해 지혜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지금 고칠 수 없으면 적어도 나쁜 것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은 해야 한다. 이것이 노령에서 필요한 윤리다. 일반 사람들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면 싫은 얼굴을 하겠지만, 노인들은 지금이라도 시작할 필요가 있다.

노인은 지역사회에서 향토의 좋은 문화나 습관을 찾아서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잘 지켜 나가도록 독려해야 한다. 또 좋은 문화가 있다면, 세계에 널리 알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노인은 병이라는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죽음을 향해 여행을 떠난다. 이때 어떻게 병과 더불어 살며, 어떻게 늙어 갈지, 그리하여 마지막을 어떻게 맞이할지를 일상생활을 하는 중에 깊이 생각하고, 그 생각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자들은 노인에게 죽음에 대해 생각할 것을 권한다. 죽음에 대한 인식은 지금 이 순간의 중요함을 상기시키면서, 열심히 살아가려는 의욕을 북돋우어 줄 것이다.

노(老)자는 원래 존경에 쓰인다. 젊은 사람에게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라는 생각을 들게끔 하는 노인으로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죽는 순간까지, 지금 이 순간의 삶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서, 현역으로 사는 사람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나이와 성별과는 관계가 없다. 새로운 기쁨을 얻는 일에 욕심을 부려도 된다. 이런 기회를 무시하고 지나쳐 버리는 인생으로는 끝내고 싶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누구든지 삶속에서 마딱드리게 되는 `늙어 감`, `죽어 감`에 대해, 긍정적으로 더 깊이 생각 하게 된다. 이러한 노력은 죽음을 맞이할 때, 전력을 다해 살아온 자신에게 감사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감사의 말을 남기면서 떠날 수 있게 만든다.

노령에서의 변화는 의당 노화에 따라오는 현상일 뿐, 그 이상으로 상심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 노화현상은 불가피하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살아온 세월을 후회하거나 아쉬워해 보아도, 되돌릴 수 없다. 그런 만큼 필요이상으로 부정적인 느낌에 구애 받지 말아야 한다. 이루지 못한 과거의 것에 미련을 갖기 보다는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것에 눈을 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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