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살았던 사람들은 바깥마당과 안마당을 잘 기억할 것이다. 필자도 어릴 때 외갓집에 가면 바깥마당은 타작을 하고 농기구와 볏가리가 있고 소마굿간과 방앗간도 있으며 머슴이 거처하는 초동방도 있다. 안채도 마당이 넓어 우물, 장독간, 곡간 등이 있어 집안에 들어서면 넉넉하고 푸근함을 느낀다. 그리고 부잣집 같고 생활이 여유롭게 보이고 먹을꺼리도 아주 많은 부자로 생각한다. 시대의 변화와 삶의 테마가 바뀌자 늦은 감이 있지만 도시인들이 다시 귀농으로, 귀촌으로 단독주택을 선호하며 넓은 터를 구하기에 급급한 현실이다. 대도시 근교에 `마당있는 집`으로 몰리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벌집같은 도시의 콘트리트 아파트에 닭장같이 살다가 생활의 여유를 가지고 또 건강을 이유로, 토임자의 후속수단으로 어릴때 그리던 마당있는 집을 찾고 있는 것이다. 집주위의 텃밭에 무공해 식물을 재배하며 가축도 기르면서 좋은 공기 마시면서 시간적 자유를 갖고 싶어한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환상적인 얘기 같지만 `윈슬 카운티`라는 넓은 터에 수 십 가구의 타운하우스를 만들어 이스라엘을 키브츠같은 마을 조성에 큰 만족을 느끼는 모양이다. 캘린더 그림에 나와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주택이 지하 1층과 지상 2층으로 구성돼 있다. 가구별로 40평 정도의 독립정원과 주차장, 테라스가 있어 마치 테마파크에 온 느낌으로 아름다운 색상의 별장이나 다름없다. 더욱 매력을 끄는 것은 입주자 공동명의의 작목농토가 있어 공동체 사업에 수입성까지 짭잘하다고 한다. 테라스에 앉아 기울고 있는 석양을 바라보며 넓은 마음으로 조용하게 살아보려는 늦깍이의 욕망이 부럽기만 하다. 짐승 우는 소리가 들리며 닭우는 소리가 한 낮의 적막을 깨뜨리며 적은 생활비로 풍족한 삶의 만족을 찾는 것 모든 인간의 소망이다. 멀리서 기차의 기적소리가 들리고 달 밝은 밤에 넓은 마당에 이웃 식구가 모이는 것, 그 자체가 풍요롭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