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 출신으로 2009년 9월 처갓집인 상주시 사벌면 용담1리로 귀농한 나사웅(38)씨가 바로 화제의 인물이다.
나씨는 자신의 농사일도 벅차지만 매주 3일(월~수)씩 마을 경로당에서 오후 8시부터 한시간씩 `어르신 공부방`을 운영하며 노인들의 문맹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귀농을 하면서 지역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어떤 봉사활동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중 서울에서 학원강사를 한 경력을 바탕삼아 이 일을 하게 됐으며 지금은 자신의 정착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사벌면 용담1리 마을의 70세 이상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는 `어르신 공부방`에서는 교재와 가방을 무료로 제공하고 한글과 기초적인 수학을 중심으로 가르치고 있다.
공부방의 수강인원은 14명이며 만학도들의 열의도 대단해 수업이 있는 날은 한명도 빠지지 않고 참석을 하고 있다.
나씨는 “익숙하지 않은 농촌생활에 몸도 고단하지만 배우겠다는 할머니들의 열의를 보면 하루도 수업을 거를 수 없으며 오히려 그 열기에 때문에 스스로 부족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덧붙여 “최근 들어 농촌 전원생활에 대한 도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귀농·귀촌자가 늘고있는데 그 중·고학력 귀농자나 사회 경험이 많은 귀촌자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도 안정적인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어르신 공부방`에 다니는 할머니들은 “공부를 하고부터 간판도 읽고 은행업무도 볼 수 있게 됐다”며 “전에는 엄두도 못내는 일들을 해낼 수 있어 보람을 느끼며 매일 힘든 숙제를 내도 즐겁기만 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채영준 사벌면장은 “도시에서 다양한 삶을 체험한 나사웅씨의 지식과 경험이 농촌주민들에게 특별한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며 “더블어 살아가는 삶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 같은 공부방은 귀농자들에게 또 다른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곽인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