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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식이 무기다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04-21 20:41 게재일 2011-04-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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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나 식견이 없는 사람을 무식(無識)하다고 해서 관공서나 어떤 기관에서도 자신을 가리켜 `무식의 소유자`라고 말하면 대개 쉽게 용서해 준다. 둥근 세상 잘난 체 하기 보다는 가방끈이 짧다던지, 학교 교문 근처에도 못 가봤다고 하면 측은하게 여기고 일이 잘 풀린다.

철학자 소크라테스츠럼 살았으면 마음 편하겠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오직 한 가지, 그것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오히려 무식이 모든 재산의 어머니이다. 공정사회라 하지만 아직도 차별이 많다. 학력 자별이 있고 학교 차별도 있으며 경험차별도 있다. 어느 회사의 사원모집 광고에 그 분야에 5년 이상 종사자, 다위이다. 요금 세태에 `아는 바보`란 말이 있다. 뻔히 잘 알면서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약이 되고 잘난척하다가 고통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 그 많은 사건·사고에 목격자가 있지만 증인 서는 것을 귀찮게 여니고 증인 잘 못하면 위증이 되고 한쪽은 유리하고 한쪽은 불리해 지는 경우가 있어 도무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영국 속담에도 `아는 체 하는 것보다는 무식한 편이 낫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무식이 지혜의 결여를 의미하지도 않으면 지혜가 천재의 증명이 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모식은 착각보다는 낫다고 한다. 그릇된 것을 믿는 것 보다 아무것도 믿지 않는 사람이 보다 진실에 가깝기 때문이다. 물론 학문이나 경험 등이 많은 유식한 사람은 정말 위대한 지도자가 된다. 자칫 무식한 것에 빠지게 되면 진보와 발전은 안된다. 무식한 사람일수록 흥분을 잘하고 어떤일일을 결정함에 있어 깊이 생각지 않는 경향이 있다. 틀리게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고 있는 것이 낫다 라는 말도 있다. 정치계에 있어서도 대답하기가 민망스러우면 “잘 모르는 사실`이라면서 순간을 회피하는 처지를 더러 본다. `모난돌이 절망맞는다`고 나서기 보다는 수그리는 것이 일시 모면이다. `남은 다 아는데….”소경의 나라에서는 소경이 왕이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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