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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은 어디가고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04-13 20:51 게재일 2011-04-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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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적 정신이란 말이 있다. 정신(精神)이란 물질이나 육체에 대립되는 것으로서 영혼이나 마음을 말한다. 정신만 살아있으면 병도 이기고 정신이 꺾인 사람은 희망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사람을 정신적 동물이라 한다. 정신의 가장 놓은 완성도는 타인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인간만이 가지는 유일한 도덕성이라서 시인 괴테는 “인간과 생명은 정신이며 정신은 자기(自己)이다”라 했다. 수 천년간 한국인의 핏줄로 흐르는 유구한 정신이 있으니 화랑정신이다. 신라시대 청소년으로 조직됐던 수양단체, 화랑도는 `삼국유사`에 보면 “무리를 뽑아서 그들에게 효제(孝悌)와 충신을 가르쳐 나라를 다스리는데 대요(大要)로 삼는다”했고 `삼국사기`에는 처음에는 군신이 인재를 알지 못하므로 사람들끼리 모여 떼지어 놀게하고 거기에서 그들의 행실을 보고 거용(擧用)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화랑도는 그 조직과 수양과정을 통해 1)위로는 국가를 위하고 아래로는 벗을 위해 죽으며 2)대의를 존중해 의에 어그러지는 일은 죽음으로써 항거하고 3)병석에서 죽는 것을 꺼리고 국가를 위한 전사를 찬양하며 4)오직 전진에 있을 뿐 물러섬을 부끄럽게 여겨 적에 패하면 자결할지언정 포로가 됨을 수치로 아는 등 독특한 기질과 기풍을 연마, 함양했다. 원광법사가 화랑에게 줬다는 세속오계가 화랑의 정신적 기저를 이루고 있었다. 이와 같은 화랑의 기풍은 당시 신라의 종교적 정신세계가 받쳐 주고 있었다. 지금 우리 민족의 정신세계는 어떠한가. 세계에서 가장 종교가 자유로운 나라, 가슴에는 그들이 숭앙하는 신앙이 가슴을 흐르고 있다. 어느 종교이던 사람을 사랑하고 선과 자비를 베풀며 착하게 살길 원하며 사회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베풀고 헌신하라 했다. 국가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예의와 도덕과 윤리가 교육과 함께 무너지고 있는 현실에서 나라와 민족을 지켰던 화랑정신은 누가 가져갔나.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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