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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이야기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04-12 23:20 게재일 2011-04-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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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문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독도가 다시 신문지상을 수놓고 있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랫가사가 가슴깊이 새겨져 있는 청장년세대들에게나, 과거 일제시대를 겪어냈던 노년세대들에게나 독도가 자기영토 `다케시마`라는 일부 일본인들의 주장에 화가 나고 어이가 없을 수 밖에 없다고 본다.

누군가는 독도의 실효적인 지배권을 우리 한국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고 사진도 찍어 세계에 알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좀 무리스러워 보이기는 해도 시도해 볼 만한 주장이라고 여겨진다.

일본도 우리 한국이 경찰병력을 주둔시키는 등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고, 일전을 불사하더라도 쉽사리 빼앗아 갈수 없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이 끊임없이 독도문제를 꺼내 우리 한국인들을 긁어대고 있다. 우리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센카쿠열도, 러시아와 쿠릴열도를 놓고도 다투고 있다.

20년 전 일본체류 중, 후지텔레비전 역사스페셜이 알래스카 부속도서들을 소개하면서 그곳에 사는 아메리카 인디안들의 생긴 모습과 그들이 사용하는 몇 가지 단어 예를 들면서 그곳이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아메리카 인디안들이 말을 몰 때 외치는 단어 몇 개가 일본말과 비슷하게 들린다는 점을 예를 들고 있었다.

웃기는 농담으로 간주하고 한 두번은 그대로 지나칠 수 있겠지만, 이러한 주장들이 반복되다보면, 일본인들 대다수가 그렇게 믿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가 어떠한 계기가 오면, 만주에 남아있는 광개토왕비의 글자 몇 개를 조작하듯이 무언가 일을 꾸며내지는 않을지 모르겠다.

일본인들에 대한 개인적인 인상과 단체로서의 일본인들이 매우 다를 수 있음에 문득 놀라기도 한다. 친절하고, 충실하고, 때로는 유약해 보이기까지 한 일본인들이 단체나 국가로서는 무서울 정도로 침착하고 전략적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저력은 집단성과 단결력에 있다고들 말을 하는데, 이번 지진 이후에 보여 주었던 일본인들의 차거운 질서의식이 부러우면서도 두렵게 느껴졌었다. 이들에 비해 한국인들은 확 끓기도 쉽지만 단숨에 식기도 잘하며, 체계적인 논리보다 즉흥적인 감정에 행동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일본사회에 대한 부러움과 두려움은 그들의 학문적인 저력에서도 비롯된다. 일본은 지금까지 물리, 화학 등에서 16명의 노벨수상자가 배출됐다. 러일전쟁, 태평양전쟁 등의 혼란 속에서도 학문적 분위기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지켜졌다고 한다. 19세기 말, 우리 한국이 당파싸움에 날을 보내며 이웃열강들에게 유린당할 때, 일개 육군소위 정도의 젊은 군인이 광개토왕비의 비문을 해독하고 자기들에게 유리하도록 고쳐 넣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독도문제도 이들의 끈질긴 주장과 대응이 어떻게 될지, 우리의 즉흥적이며 구체적이지 못한 대응에 일말 불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우리 국민 모두가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강한 신념을 간직하고 있는 한, 독도가 우리 땅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의 감성적인 모습 그대로 대응하더라도 말이다.

필자는 독도 주변에 인공섬이 크게 조성되기를 바랬다. 흙과 모래를 쌓아 만들 수도 있지만, 철골과 콘크리트 구조물을 바다 위에 띄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곳에 비행장도 만들고 호텔도 지어 좀 더 많은 한국인들이 찾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꿈에 그리던 독도를 바라보며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국제회의도 참가할 수 있는 그러한 곳이 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행동이 일본을 자극할 수도 있겠지만, 일본으로서는 다른 영토분쟁들과 얽혀서 손쉽게 과감한 외교?군사적 행동을 취하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 한국으로서는 독도가 더욱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더없는 기회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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