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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귀한 인품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04-11 21:11 게재일 2011-04-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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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품격이나 품위를 인품(人品)이라 한다. 효행(孝行) 답사길에 동행한 적이 있다. 경주 현곡면에 있는 신라의 효자 `손순의 유적지`를 거쳐 영덕군 영해면에 있는 호는 난고요, 본명 남경훈의 고택을 찾았다. 영양 남씨의 가문에 뛰어난 학자요, 임진왜란 때 의병군, 그리고 사마시에 합격한 성균관 진사였다. 영해 부사의 농민수탈을 탄핵한 부친을 대신해 옥살이를 했으며 그때 병을 얻어 극진한 효심으로 아버지를 봉양하다 부친보다 8년 먼저 41세에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난고 남경훈은 어릴때부터 효행이 남달랐으며 처음 배움을 시작할 때 `효경(孝經)`이 부모를 섬기는 방책이 된다는 것을 듣고는 어른에게 청해 그 가르침을 받아 신명처럼 받들어 실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머니를 먼저 여의고 홀아버지에 대한 지극 정성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크고도 많았다고 한다. 탐관오리 영해부사를 탄핵하다가 도리어 관원을 능멸했다는 것과 무리의 수괴라는 죄목으로 투옥됐다. 자신이 늙은 부친의 옥고를 대신 하겠다며 날마다 피눈물로 호소한 나머지 순찰사는 그 효성에 감동해 아들이 대신 옥살이를 했다. 이 사건은 결국 무죄로 판명되고 영해부사는 파직됐다. 성품이 장중했던 난고는 청렴하고 개결해 명리(名利-명예와 이익)을 멀리한 사람이다. 겸양한 인품에 일생을 분수 밖의 짓을 하지 않았고 법도에 맞게 살면서 더욱 공평하고 질박하도록 노력하면서 산 명인이었다. 난고 남경훈의 가르침으로 “부모에게 효도하며 자식의 도리를 다하며 자손들은 선조에게 보답하고 종통(종가의 혈통)을 중히 여겨라. 생활에서 근본을 두텁게 하며 직분을 다하는 것을 급선무로 하고 행실을 조심하고 사람을 편하게 대하라. 그리고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마라. 용모를 바르게 하고 절도를 지키도록 조심하고 평소 근검하고 가례는 간소하게 하고 공을 앞세우지 말며 칭찬을 부끄럽게 생각하라” 많은 사람들의 귀감이 된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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