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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百獸)의 왕` 사자의 매력

슈퍼관리자
등록일 2009-10-07 22:30 게재일 2009-10-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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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수 경기대 교수 / 남포항로타리클럽 회장
몸집이 크고 기운이 세어 `백수(百獸)의 왕`으로 알려진 사자는 한때는 아프리카·유럽·아시아에도 살았으나, 지금은 주로 사하라 사막 남쪽의 아프리카에만 분포해 있다. 근육질로 힘세게 생긴 사자는 긴 몸과 짧은 다리, 큰 머리를 갖고 있고, 크기나 모양이 상당히 다양하다.

커다란 수컷은 약 3m의 몸길이에 어깨높이는 약 1m이고, 몸무게는 약 230㎏에 이른다. 암컷은 수컷보다 작다. 특히 사냥을 성공하고 나면 지천을 흔드는 사자의 우렁찬 울음소리(獅子吼)는 유명하다. 또한 사자는 여느 고양이과 동물과는 달리 군집을 형성하여 무리를 짓거나 떼를 지어 산다. 먹이는 주로 사냥을 해서 얻고, 주 사냥감은 작은 곤충에서부터 자신보다 몸집이 큰 기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또 일정하게 정해진 번식기가 없어 연중 아무 때나 새끼를 낳으며, 임신기간은 108일 정도이고, 한배에 태어나는 새끼는 대개 2~3마리이며 드물게는 6마리도 낳는다.

수명은 야생상태에서는 8~10년 이상 사는 일이 드물지만, 사육할 때에는 25년 정도 살 수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이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백수의 왕` 사자에 대한 상식이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사자의 독특한 습성을 이해하고 나면 왜 사자가 `백수의 왕`이 될 수밖에 없는지 그 매력에 저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우선 사자는 굶어 죽었으면 죽었지 아무리 배가 고파도 절대로 풀을 뜯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자는 먹이를 사냥할 때 그 대상이 얼룩말이 되었건, 아니면 자기 몸의 수백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들쥐가 되었건 일단 어떤 목표물을 사냥감으로 정하면 그 사냥을 성공하기까지는 신중하게 최선을 다한다. 즉, 결코 목표가 적다고 하찮게 여기거나 경솔하게 치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한 사자는 자신이 어렵게 사냥한 사냥감을 절대로 혼자 먹지 아니하고, 일단 사냥을 성공하면 산천이 떠나갈 정도의 우렁찬 사자후로 무리들을 불러 모은 다음 골고루 나누어 먹는다.

그리고 배가 부르면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고 까마귀나 독수리들을 위해 남겨둔다. 하지만 자신이 잡은 사냥감을 하이에나와 같은 동물이 노력도 하지 않고 갈취하려 할 경우 먹이를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응징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자는 늙고 병들어 힘이 쇠약해지면 스스로 권좌에서 물러나거나 무리에서 이탈하여 날카로운 이빨로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낸 뒤 세균이 침투하게 하여 최후를 맞는다. 이는 백수의 왕이란 그 위세에 눌려 다른 짐승들은 감히 죽은 사자에게도 접근하지 못함을 배려하여 자신의 몸속에 저절로 생긴 벌레들이 그 시체를 깨끗이 먹어 치우게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사자의 독특한 습성은 백수의 왕으로서의 매력이기도 한 동시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말 많은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풀을 뜯지 않는 `절재력`은 자신의 분수를 망각한 채 돈과 명예나 출세에 눈이 멀어 빛이 없으면 고개를 숙이고, 해가 뜨면 그 빛을 따라 고개를 치켜들고 온갖 교태를 부리는 일부 `해바라기족` 들이 한 번쯤은 본받고 새겨볼 만한 충고가 아닐까. 또한 무조건 큰 것만 쫓아 작은 것을 경시하는 한탕주의자들에게 사자의 사냥방법은 경종의 메시지가 아닐 수 없으며, 특히 어렵게 일궈낸 수확이 크든 적든 욕심부리지 않고 나누는 미덕은 갈수록 인정이 메마르고 각박해지는 오늘 이 사회에 좋은 본보기가 아닐까.

어디 그뿐인가. 하이에나와 같은 얌체족이나 불의 앞에서는 단호히 맞서며, 특히 시대의 변화와 역사의 흐름에 걸 맞는 후계자나 지도자를 양성하기보다는 크기도 전에 죽여야 직성이 풀리는 안타까운 현 세태 속에 후계자를 위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마음을 비우는 사자의 마지막 모습은 진한 감동의 절정이다.

자칭 지도자는 많으나 안타깝게도 존경받는 리더 부재의 시대를 살면서 아무리 배가 고파도 결코 풀을 뜯지 않는 사자의 절제와 지조, 매사에 신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 그리고 이기적이지 않고 항상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과 불의를 용서하지 않으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후계자를 위해 스스로 마음을 비우는 위대한 동물의 왕 사자의 매력적인 모습이 오늘따라 목 메이도록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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