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상들이 잇따라 연단에 오르는 유엔 무대에서도 23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 원수가 돌출발언과 이색행동으로 눈총을 받았다. 사상 처음으로 유엔 총회에 참석한 카다피는 길고 품이 넓은 리비아 의상을 입고 등장해`왕중의 왕`으로 소개를 받고 느릿느릿 연단에 올라선뒤 할당된 15분을 훨씬 넘겨 90분 동안 장광설을 늘어놔 빈축을 샀다.
각국 정상이나 지도자들의 비외교적 행태는 그 예를 어렵게 않게 찾을수 있을 정도로 빈발해 시사주간 타임은 지난 3월 초 국제무대에서 벌어진 다양한 `비외교적 행태`를 모아 집중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외교망신 1위의 불명예 기록은 2월 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기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만취한 듯 기자들 질문에 답변을 못하고 횡설수설하는 추태를 보인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전 일본 재무상 겸 금융상이 차지했다. 그는 귀국 후 감기약을 과다 복용한 탓이라고 해명했으나 국내외 언론에서는 폭음 의혹을 제기했고, 결국 사퇴해야 했다. 2위는 재임 중 과도한 음주와 공개석상에서의 춤 등 각종 해프닝을 다양하게 연출했던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 차지했다. 이어 2007년 6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때 술을 전혀 입에 대지 않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당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동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약간 술에 취한 듯한 모습과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였다가 동메달을 받았다. 해프닝과 실수에서는 빠질 수 없는 지도자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그는 2006년 러시아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에서 마이크가 켜진 것을 모르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사적대화를 나누면서 “어이, 블레어(Yo, Blair)”라는 점잖지 못한 용어에서부터 헤즈볼라 등 이슬람 무장세력과 이들을 지원하는 시리아에 “진절머리난다”고 말하는 모습이 생중계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