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입원환자와 일반시민들은 신종플루 감염 우려 때문에 “아파도 어떻게 병원에 가겠냐”며 병원 내 감염의 철저한 방지책 마련이 급선무라고 지적하고 있다.
▲“병원 가기도 무섭다”
지난 23일 밤 숨진 남성은 지난 4월부터 당뇨 합병증으로 대구의 A종합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다 신종플루에 감염됐다.
지난 7일 신종플루 확진 판정이 내려졌고,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투약됐지만 상태가 악화됐다.
다음날인 8일에는 심정지 상태에서 심폐소생술이 실시됐고, 이후 심부전이 계속 악화돼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결국 사망했다.
이로써 이 남성은 `병원 내 감염`에 의한 첫 사망자인 동시에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신종플루에 의한 첫 사망 사례로 기록됐다.
24일 이같은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한마디로 “충격적이다”는 반응이다.
대구시 수성구 수성4가에 사는 김모(45)씨는 “병원에서까지 신종플루에 감염돼 죽을 수도 있다고 하니 너무 무섭다”면서 “보건당국과 거점병원에서는 신종플루의 병원 내 감염을 최대한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환자든 일반시민이든 안심하고 병원에 갈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A종합병원의 경우 이달 중순 신종플루 병원 내 감염 소식이 전해지면서 직접적인 신종플루 환자 발생 병원이 아닌데도 입원환자 수가 10% 정도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을 보이기도 했다.
▲보건당국, 대책 못 내놔
이에 대해 대구시 보건당국은 기존에 거점병원을 중심으로 해오던 병원 내 감염대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종플루가 호흡기 감염인 점을 고려해 외래환자와 다른 환자를 될 수 있는 대로 별도의 공간에서 진료하도록 하고 가족이나 간호인 등 근접 접촉자에 대한 발열감시, 병원 내 의료진을 포함한 모든 스태프에 대한 일일 발열감시 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지금 상황에서는 신종플루 관련 증세가 있는 사람은 스스로 병실 방문을 삼가고 병원에선 의료진이나 면회객, 외래환자 등의 동향을 점검해 조기에 대응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병원 내 감염은 피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거점병원 의료진은 “종합병원은 말 그대로 중증환자들이 모인 곳인데 이곳을 거점병원으로 지정해 신종플루 환자도 같이 치료하도록 하는 것은 중증환자들을 감염원에 직접 노출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위험군 환자가 증상이 있을 때는 거점병원을 이용하고 청년층이나 건강한 일반인은 소형 병원을 찾는 신종플루 `진료 이원화`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진료체계를 이원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현주기자 s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