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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인플루엔자 무엇이 문제인가

관리자 기자
등록일 2009-09-08 20:22 게재일 2009-09-0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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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인플루엔자A(H1N1)의 공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국내 감염자 3천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3명이 발생하는 등 앞으로 신종플루의 대유행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국과 전 국민을 긴장시키고 있다.

우선 신종플루란 어떤 병인가, 그 개요를 살펴보면 기존의 계절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흔히들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계절성 감기로 인식된다.

전파방식은 비말감염, 즉 감염된 사람의 기침과 재채기를 통해 사람 대 사람으로 가까운 접촉자 사이의 전파가 일반적이며, 잠복기는 대략 1~7일 사이로 추정된다. 임상증상으로는 확진 환자의 경우 발열(90% 이상), 기침, 인후통, 콧물 등의 감기 유사증세를 보인다.

합병증은 가벼운 호흡기질환부터 탈수, 폐렴, 급성호흡기능상실로 인한 사망까지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물론 신종플루로 인한 직접적 사망이 아닌 이차감염이 주된 합병증과 사망원인으로 알려진다.

전염기는 증상발생 하루 전부터 증상이 소멸할 때까지 전염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벼운 감기환자가 병원으로 몰려오고, 대형마트나 쇼핑몰에서 위생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여론기관 또한 선정적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등 전국적으로 `신종플루 공포`가 확산하고 있지만 사실 신종플루의 전염성보다 공포심이 더욱 큰 문제인 것 같다.

실지로 국내 신종플루 확진 환자의 사망률은 0.08% 수준으로 1~2%에 해당하는 멕시코, 아르헨티나는 물론이고 미국, 영국, 호주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치이다. 또한, 기존에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았던 사스나 조류 독감에 비해서도 그 사망률은 현저히 낮은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신종플루의 `신종`이란, 우리 인류가 처음 접해보는 바이러스라는 의미다. 그 면역체계와 변종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앞으로 어떻게 공이 튈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추후 대유행시기가 도래했을 때에도 과연 지금과 같은 전염력과 사망률을 보일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

일차진료를 담당하는 의사로서 볼 때 우리나라의 신종플루에 대한 대책은 지금까지 사후약방문격의, 다분히 전시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차적으로 예방책인 백신이 부족하며, 뒷북치는 접종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대유행시기를 10~11월 사이로 본다면 지금쯤 접종이 이뤄져야 효과적이라 할 수 있고,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는데 그 선정기준을 제대로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확보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넘겨버릴 수 없다. 500만명분을 확보한다고 하는데 다른 나라들과 비교 했을 때 적어도 전 국민의 4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고 본다. 진단적 측면에서 가장 황당한 경우는 거점병원의 지정이다. 현실을 무시한 전시행정적 처방이 아닐 수 없다. 아무 대책이나 매뉴얼없이 대형병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거점병원을 지정하는 것은 결국 거점병원을 매개로 한 전염력 확산 지정과 다름이 아닐 수 없다.

지나친 공포 감염은 물론 경계를 하면서 이럴 때일수록 차분히 문제점과 대책을 보완해가야 한다. `진짜 전문가`들의 소리를 귀담아듣고 대응해 나가야 할 시점이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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