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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시 `조건부 승진` 잡음

고도현기자
등록일 2009-07-17 13:58 게재일 2009-07-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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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시 사무관 승진인사가 인사권자와 승진 대상자 사이에 합의를 보는 조건부 승진 인사로 흐르면서 공무원들의 열심히 일하는 풍토 저해는 물론 시정발전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경시는 민선 4기 들어 지난 7월1일자 인사까지 3년간, 정년 공로연수를 불과 보름 앞둔 6급 공무원도 5급으로 승진시키는 등 무려 6급 공무원 7명에게 6개월 또는 1년 이후 사퇴를 전제로 하는 조건부 승진 인사를 경북도내에서 가장 많이 단행해 왔다.

이미 퇴직한 4명 가운데는 당초 약속한 조건을 무시하고 `버티기`로 시한을 넘겨 관계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으며, 또 다른 경우 사무관으로 계급을 고쳐 단지 한 달 만에 명퇴하기도 해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조건부로 한 달짜리 사무관을 한 C씨(54)가 8여 천만원에 달하는 명예퇴직금을 받고 퇴직하자마자 모 조합장에 출마할 움직임을 보여 “거액의 돈까지 줘가며 조합장으로 내보냈다”는 비아냥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 `조건부 승진자`는 정년이 늘어나면서 두둑한 명퇴금을 챙겨 나갔고, 더욱이 이 명퇴금은 국비인 총액인건비에서 나가는 게 아니라 순수한 시비로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낭비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문경시는 지금까지 4명에게 2억원이 넘는 시민혈세를 명퇴금으로 지급했으며 남은 3명에게도 1억여 원 이상의 혈세를 지급해야 한다.

이에 대해 시 인사담당자는 조건부 승진이 인사적체를 해결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는 입장이지만 시청내 상당수 공무원들은 “정년 전에 퇴직하는 시기를 정한다면 의욕상실 등 부작용이 더 많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문경시는 민선 4기 출범 이후 친절과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상을 강조하면서도 단 한 번도 능력 위주 인사는 실행하지 않았다.

국가예산 확보와 기업유치 등 굵직한 성과를 거둔 능력있는 공무원들의 우대보다는 조건부 승진이 관행화되고 있어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의 사기를 크게 저하시키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시정발전의 동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무원 A씨는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조건부 인사도 불가피하겠지만 열심히 일해 성과를 보인 공무원들에 대한 능력 위주 인사도 시정발전을 위해서는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도현기자 dhgo@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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