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만 80여 명이 사망하는 등 멕시코·미국발 돼지인플루엔자 희생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변종 바이러스로 인한 대재앙 위험성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멕시코시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미 1천300여 명이 돼지인플루엔자 의심환자로 분류돼 치료를 받고 있고 각급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지는 등 사실상 비상사태가 선언됐다고 한다.
미 텍사스주 샌 안토니오 인근 카운티의 한 고등학교에도 무기한 휴교령이 발령됐고 영국과 콜롬비아에서도 감염 의심보고가 잇따라 전 세계가 돼지인플루엔자 확산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때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상륙해 닭·오리 등 가금류를 무더기로 살처분한 경험이 있는 우리도 태평양 건너에서 발생한 일이지만 남의 일이라고 수수방관할 수는 없다.
멕시코와 미국에서 발생한 돼지인플루엔자 인체감염은 신종 바이러스로 변이가 있어났다는데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WHO는 경고하고 있다. 사망률이 5∼10%에 이를 정도로 높은 이 고약한 변종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창궐할 가능성이 우려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우려 사안’으로 선포됐으니 결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노릇이다.
AI가 극성을 부릴 때와 마찬가지로 돼지인플루엔자 차단에 뾰족한 방도는 없다고 본다. 고약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상륙하지 못하도록 차단선을 설치하는 것 밖에는 다른 묘수는 없을 것이다. 시민들의 과잉 불안감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과거 사스(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가 처음 유행했을 때와 달리 원인 바이러스가 이미 규명돼 ‘타미플루’ ‘리렌자’와 같은 치료제도 나와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없다고 한다. 양치질과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코, 입을 만지는 것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하니 스스로 개인위생을 챙기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