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4·29 재보선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주 지역의 ‘지원사격’을 끝내 포기했다.
이 전 부의장은 지난 17일 인천 부평을에 이어 23일 울산, 24일 전주를 잇달아 방문해 유세지원에 나선 데 이어 이번 주 초에는 초박빙 지역인 인천 부평을을 다시 찾아 지원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이 전 부의장의 유세지원 일정에 경주는 아예 빠져 있다. 경주는 이 전 부의장의 최측근이자 한나라당 후보인 정종복 전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의 안보특보를 지낸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혈전을 벌이는 곳이다.
이 전 부의장이 경주행을 끝내 외면한 것은 자칫 ‘이상득 vs 박근혜’라는 선거 프레임(틀)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경주 지역은 친이·친박 진영 간 ‘계파 대리전’으로 인식돼 있는 데다 선거 결과에 따라 친이·친박간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는 이번 재선거의 ‘뇌관’이다.
이 전 부의장은 최근 주변 인사들에게 “경주는 안 가는 게 아니고 못 간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한 측근은 “이 전 부의장이 경주에 내려가 지원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다만 마음속으로 정 전 의원이 당선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 전 부의장은 최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로 인한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계 핵심 의원은 “이 전 부의장이 많이 약해져 있다”면서 “이 전 부의장의 경우 본인이 문제가 된다기보다는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전 부의장도 측근들에게 “내 처지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나. 힘들고 괴롭다”는 말을 자주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