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엔 ‘우리집 농장’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회색빛의 콘크리트 숲에 둘러싸여 사는 도시생활을 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무공해 채소도 먹고 살아있는 자연학습도 체험하게 하자.
온 가족이 협력해 채소를 가꾸고 수확의 기쁨을 나누다 보면 가족의 끈끈한 정을 새길 수 있게 될 것이다.
■ 채소를 기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스티로폼 박스= 베란다나 옥상 등에 미니 채소밭을 만들고 싶은 경우 가장 훌륭한 용기. 보온과 배수가 잘 되고 가격도 싸서 구하기도 쉽다. 동네 슈퍼에서 딸기나 토마토 등 과일을 담는 스티로폼 상자를 얻거나 굴, 오징어 등의 해물을 담아주는 스티로폼 상자 혹은 가전제품 포장용 스티로폼 박스를 준비해 사용해도 좋다.
·플라스틱 화분= 꽃을 키우는 데 사용되는 플랜터라 불리는 플라스틱제 화분을 준비해도 좋다. 깔끔하고 튼튼한 것이 장점이다.
·토분= 초벌구이한 토분을 준비하면 한결 운치 있게 채소를 기를 수 있다. 종묘상가나 농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쇠스랑= 딱딱한 흙을 긁어서 부드럽게 하는 데 필요한 도구. 만일 흙이 부드럽다면 꼭 구입할 필요는 없다.
·꽃삽= 흙을 갈아엎거나 모종을 옮겨 심을 때 필요한 도구.
·호미= 풀을 뽑고 모종을 심을 때 필요한 도구.
·퇴비= 처음에 밭을 만들 때부터 필요한 것이 퇴비로 초벌 거름인 셈. 번거롭지만 사지 않고 집에서 만들 수도 있다. 너무 짜거나 맵지 않은 음식 쓰레기를 모았다가 썩여서 사용할 수 있다. 또는 종묘상에서 구입할 수 있다.
·씨앗= 상추, 시금치, 쑥갓, 당근, 파, 부추, 청경채, 치커리 등의 잎채소가 집에서 키우기 쉽고 실용적. 씨를 채집한 채종 시기를 꼭 확인하고 구입할 것.
■ 실전! 텃밭 만들기
1. 씨앗을 뿌릴 스티로폼 상자를 손질한다
스티로폼 박스를 깨끗이 씻어 잘 말린 후 바닥에 간격을 두고 2개 정도 구멍을 뚫는다. 물 빠짐을 좋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 위에 화분 배수판을 얹는다.
2. 흙을 손질해 상자 안에 넣는다
제재소에서 톱밥을 구하고 농원에서 마사토와 석회 등을 구해 섞는다. 비율은 톱밥 90%, 마사토 5% 정도.
3. 퇴비를 넣는다
초벌거름으로 중요. 석회 2%, 깻묵 2% 정도면 적당.
4. 상자 안의 흙을 고르게 손질한다
흙을 골고루 잘 섞은 후 나무 판자나 플라스틱 자를 사용하여 위를 평평하게 밀어준다.
5. 이랑을 만든다
나무 판자의 끝으로 1cm 간격으로 흙을 눌러주어 씨앗을 뿌릴 이랑을 만든다.
6. 준비한 씨앗에 이름표를 만든다
뿌릴 씨앗의 이름표를 만들어두면 어떤 채소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고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좋다.
7. 이랑에 파종을 한다
이름표를 꽂고 적당한 간격으로 씨앗을 뿌려준다.
8. 씨앗 위에 흙을 덮는다
흙을 덮어주는데 씨앗의 3배 정도 두께면 적당하다.
9. 신문지로 덮고 물을 뿌려준다
흙을 잘 덮은 위에 신문지를 얹고 신문지가 촉촉하게 젖을 만큼 물을 흠뻑 뿌려준다.
10. 파종한 지 12일경이 되면 발아한다
신문지를 걷어 보아 싹이 트기 시작하는지를 살펴본다.
11. 다른 스티로폼 상자에 모종을 한다
본잎이 3∼4장 정도 올라오면 모종을 한다. 모종을 하는 이유는 너무 촘촘하게 자라거나 웃자라지 않게 하며 뿌리발육을 좋게 하기 위해서다. 새로 준비한 스티로폼 상자 등에 흙과 퇴비를 5:1의 비율로 섞어 넣고 10∼15cm 간격으로 옮겨 심는다. 텃밭이 있는 가정은 미리 손질해둔 밭고랑으로 옮겨 심는다.
12. 진딧물과 병충해 예방을 위해 어성초를 심어두면 좋다
텃밭에 모종을 한 경우 종묘상이나 농원에서 어성초를 구해 밭의 네 귀퉁이에 심어두면 진딧물과 병충해를 막을 수 있다. 벌레가 싫어하는 냄새가 나서 진딧물과 병충해가 끼지 않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