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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영화다" ②

관리자 기자
등록일 2009-04-24 21:04 게재일 200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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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현장에 모인 "꾼" 들의 한판 승부 드라마!

시나리오 속 대사인 “짧은 인생 왜 이러고 살아”를 강패에게 내뱉는 수타의 대사나 “멀리 떠나. 그리고 죽은 듯 살아”라는 대사를 멋지게 내뱉으며 상대편 보스를 살려주는 강패의 모습이 영화와 현실의 긴장관계가 주는 재미를 관객에게 느끼게 한다.


또한 강패가 수타에게 액션 배우의 제의를 받았을 때 “액션을 진짜로 하면 역할을 맡겠다”고 하는 것도 역시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깨는 것이다.


또한 “그거 좋다. 리얼하다”라든지, “수타씨 좀 더 진짜같이 할 수 없어?”라는 영화 속 감독의 대사는 영화가 현실을 모사하며,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창출한다는 측면을 드러내는 대사이다.


‘검은색’과 ‘흰색’이 나타내는 보색관계는 ‘수타’와 ‘강패’가 본질적으로 차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는 영화일 뿐 결코 현실이 될 수 없다’는 엄연한 사실 역시 이 영화의 제목이 함축하는 핵심이다.


그리고 강패가 살려 둔 상대편 보스는 현실에서는 강패를 철저하게 배반하고 강패를 죽이려 한다.


또한 엔딩에서 이마에 피를 흘리며 수타를 노려보는 강패의 모습과 이를 바라보는 수타의 질린 모습으로 분할되는 화면은 현실과 영화를 구분하는 이미지를 확실히 보여준다.


강패가 살아가는 리얼한 폭력의 세계와 이를 모사하는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수타의 본질적 경계가 나뉘는 것을 구현한 엔딩이다.


‘영화는 영화다’는 현실과 영화라는 허구가 갖는 본질적 한계점과 공통점을 추적하는 영화이다.


‘영화는 현실을 모사하고, 현실은 영화를 모사한다’는 고다르의 말은 ‘영화는 영화다’의 모티브가 된다.


현실과 영화의 긴장관계는 그동안 많은 영화의 일부 장면에서 시도된 바 있다. ‘올란도’에서 주인공 올란도가 관객을 똑바로 보면서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거는 장면이 있다. 이는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깨고 현실 속으로 영화가 들어오는 ‘낯설게 하기’표현 방식이다.


감독이 영화 속에 갑자기 등장한다든지 하면서 관객에게 ‘이건 영화야’라고 일깨우며 ‘낯설게 하기’를 시도하는 영화는 그동안 있었다. 이는 브레히트의 서사극에서도 이미 시도된 바 있는 방식이다.


그러나 영화 전체 구조가 영화와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영화 찍는 과정과 현실을 대조해가는 영화는 없었다.


‘영화는 영화다’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리얼’이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리얼리티를 표방하며, 현실사회에 대한 묘사와 발언을 쏟아내는 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에서 ‘리얼’은 개념의 차원으로 존재하며, ‘영화’와 대구를 이루면서 구조적으로 존재한다. 즉 이 영화는 ‘리얼’을 상연하는 영화가 아니라, ‘리얼’을 사고하는 영화이다.


영화 속 감독은 매우 재미있는 역할이다. 코믹하기도 하지만, 그가 영화와 현실이라는 두 개념의 격돌을 중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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