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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일가와 그 맥의 흐름 전’ 24일부터 포스코갤러리

윤희정기자
등록일 2008-09-23 16:15 게재일 2008-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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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근대 화단의 대표적 화가인 소치 허련(1808∼93).


추사 김정희가 “압록강 동쪽에는 이만 한 그림이 없다”(鴨水以東 無此作矣)고 극찬했던 추사의 애제자다. 19세기 화단을 부초처럼 주유했던 허련은 한국 남화(南畵)의 개척자.


궁벽한 유배지 진도에서 태어난 허련은 당대 최고의 학승 초의선사, 역시 당대 최고의 서화가로 불린 추사 김정희를 스승으로 모시며 이름난 화가로 입신했다. 미산 허형, 남농 허건 등 가계를 통해 한국미술사에 큰 획을 남겼다.


24일부터 포스코 갤러리 특별기획전으로 마련되는 ‘소치 일가(小痴 一家)와 그 맥(脈)의 흐름 전’은 한국 남화를 일별할 수 있는 전시다.


그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인만큼 소치의 작품을 비롯해 그의 일가와 현재 남도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후배 작가들의 소치의 정신과 작품세계를 다양하게 해석한 작품들이 함께 전시된다.


소치의 화맥은 넷째 아들 미산 허형(1862∼1938)을 시작으로 손자인 남농 허건(1908∼1987), 족손인 의재 허백련(1891∼1977) 등 5대에 걸쳐 이어졌으며, 이들이 중심을 이룬 호남화파는 한국 근·현대 전통회화사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의재가 남화의 전통 화풍을 유지했다면 남농은 독자적인 화풍을 개척하는 식이었는데 그 점은 두 사람의 문하에게도 적용된다. 남농의 문하 중 허문(1941∼)은 소치 일가 4대로, 남농의 동생이며 25세에 요절한 임인 허림(1917∼42)의 외아들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소치 일가 4대와 문하 총 16명의 한국화 80점이 남화의 맥을 더듬게 한다.


소치의 것으로 ‘묵매도’를 비롯, 바위와 모란이 어울린 6폭·8폭 병풍 등 4점은 정신의 높이에 이른 필치를 보여준다. 미산의 것은 ‘묵모란 팔곡병풍’ 등 2점이, 남농의 것은 ‘산사’ 등 6점이, 허문의 것은 ‘산운’ 등 2점이 소치일가 4대의 변화 폭을 나름대로 보여준다. 의재의 부채그림 ‘강호청수’ 1점도 있다.


또 의재의 문하로는 김옥진 문장호 박행보 이달재, 남농의 문하로는 조방원 곽남배 박항환 박현재의 산수 그림이 다양한 남화의 갈래길을 보여준다.


전시는 10월8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220-1067.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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