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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겨울 바다의 진미, 포항의 특산물 과메기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면 포항의 바닷가에는 특별한 겨울 별미가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과메기’다. 예로부터 이 지역에서는 긴 겨울을 준비하며 신선한 생선을 보관할 방법으로 자연건조 방식이 발달하였고, 그 결과 지금의 과메기가 탄생하게 되었다. 과메기는 이제 단순히 포항 지역의 특산물을 넘어,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겨울철 별미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주로 포항이나 경상북도 동해안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전국의 마트나 백화점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어 겨울철이면 어디서든 과메기의 쫄깃하고 깊은 맛을 즐길 수가 있다. 특히 현대적인 포장 기술과 유통망의 발달 덕분에 신선한 상태로 과메기를 전국 각지로 배송할 수 있게 되어, 집에서도 손쉽게 포항의 겨울 맛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과메기 라이스페이퍼 롤 △제조 방식에 따른 과메기 종류 과메기는 만드는 방식에 따라 크게 ‘통 과메기’와 ‘배지기 과메기’ 두 가지로 나뉜다. 각각의 제조 방식과 맛에는 고유한 차이가 있어, 입맛에 따라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전통 방식의 통 과메기는 생선의 내장만 제거한 후 통째로 말려 만드는 방식으로, 전통적인 과메기의 형태를 유지한다. 이 과정에서 생선이 숙성되면서 과메기 본연의 깊고 진한 풍미가 특징이다. 더욱 부드럽고 묵직한 식감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다. 반면, 베지기 과메기는 생선을 반으로 갈라 포를 떠서 말리는 방식으로, 바닷물과 일반 민물을 섞어 세척 한 후 짧은 기간에 균일하게 건조한다. 겨울철 바닷가 바람과 일교차에 의해 생선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점점 쫀득한 식감과 깔끔한 풍미가 강해져, 과메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통 과메기에 비해 베지기 과메기는 수분이 더 빠르게 제거되어 쫀득한 식감이 강조된 과메기다. 또한 크기가 작고 손질이 쉬워 다양한 요리에 손쉽게 활용하기에도 적합하다. △과메기의 손질 해풍에 잘 말려진 과메기를 맛있게 즐기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얇은 껍질을 벗기는 과정이다. 얇은 막처럼 된 껍질을 벗기면 속살이 드러나고, 마치 기름이 발라진 듯 윤기가 흐르며 더욱 먹음직스러워진다. 과메기는 11월에서 2월까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기간에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제철 음식이다. △과메기의 건강한 효능 과메기는 고소하고 쫄깃한 맛뿐만 아니라, 풍부한 영양성분 덕분에 겨울철 건강식으로도 주목 받는 음식이다. 과메기에는 음식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불포화지방산 중 뇌 기능 활성 물질인 EPA와 DHA 함량이 높으며,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혈액 순환과 콜레스테롤 관리에 도움을 준다. 또한,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하여 겨울철 면역력 증진에도 좋다. 겨울철 건강을 지키고 포항의 바다를 느끼고 싶다면, 제철 과메기로 따뜻한 밥상을 차려 보는건 어떨까? △과메기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 제안 과메기의 매력은 그 자체로 즐기는 풍미도 좋지만, 다양한 조리법으로 응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김과 노란 속배추, 쪽파, 마늘, 고추, 생미역과 꼬시랭이를 곁들여 먹는 방식이 잘 알려져 있지만,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다양한 요리로도 응용되고 있다. 1. 과메기 무침 과메기를 채 썰어 새콤달콤한 초고추장 소스에 버무려 만든 무침은 식욕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미나리와 무, 배를 채 썰어 넣으면 과메기의 고소한 맛과 무의 아삭함, 배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 2. 과메기 라이스페이퍼 롤 영양이 풍부한 과메기에 노란 알배추, 해초, 적채를 더해 라이스페이퍼로 감싸 한입에 즐길 수 있게 만든 핑거푸드로 과메기의 고소함과 신선한 채소의 조화가 부담 없이 맛 볼 수 있는 요리로 각종 행사나 시식회에서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3. 과메기 전 과메기를 먹기 좋게 잘라준 후 밀가루를 가볍게 묻혀주고 청양고추와 홍고추 다진파, 소금으로 간을 맞춘 계란물에 적신 후 팬에 노릇하게 부쳐준다. 고소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맛이 과메기의 조화를 이룬다. 반찬이나 술안주로도 손색없는, 누구나 즐기기 좋은 요리이다. 4. 겨자소스를 곁들인 과메기 미니김밥 김을 네 등분한 다음 소금과 참기름으로 비빈 밥을 한 스푼 정도 펴주고, 과메기와 단무지, 당근, 등의 야채를 올려서 작게 말아 준다. 겨자소스를 찍어 먹으면 과메기의 풍미와 겨자의 알싸한 맛이 잘 어우러진다. ※겨자소스 만들기: 식초 2큰술, 설탕 2큰술, 물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발효 겨자 적당량 5. 과메기 강정 과메기를 한입 크기로 밀가루를 가볍게 묻힌 후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낸다. 마늘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강정소스 5큰술 정도 넣어 소스가 바글바글 끓으면 튀긴 과메기를 넣어 재빨리 가볍게 버무려 준다. 땅콩 분태와 검은깨를 뿌려 마무리 한다. 박정남 전통음식칼럼니스트 ※강정소스 만들기 : 간장 150g, 고운 소금 25g, 물엿 300g, 설탕 150g 모든 재료를 섞어 약한 불에서 설탕이 녹을 정도로만 저어 가며 약하게 끓여 강정소스를 완성한다. (센 불에서 끓이게 되면 넘칠 수 있으니 주의한다.) ※TIP : 강정소스는 가볍게 묻히는 정도로 버무려 주어야 바삭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 완성된 강정이 굳기 전에 한번 더 버무리듯 서로 떨어트려주면 더 이상 달라 붙지 않아 완성도가 높아진다. 박정남 전통음식칼럼니스트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외식산업학 박사 △안동 1호 조리기능장 △안동종가음식체험관 연구원장 △대구가톨릭대학교 산학겸임 교수 △(주)예미정별채 수석셰프 겸 대표

2025-02-11

구절판, 조화와 정성을 담은 한국의 미학

전통 한국 음식의 우아함과 손끝의 깃든 정성을 가장 잘 담아낸 한국요리를 꼽으라면, 단연코 구절판이 떠오른다. 구절판은 우리 고유의 황, 적, 흑, 백, 청의 오방색이 잘 구현되어 담은 식재료와 오미(五味)의 적절한 조화를 아낌없이 보여 주는 음식으로,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철학을 잘 실천하고 있는 음식이 바로 구절판이다. △미의 조화와 오미(五味)의 균형 궁중이나 반가에서는 유두절의 시절식으로도 활용되었던 구절판은 아홉 칸의 담긴 다양한 재료들이 개별적인 맛을 유지하면서도 함께 먹었을 때 조화를 이루며, 이는 한국요리의 깊은 미학을 나타낸다. 특히, 그릇의 한가운데 위치한 밀쌈은 각 재료를 감싸는 화합의 상징으로, 개별적이면서도 어우러지는 조화를 통해 하나의 완성된 맛을 이루게 한다. 이러한 구절판은 시각적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맛과 철학까지 담아내며 전통과 조화를 추구하는 한국 음식문화의 정수를 보여 준다. △숫자 9의 상징성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9’는 재수를 상징하는 좋은 숫자로 여겨왔다. ‘9’는 모든 것을 아우르고 완성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구절판의 구성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구절판은 9칸의 그릇에 각가의 재료를 담아내며, 음식을 먹을 때는 조화로운 맛을 느낄 수가 있다. 이러한 화합의 상징성 때문에 구절판은 국빈만찬 또는 국가의 행사 등 정성과 품격을 강조하는 자리에서 자주 등장했다. △한국 전통의 정수, 구절판 외국 귀빈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전통 음식을 소개하는 자리에서도 한국의 정성을 담아낸 요리로 구절판이 자주 상에 오른다. 구절판의 조리법은 1931년 방신영의 ‘조선요리제법’ 1940년 홍선표의 ‘조선요리학’ 에도 등장한 구절판은 신선로와 함께 이후 한국 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대표 요리로 자리 잡게 되었다. △눈과 입으로 즐기는 구절판 구절판은 단순히 음식을 담은 그릇을 넘어선 예술적 아름다움과 맛의 조화를 보여준다. 눈으로 즐기고, 입으로 즐기며, 그 깊은 맛과 정성을 통해 마음 까지 사로잡는 구절판은 그 자체로 한국 음식 문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재료 하나 하나에 정교한 손길이 중요하다. △재료 하나하나가 만드는 조화 구절판의 조화로움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료 선정이 중요하며, 재료 하나 하나에 정교한 손길이 중요하다. 소고기, 미나리. 오이, 달걀지단, 석이버섯, 표고버섯, 도라지, 느타리버섯 등 계절과 기호에 맞춰 선정한 8가지 재료를 길고 가늘게 썰어내고, 각기 다른 색감과 조화를 이루도록 조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계절과 기호에 따라 봄나물 위주로 담아도 좋고, 더덕이나 우엉 같은 향긋한 뿌리채소를 다양하게 활용해 보는 것도 센스있는 선택이다. △색감과 맛을 더하는 쉐프의 선택 돌려 담는 재료만 다양하게 응용 가능한 것이 아니라, 전병의 색감도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해서 요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루가 지나도 촉촉한 전병을 만들기 위해서는 밀가루 반죽에 약간의 찹쌀가루를 섞어주면 된다. 여기에 다양한 색감을 내기 위해 반죽 물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오이를 잘라 믹서에 갈거나 강판에 간 후 채에 걸러 반죽 물로 사용하면 은은한 파스텔톤의 초록빛과 오이의 향긋한 향이 솔솔 퍼지는 전병을 만들 수가 있다. 또한, 치자 물을 사용하거나 노란 파프리카를 갈아 넣으면, 노란빛 전병을 얻을 수 있으며, 비트, 당근, 홍 파프리카 등을 활용해 붉은빛 전병을 만드는 것도 요리하는 재미와 다양성을 더해준다. 이처럼 색감과 맛이 조화를 이룬 얇게 부친 전병에 여덟 가지 색색의 채소, 고기, 버섯을 싸서 먹으면, 한입 가득 오묘한 맛의 하모니가 퍼져나간다. 이처럼 구절판은 단순히 먹는 즐거움만이 아니라, 육류와 식물성 식품이 잘 어우러져 영양 면에서도 조화를 이루는 건강 요리로 평가받는다. △구절판 만들기 재료 ·오이 1개, 애호박 1개, 당근 2/1개, 계란 2개, 새우살 50g, ·목이버섯 10g, 건표고버섯 4장, 소고기 200g, ·소금 1큰술, 식용유 1컵, 밀가루 1컵, 찹쌀가루 1큰술 ·만능 간장 양념 (간장 3큰술, 설탕 1큰술, 물엿 3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추 약간) 만드는 방법 1.버섯 불리기 : 목이와 표고는 뜨거운 물에 불려 부드러워지면 물기를 제거한 뒤에 얇게 채 썰어 만능 간장 양념 한 큰술씩 넣어 조물 조물 양념해 준다. 2. 야채 채 썰기 : 애호박은 껍질 부분만 돌려 깍아 채 썰고, 당근도 최대한 비슷한 길이로 채 썰어 준다. 3. 새우살 데치기 : 작은 새우살은 끓는 물에 데친 후 반으로 썰어 준비한다. 4. 소고기 손질 : 얇게 썬 소고기를 만능간장 양념 3큰술로 양념해 준다. 5. 전병 반죽 : 오이 물 3/2컵, 밀가루 1컵, 찹쌀가루 1큰술, 물 2/1컵을 섞어 반죽한다. (반죽물은 채에 걸러주면 멍울 없이 매끄럽게 사용할 수 있다) 6. 계란지단 :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 각각 잘 저어준 후 약불에서 팬에 얇게 부쳐 4cm 길이로 곱게 채 썰어준다. 박정남 전통음식칼럼니스트 7. 전병 부치기: 지단 할 때와 마찬가지로 팬에 기름 코팅을 하여 주고 반죽을 가장자리로 밀어내듯 원을 그리며 얇게 부쳐 준다. 8. 재료 볶기 : 채 썬 호박과 당근을 기름 1큰술 두른 팬에 재빠르게 볶아 펼쳐 식혀준다. 이때 소금간 살짝 뿌려준다. 버섯, 고기도 같이 볶아 준비 한다. 9. 마무리: 재료들을 조화롭게 돌려 담아낸다. ※Tip : 구절판에 겨자장을 곁들이면 더 맛있게 즐길 수가 있다. 겨자장 소스 : 식초 3큰술, 설탕 2큰술, 물 1큰술, 발효 겨자 2/1술, 참기름 2/1술을 잘 섞어 준비한다. 박정남 전통음식칼럼니스트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외식산업학 박사 △안동 1호 조리기능장 △안동종가음식체험관 연구원장 △대구가톨릭대학교 산학겸임 교수 △(주)예미정별채 수석셰프 겸 대표

2025-02-04

자연의 맛, 겨울 바다의 선물 ‘파래’

겨울 바다의 찬 바람이 스쳐 지나갈 때쯤, 파래는 가장 신선한 모습으로 우리 식탁에 오른다. 겨울철 파래는 자연이 준 선물처럼 바다의 향과 푸르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파래는 수온이 낮아지는 11월부터 2월 사이 가장 활발히 자란다. 겨울철의 차가운 물은 파래가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며, 이 시기에 채취한 파래는 그 향과 맛이 특히 뛰어나다. 봄의 방풍나물이라면 겨울 파래는 마치 봄나물의 풋풋함을 만나듯 차가운 이 계절의 무거운 입맛을 단숨에 되살려 준다. △ 양식 기술로 널리 퍼진 파래의 매력 파래는 자연산과 양식으로 나뉘며, 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자연산 파래는 파도의 힘을 이겨내며 자라는 덕에 바다의 짠맛과 향이 진하고, 그 자체로도 자연의 풍미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하지만 생산량이 적고 지역과 시기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니 늘 맛보기란 쉽지 않다. 반면, 양식 파래는 양식 기술의 발달로 안정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자랑하며, 바닷가가 아닌 도심에서도 신선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 이 기술이 없었다면 아마도 파래는 지금처럼 대중적인 식재료가 아니라 특별한 계절의 미각으로만 남아 있었을지도 모른다. 양식 덕분에 우리는 바다의 맛을 일상에서도 느낄 수 있고, 고른 품질의 파래를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집에서도 쉽게 파래무침을 해 먹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 말린 파래의 색다른 요리 변신 말린 파래는 건어물 코너에서 큰 직사각형의 형태로 쉽게 구할 수가 있다. 먹기 좋은 크기로 뜯은 후 기름 두른 팬에 바삭하게 볶은 다음 설탕과 맛소금을 살짝 뿌리면 간단 하지만 입맛을 돋우는 별미 반찬으로 완성된다. 두 번째로, 건조 파래를 맛나게 요리하는 추천 방법은 ‘건조 파래무침’이다. 커다란 볼에 마른 파래를 넣고 올리브 오일과, 물엿, 진간장, 깨소금을 넣고 양념이 배도록 조물조물 주물러 준다. 양념이 파래 속으로 고루 배여 들면 송송 썬 청고추, 홍고추를 넣고, 참기름을 넣어 한번 더 섞어 마무리해 주면 된다. 건조 파래무침의 맛은 쫄깃하고 양념이 주는 감칠맛에 밥 한 그릇이 순식간에 뚝딱이다. 또한, 건조 파래무침은 윤기 나는 검은빛에 청, 홍고추의 색감이 어우러져 품격 있는 밥상의 반찬으로도 손색이 없는 반찬으로 변신 된다. 그 외에도 건조 파래는 커터기에 갈아서 비빔국수 또는 볶음밥 위에 뿌리기만 해도 휼륭한 장식이자 맛을 더하는 비법이 된다. △ 파래, 바다에서 온 슈퍼푸드 저렴하지만 그 맛과 영양은 결코 가볍지 않은 파래는 저칼로리 식품으로, 식이섬유와 미네랄, 특히 칼슘과 철분이 풍부해 성장기 아이들부터 어르신까지 누구에게나 좋은 식재료이다. 또한 파래에 함유된 요오드는 갑상선 건강에 도움을 주고, 풍부한 비타민A와 C는 면역력을 강화시켜 겨울철 건강 관리에 탁월하다. 특히, 해조류 특유의 클로로필 성분은 해독작용과 장 건강에 기여하여 몸을 가볍게 만들어 준다. △ 파래가 자라는 환경과 산지 이야기 파래는 얕은 바다나 갯벌에 부착하여 자라며, 깨끗한 해양 환경에서 잘 번성한다. 주요 산지는 깨끗한 바다와 조석 간만의 차가 크고 염분과 영양분이 적절히 공급 되는 곳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한국, 일본,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의 연안 지역에서 주로 생산된다. 한국은 특히 조석 간만의 차가 큰 지역에서 채취가 활발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남도 완도, 고흥, 진도 등지에서 고품질의 파래가 생산 된다. 파래는 손으로 직접 채취하거나 장대로 긁어내는 방식을 사용한다. 채취한 파래는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빠르게 해수에 세척하고 분류하는 과정이 뒤따른다. 신선도가 중요한 만큼 산지에서 빠르게 유통망으로 보내지거나, 가공을 위해 별도로 처리된다. “바다의 싱그러운 맛을 간직한 파래로 겨울 밥상을 풍성하게 채워 보세요 ” △ 상큼한 파래무침 만들기 재료 파래 300g, 무 300g, 다진 마늘 1큰술, 상큼 소스(설탕 250g, 식초 250g, 액젓 100g, 물 150g) 만드는 방법 1. 파래 손질하기 : 신선한 파래는 푸른빛이 선명하며, 특유의 바다향이 강하다. 씻을 때 너무 오래 물에 불리지 말고, 물에 여러번 흔들어 헹궈 모래와 불순물을 제거한 다음 물기를 꼭 짜서 준비한다. 2. 무 절이기 : 무채는 길이 5센티 정도 가늘게 채 썰어 식초 3큰술, 설탕 3큰술 넣어 10분 정도 절여준 다음 물기를 적당히 없애 준비한다. 3. 소스 만들기 : 설탕 250g, 식초 250g, 액젓 100g, 물 150g을 섞어 상큼한 소스를 준비한다. 4. 양념하기 : 큰 볼에 파래, 절인 무, 마늘 한 큰술을 넣고 상큼 소스를 적당량 부어가며 버무린다. 5. 마무리 : 마지막으로 통깨, 참기름 한 큰술을 넣어 마무리한다. 박정남 전통음식칼럼니스트 TIP : 상큼함을 더하는 무 절이기 비법 무를 절일 때 소금대신 식초와 설탕을 사용하면 파래 무침이 짜지 않고 더욱 상큼하게 즐길 수 있다. 박정남 전통음식칼럼니스트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외식산업학 박사 △안동 1호 조리기능장 △안동종가음식체험관 연구원장 △대구가톨릭대학교 산학겸임 교수 △(주)예미정별채 수석셰프 겸 대표

2024-12-22

겨울의 따스함을 전하는 늙은 호박요리

겨울이 되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들이 떠오른다. 팥죽, 설렁탕, 군밤, 군고구마와 함께 늙은호박 요리는 겨울철 우리의 몸과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주었던 겨울철 별미들이다. 그중에서도 어린 시절 어머니가 만들어 주셨던 늙은 호박 요리는 특별한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밀가루 풀을 넣어 걸죽하게 만든 호박범벅, 그리고 호박국과 달달한 늙은 호박전의 맛은 추운 겨울을 견디게 해주었던 소박하면서도 깊은 맛의 상징이었다. △늙은 호박의 특징과 역사 늙은호박은 여름철에 수확하지 않고 그대로 두어 숙성시킨 호박으로, 겉이 단단하고 진한 주황빛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정식 명칭은 청둥호박으로도 불리는 이 호박은 15세기 남아프리카가 원산지로 유럽과 아시아로 전해졌다. 우리나라에는 조선시대에 일본을 통해 전해져 주요 식재료로 자리 잡았다. 특히 호박은 오랫동안 저장이 가능하고 단맛이 강해 다양한 요리와 저장 음식으로 활용되었으며, 이러한 이유로 조선시대와 그 이후 식량이 부족한 시기에 늙은 호박은 중요한 구황식품으로 사용되었다. △지역별 사랑받는 늙은 호박요리 늙은 호박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고유한 지역 음식에 활용되어왔으며, 특히 각 지방에서는 독특하게 조리하여 지역 특유의 맛을 살리고 있다. 늙은 호박과 싱싱한 해산물을 배추, 무와 함께 버무린 서해안의 ‘호박게국지’나 늙은 호박을 소금에 절여 무청과 버무린 충청도의 ‘호박 섞박지’는 지역 김치와 절묘하게 어우러진 대표적인 예다. 그 외에도 제주도의 향토음식인 ‘갈치호박국’이 있으며, 경상도 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 늙은호박을 사용하여 ‘호박전’을 만들어 먹어왔다. △늙은 호박의 저장성과 영양가치 여름에 수확 하지 않고 추위를 거쳐 숙성된 늙은 호박은 식물의 자연 숙성 과정에서 장기 저장에 적합하게 변화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겉껍질은 단단해지고, 맛은 깊어진다. 특히 이맘때가 되면 단맛이 더욱 깊어져서 여러 요리에 두루 활용하기가 적합하다. 늙은호박은 베타카로틴, 비타민C,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무엇보다 현대인의 식단에 알맞은 건강식품으로도 각광 받고 있다. 늙은 호박이 지닌 노란빛은 천연의 베타카로틴 성분에서 비롯된다. 이 베타카로틴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비타민A로 전환되어 시력을 보호하고, 각종 눈 관련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수가 있다. △기름을 활용한 영양흡수 극대화 호박의 베타카로틴은 지방에 녹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기름과 함께 섭취할 경우 카로틴의 흡수율을 더 높일 수가 있다. 기름과 함께 사용하면 영양소의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늙은 호박을 활용한 요리 중 가장 적합한 것은 바로 호박전이다. 호박전은 늙은 호박의 고소함과 은은한 단맛을 살린 경상도의 전통적인 요리로 기름을 사용해 조리하기 때문에, 베타카로틴의 흡수율을 높여 맛과 건강을 모두 만족 시키 수 있는 요리법이다. △쫄깃하고 달콤한 늙은호박전 재료 늙은 호박 600g, 부침가루 3컵, 찹쌀가루 1컵, 물 3컵, 설탕 2큰술, 소금 1작은술, 감미료 2/1작은술 만드는 방법 1. 호박 채 썰기 : 손질된 호박의 절반은 곱게 채 썰어 주고, 나머지 반은 강판 또는 믹서기에 갈아준다. 2. 절이기 : 채 썬 호박에 설탕 2큰술과 소금 1작은술을 뿌려 10분 정도 절여준다. 절이는 동안 호박에서 수분이 나오며 자연스러운 단맛이 더해진다. 3. 반죽 준비 : 절여진 호박에 부침가루와 찹쌀가루를 넣고, 호박에서 나온 물과 추가 물을 사용해 반죽이 부드럽고 끈적하게 될 때 까지 섞어 준다. 4. 전 부치기 :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중 약불로 예열한다. 반죽을 한 스푼씩 떠서 팬에 올리고, 양면이 노릇하게 익을 때까지 부쳐 낸다. 전의 크기는 한입 크기 또는 취향에 맞게 조절한다. 5. 양념장 만들기 : 간장 4큰술, 고춧가루 1큰술, 다진 파, 마늘, 참기름, 통깨 ※늙은호박 손질 요령 및 보관법 1. 호박 자르기 : 호박의 꼭지가 달려 있는 반대편 중앙 배꼽처럼 움푹 들어간 부분이 늙은 호박의 가장 부드러운 부분이므로, 그 부분을 기준점으로 삼아 칼집을 넣어 자르면 편리하다. 2. 반으로 자르기 : 1번에서 칼집을 넣은 부분을 기준으로, 골이 파인 부분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리듯이 반으로 잘라준다. 박정남 전통음식칼럼니스트 3. 속 파내기 : 반으로 갈라진 부분의 호박씨와 속을 숟가락으로 긁어 낸다. 4. 네 등분 하기 : 반으로 잘라진 호박을 다시 반으로 잘라 네 등분 하거나, 더 작은 조각이 필요하면 용도에 맞게 잘라 준다. 5. 껍질 벗기기 : 잘린 호박은 필러(칼)를 사용해 껍질을 벗기거나, 껍질이 두꺼운 부분을 칼로 다듬어 준다. 6. 보관하기 : 손질한 호박은 적당한 크기로 잘라 냉동 보관하여 필요할 때 꺼내어 사용하면 편리하다. 박정남 전통음식칼럼니스트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외식산업학 박사 △안동 1호 조리기능장 △안동종가음식체험관 연구원장 △대구가톨릭대학교 산학겸임 교수 △(주)예미정별채 수석셰프 겸 대표

2024-11-26

생토란 들깨나물

서리가 오기 전,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은 각종 채소를 말려 보관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호박, 박나물, 토란대 등을 만들어 두기에도 적합하다. 여름철에는 햇볕이 강하고 습도가 높아 채소가 쉽게 상하기도 하지만, 가을의 신선한 기온은 채소를 말려 보관하기에 안성맞춤인 때이다. 이렇게 말린 채소는 맛과 영양이 농축되어, 제철이 지나도 그 풍미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말린 나물에는 나물의 본디 성분에 햇빛이 더해지기 때문에 천연의 비타민D가 생겨난다는 사실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땅의 달걀이라는 토란(土卵)이 제철이다. 고사리나 산나물, 고춧잎 등 대부분의 채소를 말릴 때는 삶아서 말리지만, 토란대는 가을볕에 생(生)으로 말리는 게 특징이다. 생토란대의 고유한 향과 부드러운 식감도 이맘때가 아니면 절대 맛보기 힘들다. 경상도에서는 토란대 수확철이 되면 토란을 다듬을 때 나오는 속대를 삶아 초장에 찍어먹는 ‘토란속대 숙회’를 별미로 친다. 토란대에 둘러싸인 속대는 특유의 노란색을 띠고, 삶아 놓으면 부드러운 식감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봄철 새순나물 별미로는 두릅을 손꼽는다면, 가을철은 ‘토란속대’라고 할 정도로 귀한 나물로 대접 받아왔다. 토란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운동을 활성화하여 장내 불순물 배출과 염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특히 토란대에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A 등의 다양한 항산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세포의 산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제거 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항산화작용은 면역력 강화에 이로울 뿐 아니라, 불면증 개선에도 긍적적인 영향을 미친다. 토란은 이러한 효능 덕분에 오래전부터 가을철 건강을 지키는 귀한 식재료로 널리 인정받아 왔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어온 토란은 오랜 세월동안 우리의 식문화 속에 깊이 자리해 있는 관계로 조리방식이 지역에 따라 다양하다 서울. 경기 지방에서는 토란의 뿌리인 알토란을 사용해 시원한 탕을 끓여 명절 음식으로 즐겼으며 그 맛이 특별해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리로 자리 잡았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주로 토란대 나물로 제사나 명절음식으로 올라가다가 이후 육개장이나 매운탕, 민물요리 등 찌개에 빠지지 않는 식재료로 쓰여졌다. 1670년경 조선시대에 쓰인 ‘음식디미방’에서는 토란을 이용한 독특한 ‘수증계(酥篜鷄)’라는 요리가 소개되어 있다. 이 요리는 닭고기를 삶아 그 육수에 알토란을 함께 삶은 뒤, 닭고기는 결대로 찢어 담고 그 주변에 닭 육수에 익힌 알토란을 돌려 담는 방식으로 준비된다. 시대와 세대를 거쳐 전수된 토란을 활용한 조리법은 이제 다양하다. 특히 토란 요리에 들깨 가루를 함께 넣으면 구수한 맛이 한층 더해질 뿐 아니라, 토란대에 부족한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을 보충해 줄 수 있어 맛과 영양 두 가지를 모두 챙길 수 있는 훌륭한 음식 궁합이 된다. 가을 제철에만 맛볼 수 있는 신선한 생토란을 활용해 즐겨보는 것도 가을의 또 다른 묘미다. ◆생토란들깨나물 △재료 : 데친 생토란 600g, 들깨가루 3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국간장 2큰술, 고운 소금 1작은술, 물 2/1컵, 참기름 1큰술, 통깨 약간 △만드는 법 1. 토란 손질 : 토란의 껍질을 벗기고 한입 크기로 잘라준다. 그런 다음 끓는 물에 토란을 넣고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빼준다. 2. 토란 볶기: 데친 토란 600g, 마늘 1큰술, 소금 2/1작은술, 국간장 2큰술, 참기름 1큰술을 함께 넣어 조물조물 간을 맞춘 다음 약불로 1분 정도 더 볶아 준다. 3. 들깨가루 넣기 : 2번의 토란이 부드럽게 숨이 죽으면 육수 또는 생수를 2/1컵 부어주고, 국물이 뽀얗게 돌도록 들깨가루 3큰술을 고루 뿌려 준다. 4. 마무리: 국물과 들깨가루, 그리고 토란이 서로 잘 어우러지게 저어준 다음, 약불에서 국물이 자작해지도록 5분 정도 더 끓여 준다. 5. 완성 : 국물이 자작하게 졸아들면 그릇에 담아 통깨 또는 깨소금을 고명으로 뿌려 완성한다. Tip: 생토란 손질법 토란대를 고를 때는 굵게 자라 탄력 있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겉면이 깨끗하고 빛깔이 진한 녹색을 띠고 있어야 신선한 토란대이다. 토란 줄기를 실온에 하루 정도 놓아두면 약간 시들면서 수분이 줄어들어 껍질을 쉽게 벗길 수가 있다 . 토란대의 껍질을 벗길 때는 비닐 장갑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토란대에 뮤신이라는 성분이 있어 피부에 닿으면 일시적인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장갑을 끼고 손질하는 것이 안전하다. 박정남 전통음식칼럼니스트 △대구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외식산업학 박사 △안동 1호 조리기능장 △안동종가음식체험관 연구원장 △대구가톨릭대학교 산학겸임 교수 △(주)예미정별채 수석셰프 겸 대표 /박정남 전통음식칼럼니스트

2024-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