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br /><br />포항원로회 사무총장<br /><br />
이성환
포항뿌리회 초대회장
 

작금의 포항이 총체적 난국으로 치닫고 있어 심히 우려되는 마음에 지역을 사랑하는 한 시민으로서 호소드리고 싶다. 코로나로 일상을 잃어버린 우리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말은 ‘상생(相生)’,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코로나 역병이 확산되면서 더욱 철저히 지켜야 할 개인방역도 나 스스로를 지켜나가는 것이 이웃과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근간이며 지역사회가 발전하고 행복해지려면 서로가 존중하고 신뢰하여야만 가능한 일이다. 최근 우리 지역에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상황이고 확산방지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행정당국의 모습에 안타까움마저 느껴진다.

또한 지난 2015년을 정점으로 인구가 계속 줄어 50만 도시를 위태롭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사랑 주소갖기운동’ 등을 대대적으로 펼치며 동참을 호소하고 있는 현실을 보며 지난 2006년 포항뿌리회가 앞장서 ‘포항시민 인구늘리기운동’을 펼쳤던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

또 얼마 전 지역방송에서 포스코 산업재해와 직업병 문제가 부각되면서 우리 지역이 사람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도시’로 비쳐진 것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어느 것 하나 지역의 미래를 밝게 하는 일들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어떻게 우리 지역이 이런 지경까지 되었을까?

나이든 사람으로서, 또한 지역사랑운동에 신명을 바쳐온 본인으로서는 부끄럽기도 하고 막중한 책임감마저 든다. 우리 지역에도 사람이 살고 있으며 이 땅을 굳건히 지켜나가는 많은 애향 시민들이 있는데도 총체적 난국이 되고 있음에 마음이 아프고 참담한 심정이 앞선다. 그나마 우리지역에서는 포스코라는 글로벌기업이 50여 년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기간산업으로 ‘산업의 쌀’을 생산하며 포항이 철강도시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환동해중심도시로서 50만 대도시 규모로 발전할 수 있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가 없다.

숱한 애증(愛憎)이 오고갔지만 서로 신뢰하고 화합하면서 쌓은 ‘상생’이란 이름아래 포항과 포스코는 하나가 될 수밖에 없었다. 포스코 때문에 ‘죽음의 도시’로 불리게 된다면 50년 상생의 역사는 어떻게 되겠는가. 누가 뭐라 하여도 포스코 역시 포항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으며 포항 시민 또한 포스코를 사랑하며 응원해야 할 이유가 있다. 이제껏 함께 살아온 반세기의 역사를 외면할 수 없는 노릇 아닌가.

한 쪽만 바라보는 좁은 시각보다는 지역사회와 공존하며 함께 살아가고 또 함께 살아갈 미래를 위해 좀 더 폭 넓은 견해도 필요하리라 본다. 포스코가 어려울 때 포항 시민이 앞장서는 등 애정으로 함께한 역사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며 언제나 포스코의 발전이 지역의 발전이라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렇듯 성숙된 시민의식과 공동체에 대한 진정한 공감대가 이뤄지고 50여 년 함께한 기업이 100년의 미래를 위해 끊임없는 공생 의지를 보인다면 우리가 못 넘을 산은 없을 것이다. ‘I ♡ POHANG WITH POSCO’라는 상생(相生)의 기치(旗幟) 아래 우리가 진정 사랑해야 하는 것은 ‘쇳물과 포스코’ 그리고 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