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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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총선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사상 유례없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사상초유의 온라인 강의와 온라인 개학을 초래한 코로나19의 공격 속에 선거가 치루어진다. 이번 선거의 투표용지는 길이가 50cm가 되고 비례대표 참여 정당수가 35개나 된다고 한다. 등록정당 수 51개로 개국이래 최대의 정당이 난립하고 있다고 한다.

35개 정당을 나열해야 하는 투표지는 너무 길어서 전자개표를 못하고 모두 수작업 개표를 하는 상황이다. 2002년에 전자개표기가 처음 도입되었다고 하니 과거 투표용지를 테이블 위에 쏟아부어 놓고 개표원들이 일일이 수개표로 진행하던 모습이 기억된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는 모양이다

과거 수개표 시절 부정선거가 있었고 그렇기에 우려를 하는 국민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자투표도 사실상 부정선거에서 자유롭지는 못하기에 공정하고 양심적인 선거가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도대체 이런 혼란을 야기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무엇인가? 대다수의 국민들이 확실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왜 도입하여 이런 혼란을 자초하는지 한번 짚어 볼만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정당을 지지하는 소수 국민들의 표도 국회의원 수에 반영하려는 선거법이다. 정당투표가 의석수를 결정하는 제도이다.

가령 총국회의원수 300, 지역구가 200석 비례대표가 100석이라고 가정하고, A당이 지역구 155석 득표율이 50%, B당이 40석, 득표율이 30%, C당이 5석, 득표율이 20%라고 가정해 보았을때,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로 총 의석수가 결정되어, A당은 150석, B당은 90석, C당은 60석의 의석을 차지하는 게 원칙이라는 논리이다.

따라서 B당은 부족한 50명을 비례로 채우고 C당은 55명을 비례로 가져간다는 논리이다. A당은 이미 155석으로 비례대표를 가져 가지 못하고 총 국회의원수는 305명이 된다. 탄력적 총 국회의원수가 된다.

연동형비례대표제의 장점은 국회의석수와 정당투표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사표가 적게 난다는 것이다. 또한 대체적으로 하나의 정당이 과반을 넘기기가 힘들어 여러 당이 참가한 연정이 필수적이 되어 군소정당의 뜻도 많이 반영된다.

그러나 가장 큰 단점으로 초과의석문제와 정당별 최소한의 득표율 조건이 높지 않으면, 군소정당의 난립으로 정국운영이 힘들어진다는 점일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또한 거대당을 돕는 어용정당들을 창당시키고 수십개의 정당들이 난립하는 정국 혼란을 초래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문제점을 분석하여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면 재검토 되어야 할 것이다. 좋은 뜻도 지지를 받아야 하고 방법론도 또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무슨 제도든 만들때는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고 논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부작용을 최소화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