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영입과 관련한 고사(故事)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삼고초려(三顧草廬)가 유명하다. 뛰어난 지략가며 불세출의 영웅 제갈량을 모시기 위해 유비는 자신보다 스물 살이나 어린 제갈량의 집을 세 번이나 찾아가 그를 감복시킨다. 훌륭한 인재를 맞는다는 것은 그만큼의 정성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삼국지 영웅 조조도 인재를 중시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수하에 수많은 인재가 운집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그는 “오직 재능만이 추천의 기준(唯才是擧)”이라 했다. 능력만 있으면 남에게 욕을 먹거나 말거나 주저 없이 발탁하는 것이 그의 특별한 인재관이다.

일본의 전기회사 파나소닉을 세운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통한다. 그는 “사업은 사람이 전부다” 라고 말했다. 동서고금을 둘러봐도 인재 등용의 중요성을 틀렸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모든 일의 중심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이 인재를 얻기 위해 인재가 근무하는 기업 자체를 인수하는 새로운 경영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한다. 주로 기술인력 스카우트가 치열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세계는 바야흐로 인재확보 전쟁에 불꽃을 튕기고 있다.

4.15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인재 영입바람이 한창이다. 여야는 좋은 인재 확보를 위해 물밑 경쟁도 마다 않는 모양이다. 그러나 그들이 발표한 영입 인재에 대한 평가는 노력에 비해 별로다. 장애인, 권익운동가, 극지탐험가, 경력단절 워킹맘 등 그럴 듯한 이름으로 포장을 했지만 국민 눈높이를 채우지 못한 탓이다. 구태 정치인은 그대로 두고 인재만 영입해봤자 포장만 바꾼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일회용, 추잉껌” 등의 악평도 나왔다. 눈가림보다 내부혁신이 먼저라는 뜻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