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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런 규제부터 혁파하라

박근혜정부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규제개혁을 위한 `대형마라톤 회의`를 열었다. 그 위세를 보면 당장 혁명적 변화가 일어날 것같은데, 실제 그 파장이 지방에까지 오면 `미풍`에 그친다. 그 한 예가 울릉도 주민들이 육지에 보내는 일반 화물 선적이다. 전에는 아무 이상 없이 순조롭게 가을에는 오징어, 봄철에는 명이, 취나물, 부지깽이나물 등이 선적됐는데, 세월호 이후 규정이 까다롭게 개악(改惡)돼 울릉 주민들이 큰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울릉 주민들은 아침 마다 `택배전쟁`을 치른다. 세월호 이후 1인당 보낼 수 있는 택배 물량이 라면박스 크기 3개 이하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70~100 명이 우체국 앞에 줄을 서고, 직원이 나와 번호표를 나눠주는데, 45번까지만 준다. 못 받은 사람은 그냥 돌아서야 하니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 보따리장수 수준의 택배 물량까지 규제를 하고, 보낼 수 있는 물량이 세월호 이전보다 갑절 이상 줄었으니, 울릉도 주민들은 실로 `살맛`을 잃는다.썬플라워호 총 화물선적량은 50t인데, 그 중 차량은 30t이고, 일반화물은 20t으로 규정돼 있다. 세월호 이전에는 이 화물량이 탄력적으로 운영되었다. 나물이나 오징어 등이 많은 봄과 가을에는 차량 선적을 줄여 일반화물을 늘렸다. 그렇게 하니 주민들의 불만은 전혀 없었고, 안전에 이상징후가 발견되지도 않았다. `규정`보다 `현실성`이 더 이상적임을 증명한 사례였다. 그러나 세월호 후 안전규정을 강화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차량 30톤, 일반화물 20톤`규정을 엄격히 지키는 바람에 차량선적이 20톤으로 줄어도 일반화물 10톤을 더 실을 수 없게 규제를 한다. `현실성 있게 이상적으로 운영`되던 지난날의 모습은 사라지고, 주민 불만과 지역경제 손실만 남았다.(주)대저해운은 일반화물을 20톤에서 27톤까지 선적할 수 있도록 화물칸을 개조해서 포항지방해양수산부에 허가신청을 했으나 수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묵묵부답이다. 컨테이너박스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세월호 사고가 났다면서 화물선적을 더 엄격히 규제한 탓이다. 그러나 선박전문가는 “썬플라워호는 쌍동선이어서 어떤 경우에도 15도 이상 기울지 않아 쏠림현상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일반화물은 그리 중량이 나가지 않아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한다.행정기관이 `현실타당한 융통성`을 버리고 `규정`에만 매달리는 것은 `감사`때문이다. “왜 규정대로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한 말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에게 불편과 불이익을 주는 이런 비현실적 규정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규제개혁을 하려면 이런 것부터 고쳐나가야 한다. 행정기관은 주민들과의 대화를 자주 가져 합리적 대안을 찾아내고 이를 근거로 감사에 대비하면 될 것이다.

2015-05-27

친노의 연이은 자충수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했다. 전직 두 대통령이 감옥에 갔고, 지금도 기소된 정권실세들이 있다. `살아 있는 권력`조차 사법처리를 당하는 현실이니 `지는 해`가 법정에 서는 일은 예사다. 또 한편 요즘의 제1야당을 보면, 이념의 차이에 의한 내부 분열이 심각하다. “밀지 않아도 넘어가는 집”이란 소리까지 들린다. 그래서 여당은 맞대응하지 않고 느긋이 `대인배 풍모`로 선거에서 연전연승한다.`친노`와 `비노`의 갈등이 조선시대 사색당쟁을 연상시킨다. 집권여당과 맞서 싸우는 일만도 힘에 겨운데, 집안분쟁까지 생기니 “이러다가 당이 쪼개지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와 “건강한 여당이 되려면 건강한 야당이 있어야 하는데…”라는 걱정의 소리도 나온다.친노와 비노가 연일 맞대포를 쏘고, 탈당파가 광주에서 당선되면서 신당창당론도 나온다. “이럴 때일수록 단합해서 당을 추스려야 한다”는 친노의 목소리보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비노의 목소리가 더 높은 와중에 친노는 자충수만 두고 있다.광주 5·18기념식에서 여당 대표와 비노계열은 야유·욕설·물세례를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여당과 비노가 또 다시 박대를 받았다. “위기를 맞아 당이 단합해야 한다”는 소리는 `말`뿐이고 실제 행동은 분열과 고립을 자초한다. 초상(初喪) 조문객이나 제사(祭祀) 제관을 박대하는 법은 없다. 조문객은 반드시 상주(喪主)에게 “참여해도 좋으냐”고 물어봐야 하고, 고인(故人)이 반기지 않는 인사라면 거절하는데, 이번 두 번의 추모제 참석자들은 사전에 허락을 받았다. 그런데 조문객을 받아놓고 모욕하고 박대하는 것은 기본예법도 모르는 짓이다.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이 악수(惡手)를 두었다.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종북몰이 해대다가” “불쑥 나타나시니 진정 대인배의 풍모”라며 비아냥거렸다. 전직 대통령의 자살만 거론하고 자살의 이유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종북몰이`란 말도 적절치 않다. 이념갈등이 첨예한 분단국가에서 종북을 종북이라 한 것이지 없는 종북을 `몰이`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참담하다”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 “김무성은 속으로 미소지을 것이다”“자신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함부로 욕하고 삿대질해서야 되겠느냐”등의 말이 야당에서 나온다.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는 연세대 법대를 나와 LG전자에 입사했고, 스텐포드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중국 북경대학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가 공부하는 정치·경제학이 어떤 부류인지 궁금하다. 마르크스 경제학이나 제3세계의 해방경제학은 아닌지. 노무현정권시절에 그런 정치·경제학이 유행했었다. 그렇다면 그는 갈등을 더 증폭시킬 인물이다.

2015-05-27

포항공항을 살려야 한다

포항공항이 군(軍)공항으로만 남을 위기다. 지난해 6월 대한항공이 영업장을 철수한 데 이어 아시아나도 올해 4월 포항지사에 항공노선 폐쇄와 카운터 철수를 통보했다. 활주로 포장공사가 아직 6개월 남았는데, 공사 후 공항이 재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KTX 서울노선이 개통되면서 포항~서울간 승객이 급감한 것이 직접원인이다. 서울출입이 잦은 포스코와 포스텍, 철강공단 종사자들의 항공수요도 줄어들 것이다.과거 중앙고속도로 때문에 예천공항이 폐쇄됐다. 탑승객 수가 10분의 1 이하로 떨어졌고, 1989년 11월에 개항한 예천공항은 2005년 1월에 폐지됐다. 포항공항도 같은 운명을 맞고 있는데, KTX 신경주역 개통과 도로망 확충 등으로 2013년 무렵 포항공항 이용객이 27.6% 감소했고, 활주로 재포장공사로 인한 공항 폐쇄 이후 KTX 포항역이 개통되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2020년까지 김포노선의 경우 34.7%의 수요감소가 예상되기도 한다. 결국 포항공항의 민간항공사는 수지를 맞출 수 없게 될 것이다.포항공항이 군공항으로만 존속하게 할 수는 없다. 포항시는 경북 최대의 인구 52만명의 도시이고, 향후 산업다각화와 강소기업 육성, 외국기업 유치, 그리고 연일만항 포트세일에 힘 입어 환동해시대의 거점 무역항이 될 가능성이 높은 포항시에 민간항공이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외국기업 투자는 교통망에 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특히 민간항공사가 없는 공항이라면 이는 투자유치에 치명적 약점이 된다. 경제이론에 있어서, 케인즈 경제학은 “수요가 공급을 결정한다”했지만, 고전경제학에서는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 했다. 공급이 있으면 수요는 따라온다는 말이다.지자체들이 지역 공항을 살리기 위해 민간항공사를 지원하는 것은 바로 `공급이 수요를 끌어오게 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공항의 존속이 지역발전의 견인차가 된다. 전국에 13개의 공항이 있는데, 12개 공항이 지자체의 지원을 받고 있으나, 유독 포항공항만은 빠져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각각 항공사 재정지원 조례를 제정해놓고 있지만 실행은 되지 않았다. 강원도는 지난해 양양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78억여 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연평균 91,7%의 성장률을 보였다. 전남도는 무안·여수공항에 손실액의 30%를 지원하고 있다.경북도와 포항시는 그동안 포항공항 민간항공사에 대한 지원에 손을 놓고 있었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조례를 제정했으면, 이를 시행해야 할 일이고, 포항공항을 살려야 한다는 당위성은 너무나 뚜렷하다. LCC(저비용 항공사)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울릉공항과 연계한 경영방침과 국제선 개발에도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것이 투자유치의 관건이다.

2015-05-26

자비(慈悲) 가득한 사회를

마르크스가 공산주의 이론을 만든 것은 빈부격차 때문이었다. 그는 평생 공평·평등만을 생각했다. 공자도 “가난이 문제가 아니라 불공평이 문제”라 했다. 붓다도 빈자일등(貧者一燈)으로 가난한 자들을 격려했다. 예수는 노예해방의 동력이 되었다. 동학의 수운 최제우도 여종 둘을 며느리와 딸로 맞았다. 모든 성인들은 만민평등을 최고 이념으로 삼았다. 25일 석가 탄신일을 보내면서, 우리사회가 과연 평등한가, 자비가 실천되는가, `빈자일등`이념이 살아 있는가를 반성해야 하겠다.2013년 한국의 상위 10% 평균소득은 하위 10% 평균소득의 10배 이상이었다. OECD의 평균보다 격차가 크다. 빈부격차는 사회 결속력을 약화시키고, 결국 사회 균열을 초래한다. 빈부 격차가 고착화돼 계층 상승의 기회가 사라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말이 통하지 않게 되면, 그 틈새에서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생겨나고, 경제발전과 국가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된다. 무서운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층의 빈곤이 문제다. 노인층의 상대적 빈곤율이 50% 가까워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OECD 평균인 12.6%보다 무려 4배 가량 높은 것이다. 노인자살률이 OECD 회원국 중 1위인 것도 그때문이다.불기 2559년이 되는 올해도 다양한 봉축행사가 열렸다. 포항불교사암연합회(회장 덕화 스님)는 아만과 고집을 없애고 보시의 선업을 쌓는 자비의 탁발 시연식을 가졌고, 지난 17일에는 `평화로운 마음, 향기로운 세상`을 주제로 석탄일을 축원하는 시민소통문화제를 열었다. 팔공산 은해사는 성보박물관에서 진신사리 장엄구와 나한특별전을 열었다. 100여개의 사리보관함 중에는 금으로 된 것, 유리, 은, 나무, 청동 등으로 만든 것 등 다양하다. 나한은 불법을 깨닳은 성자들인데, 고려때부터 현대까지의 다양한 표정의 나한상들이 전시됐다.의성 고운사는 국내·외 난치병 어린이 지원금 1천여만원을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에 기부했다. 고운사는 모금을 위해 3천배 철야정진을 진행했고, 의성불교사암연홥회와 자치단체 등과 자비나눔 모금캠페인을 했다.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주지 수진스님)는 경북도가 추진하는 `할배 할매의 날`확산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불교에는 `부모은중경`의 10대 부모은혜와 살생을 너무 해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하기 위한 목련존자의 효행을 높이 기리는데, 할배 할매의 날은 그 정신과 통하기 때문이다.부처님이 중생에게 가르치려 한 것은 탐욕스런 마음을 고치고, 성내는 일을 경계하고, 유치한 행동이나 생각을 끊으라는 것이었다. 이 3가지가 인간의 행복감과 평화를 해치는 장애물이다. 선업 정신만 가진다면 우리사회에는 자비가 가득할 것이다.

2015-05-26

한국-인도의 경제협력

2000년 전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이 가야국 김수로왕과 혼인을 했다는 기사가 `삼국유사`에 기록돼 있다. 공주는 배에 많은 예물과 석탑을 싣고 김해로 왔고, 수로왕은 친히 영접해 혼인예식을 올렸다. 그때 그녀가 가져온 석탑은 지금 잘 보존돼 있다. 신라 고승 혜초의 인도여행기`왕오천축국전`의 현장이 베나레스인데, 이 지역이 현 모디 총리의 선거구이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한국을 `동방의 등불`이 되리라 했다. 세종대왕은 아마 훈민정음을 연구할 때 인도 남부 타밀지방의 언어도 참고했을 것 같다. 그 곳과 우리말이 똑같이 발음되는 단어가 무려 1천300개나 있는데, 그 중에서 “엄마 아빠”가 대표적이다. 이번에 국빈방문을 한 모디 총리는 서민 출신이다. 인도에서는 역대로 귀족계급이 정치지도자가 됐었는데, 모디 총리가 그 관행을 깬 것이다. 그는 이번에 `세일즈외교`차원에서 한국에 왔고, 옛 인연을 거론하며 `감성외교`로 출발했다.인도의 경제성장률은 중국을 능가한다. 머지 않아 인도는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는 경제학자들의 예측도 있다. 그러나 중국은 사회주의적 정치체제가 문제이고, 인도는 아직 잔존하는 카스트제도와 복잡한 종교체계가 문제다. 그래서 `인도란 이런 나라다`라고 단정할 수 없다. 힌두교는 모든 신(神)을 다 받아들이므로 가족끼리도 종교가 제각각이고, 현세의 삶에 전혀 관심 없는 계층이 있는가 하면, 첨단과학자들도 많다.모디 총리는 여당 대표를 바람맞히면서도 대기업 총수들은 열심히 적극적으로 만났다. `사진찍기용`인 정치인과의 만남은 별 의미가 없고, 인도경제를 진흥시킬 방법만 열심히 강구한 모디 총리였다. 포항의 국회의원 박명재 의원과 이강덕 포항시장이 모디총리 일행을 만났다. 사진찍기가 아니라 포스코의 오리싸주 일관제철소 건립을 논의하고, 협조를 구하기 위함이었다. 포스코는 오리싸주와 제철소 건립 MOU를 체결한 지 10년째 표류하고 있다. 주민반대와 복잡한 절차때문이다.박명재 의원은 미하잔 인도 하원의장과 관계부처 장관들에게“포스코 인도제철소 문제가 해결돼야 한국 기업들이 인도에 안심하고 진출할 것”이라고 협조를 부탁했다. 미하잔 하원의장은 “전향적 자세로 조속히 문제가 풀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해공항에서 모디 총리를 만난 이강덕 포항시장도 이 문제를 거론하며 협조를 당부했고,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 인도 동북부 오리싸주는 인도 전체 매장량의 20%의 광물이 있고, 뱅골만과 인접한 항만이 잘 발달해 있지만, 인프라가 미흡한데, 포항지역 기업들이 이 인프라사업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으나, 포스코 인도제철소 문제가 표류하고 있으니, 선뜻 나서지를 못한다. 인도정부의 대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5-05-22

썩은 구석이 많은 사회

`제식구 감싸기`가 문제다. 동류(同類)들 끼리 감싸주는 것은 때로 미풍양속일 수도 있지만,`범죄의 온상`이 된다. 더욱이 범죄를 징치하고 단속하는 사법기관이 그렇다면 그것은 오히려 범죄를 조장할 수도 있다. 조선시대 사헌부 같은 사정기관들은 `자기 관리`에 철저했기 때문에 그 명성이 청사에 기리 빚났다. 남을 징벌하는 기관은 자기관리에 더 철저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켰던 것이고, 이것이 조선조를 500년 이상 지속시킨 힘이었다. 최근 경찰청은 `경찰관 성범죄 관련 징계현황`을 발표했는데, 여기서도 제 식구 감싸기가 노골적으로 나타났다. 경찰관이 성범죄로 징계를 받은 후 경찰소청위원회에 넘기면 대부분 처벌이 경감(輕減)됐다. 파면이 해임으로 경감돼 연금을 온전히 받게 되고, 해임이 정직으로 가벼워졌다. 경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청을 통해 경감받은 비율은 2012년 50%, 2013년 60%, 2014년 58.3%로 늘어나는 추세다. 사정기관의`근본`이 부실하니 부패·비리가 줄어들 리 없다.대구 수성경찰서는 최근 중국에서 수입한 발암물질 벤젠을 섞어 맛기름을 만들어 판 식품업자 3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검은 목화씨에서 맛기름을 짜내는 과정에서 벤젠을 첨가하는 수법으로 38억원 어치를 팔았다. 맛기름을 탈색하는 식용 핵산보다 값이 싼 벤젠은 합성세제의 주원료이고,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해 식용을 금지하고 있다. 벤젠은 인체 면역력을 감소시키고 백혈병이나 각종 혈액질환에 걸릴 위험성도 있다. 중국산 식품을 믿어서는 안 된다. 화학약품으로 계란을 만드는 나라가 아닌가.포항시의회 박희정 의원은 공무원 위탁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문성 제고와는 별 상관없는 일반 교양강좌 수준의 교육을 받는가 하면 특정 교육기관에 `몰아주기식`MOU를 체결했다. 박 의원은 “공무원에 대한 직무능력 향상보다 특정 교육기관에 대한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질타했다. 포항시는 지난해 동국대 인재교육원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위탁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직무능력 향상보다는 정신교육에 가깝다는 비판이다.감사원에 따르면, 성주교육지원청의 A 과장은 건설업자로부터 3억2천만원을 무이자로 빌린 뒤 지인들에게 연 20%의 이자를 받고, 다시 빌려주는 수법으로 400만원 가량의 이자수익을 버는 `돈놀이`를 하다가 적발됐다. 업자에 대한 관청의 대표적 甲질이다. 울진군 성류굴 문화관광해설사 9명과 관련 공무원 2명이 울진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 해설사들은 근무하지 않으면서 허위 활동일지를 작성해 군청에 제출한 후 활동비를 받았고, 공무원들은 이를 묵인한 혐의다. 이런 부패가 사회정의와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

2015-05-22

탈북자의 적응·정착을 돕자

현경대(76)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탈북자는 먼저온 통일”이라면서 탈북 청소년들에게 “통일 한국의 메르켈이 되라”고 격려한다. 통일독일의 총리가 동독출신의 앙겔라 메르켈이니, 그녀를 롤모델로 삼으라는 말이다. 현재 2만7천여명의 탈북자가 있고, 이들이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정착해야 2천7백만의 북한 주민을 끌어안을 수 있다. 많은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한 두번씩 사기를 당한다. 한국의 실정에 어두운 그들로서는 `적응·정착의 과정에서의 수업료`라 할 수 있지만, 실망감도 크다.박근혜 민주평통 의장은 2013년 11월 평통행사때 “요란한 구호보다 탈북자분들의 정착이 진정한 통일준비”라고 강조했고, 현 수석부의장은 지난해 3월 민주평통지원재단을 설립했고, 장학금 지원, 학업· 생활 상담 멘토링, 탈북대안학교 지원 등을 해오고 있다.혜택받은 탈북 청소년들은 올 3월 국립현충원 묘비 단장에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자유 대한민국에서 행복하게 살게 해준 순국선열께 감사드리기 위함이라 했다.서울 강동구에 사는 탈북자 10명이 4월 `되돌이사랑 봉사단`을 발족시켰다. 무료 급식 봉사에 참여하고 독거 노인 600명에게 음식을 대접하며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는 봉사`를 한다. 북한에서 소아과 의사였던 남편(76)과 2010년 탈북한 김향순(70·여·가명)씨는 “간병인 일을 하면서 몸이 불편한 독거노인이 많은 것을 알고 놀랐다. 몸뚱이만 가지고 넘어와서 받기만 하고 돌려드린 게 없어 늘 마음이 불편했는데, 경찰의 도움을 받아 봉사단체를 꾸렸다”고 했다.강원도 춘천에는 탈북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이 손을 모아 조성한 양봉농장이 있다. 직업대안학교에 다니는 탈북 청년 5명과 강원대 사회공헌 동아리 소속 대학생 5명이 설립했다. 탈북 청소년들의 검정고시를 돕는 학습지도를 하다가 “이들이 정착할 길을 찾아보자”는 생각에 이르렀다. 양봉기술을 배웠고, 사업 종잣돈 400만원까지 받았는데,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는 `남북하나재단`의 민간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이다.주변에는 아카시아가 많고, 올 봄에는 15kg 정도의 꿀을 수확할 것인데, 이를 춘천에 정착한 탈북 주민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며, 앞으로 밀랍초 만들기 등을 초등학생 용 방과후 과정으로 꾸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남북 청년들이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일한다는 것 자체가 통일준비다.8월 경주에서 열리는 경주엑스포에 북한관을 설치할 예정이고, 북한 공연단 참여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1998년에도 북한관을 설치해 고구려 안학궁과 덕흥리 고분벽화를 전시했고, 2000년에는 북한 영화 2편을 상영한 전력도 있다. 북한의 공연예술은 매우 높은 수준인데, 경주엑스포는 그 실력을 과시할 좋은 기회이다.

2015-05-21

`음식디미방`은 세계기록유산

정부인(貞夫人) 안동장씨 장계향은 16,7세기 조선 중기를 살았던 여중 군자였다. 어릴 때부터 영특했는데, 10세에 소학을 외웠고, 십구사략을 통했으며, 시·서·화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래서 “관동 강릉에 사임당, 영남 영양에 장씨부인”이라 했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여자가 너무 뛰어나면 팔자가 세다는 풍설 때문에 스스로의 재능을 숨기며 살아온 탓이고, 수 많은 작품을 스스로 없애버렸을 것이다. 허균의 누님 허난설헌도 “내가 쓴 시를 모두 불태워달라”는 유언을 남기지 않았는가. 정부인 안동장씨는 시 6편, 맹호도 1점, 초서 1점, 서간문 1점을 겨우 남겼다. 누군가가 가져가 보관하는 바람에 `화`를 면했을 것이다. 그 중 `학발가`시 한 편을 쓴 초서가 전해져서 그녀의 재능과 사상을 알수 있게 되었다. 학발가는 늙은 어머니가 아들을 징병에 보내고 애타하는 정경을 읊었는데, “백발 늙은이가 병을 지니고 있으니/서산에 지는 해처럼 생명이 위태하네/두 손바닥을 마주 대고 하늘에 빌었으나/하늘은 어찌 그리 무심한고”란 귀절도 있다. “창밖에는 소슬한 빗소리/자연의 소리 듣고 있으니/나 또한 자연으로 돌아가네”란 귀절을 보면 그녀는 노·장류의 자연사상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안동 장씨는 10남매를 두었는데, 아들 갈암 이현일이 정2품 이조판서에 제수되면서 정부인(貞夫人)으로 추증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가혹한 세월을 살았다. 광해군시절과 인조반정과 병자호란과 삼정도 치욕의 역사를 살아가는 동안 그녀는 자신의 재능을 감추며 숨죽이고 살았다. 그러나 70세가 되던 해 그녀는 필생의 사업을 시작하는데, 바로 우리 전통음식을 담아낸 `음식디미방`을 쓰는 일이었다. 146가지의 음식의 조리과정을 세세히 순 한글로 적었는데, 원본은 잘 보관하고 시집가는 딸들과 며느리들은 이를 베껴써서 사용했다. 그래서 그 많은 전란중에도 이 책이 살아남았다.음식디미방에는 정부인의 음식철학이 담겨 있다. 자연속에서 재료를 찾았던 것이다. 뜰에 핀 꽃과 잎이 활용되었고, 순수한 음식의 맛을 살리기 위해 과도한 양념을 금했다. “식품이 곧 약품”이란 말처럼 그녀의 음식은 곧바로 건강식품이었다. 그래서 책이름도 `음식의 맛을 제대로 아는 방법(飮食知味方)`이라 붙인 것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의 음식백과사전이라는 특별한 의미도 지닌다.영양군(군수 권영택)은 구글과 손잡고 음식디미방과 영양군 두들마을 홍보에 나섰다. 최근 열린 홈페이지 공식제작 발표회에는 40여 개 언론사들이 모여들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군은 경북도와 함께 음식디미방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할 절차를 밟기로 했다. 한식이 세계 명품음식으로 부상될 날도 멀지 않았다.

2015-05-21

청소년이 날개 펴는 사회

18일 성년의 날을 보내면서 청소년문제를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입시지옥에 내몰리고, 대학을 나오고 온갖 자격증을 따도 취업이 바늘구멍인 청년들, 그래서 우울한 청소년들이 많은 우리나라의 행복지수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공무원은 국민보다 엄청 많은 연금을 받고, 국회의원들은 싸움박질만 하면서 거액의 보수를 받는데, 취업·결혼·자녀를 포기한 `3포 청년`들의 한숨이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상황이 이러하자, 정부와 지자체들이 대책을 마련했다.구미시는 제11회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를 21일부터 23일까지 연다. 여성가족부, 경북도, 구미시가 공동주최하는 이 박람회는 국내 최대규모의 청소년축제이다. “나는 국가대표다. 대한민국의 희망이다”란 슬로건 밑에서 거행되는 이 축제는 5개의 주요 프로그램과 200여 개의 다양한 상설 체험부스, 각종 청소년 페스티벌, 멘토 특강, 동아리 경연대회, 연예인 출연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5개 주제마당은 통일미래, 진로체험, 활동참여, 창조경제, 안전체험마당인데, 올해 처음 구성된 창조경제마당에서는 인터넷 기업이 참여해 건전게임, 3D프린트, 드론 등의 미래산업을 선보인다. 또 청소년희망토크 콘서트, 인문학 특강 등도 준비했다.대구시는 청년들이 머무는 활기찬 도시로 만들기 위해 `청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청년위원 30명, 당연직 시 간부 3명 등으로 3개 분과위원회를 구성했는데, 기획소통분과위는 총괄조정·인재네트워크 관리 및 소통을, 알자리창출분과위는 청년 창업 및 일자리 대책을, 문화복지분과위는 청년문화, 재능기부, 복지 및 교육분야를 담당한다. 분과위는 매월 현장방문을 통해 자료를 모으고, 이를 시 관계부처에 건의하고, 간담회를 열어 실현시킬 계획이다.청년위원회가 출범하던 날, `청년위원 게릴라 퍼포먼스`와 대구예술대 학생들의 `뮤지컬 갈라쇼`가 연출돼 행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어 `청년선언문` 낭독, 행복우산, 풍선을 띄우는 출범퍼포먼스를 펼쳤다. 권영진 시장은 “청년이 떠나는 지방의 도시에서 청년들이 머물고 싶은 활력 있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 청년의 리더이자 컨트롤타워로서의 청년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앞으로 시정의 중요 청년정책에 대해 청소년위원회와 함께 협치행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영남대학교는 개교 68주년을 맞아 5월 15일을 자원봉사의 날로 정하고, 집수리봉사 동아리는 도배작업을, 사진동아리는 장수사진 찍어드리기, 미술과 학생들은 마을 벽화그리기 등 재능기부활동을 벌였다. 또 문화인류학과 학생들은 흥산리의 유래, 역사, 문화 등을 정리한 `마을지`를 제작한다. 청년들이 날개를 펼칠 마당만 만들어주면 그들은 끼와 재능을 유감 없이 발휘한다. 청년의 기가 살아야 나라가 활개를 친다.

2015-05-20

아베의 치사한 반격(反擊)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미국 의회에서 있은 아베의 연설을 다 들은 후 “저 거짓말병, 역사를 부정하는 병을 안 고치면 당신은 스스로 망할 것”이라고 했고, “14세이던 1940년 일본군의 협박과 가족 부양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군복제조공장에 끌려갔는데, 그 곳은 봉제공장이 아니고 위안부 시설이었다”고 했다. 고통을 견디지 못해 도망가다가 잡혀 와 맞아 죽은 소녀들도 많았고,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 없는 악행이었다”는 말도 했다.공재수(92) 할아버지는 일제 강점기때 후쿠오카현 아소탄광 강제징용을 말했다. “막장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일했고, 하루 두 끼 콩깻묵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지쳐서 좀 쉬면 어김 없이 몽둥이가 날아왔다. 도망치다 붙잡혀 죽도록 매질도 당했다”고 했다. 그 매질도 일본인이 직접하지 않고 조선인을 시켜서 동료를 때리도록 시키는 잔인성을 보였다. 이 강제징용시설을 일본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 한다. 공 할아버지는 43년도에 있었던 전염병에 대해 “병원에 200명 가량 갔는데, 하루 밤 자고 나면 20~30명씩 없어졌다”고 했다. 아소탄광은 현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의 증조부인 아소 다키치의 것이었다. 그 무렵 일본인들은 “조센진과 명태는 두들겨야 부드러워진다”고 했다.중국 베이징에서는 `중국을 침략한 일본군 죄행(罪行) 유적지`표지 설치가 활발하다. 문화재로 지정된 북경대학 홍루 등 일제침략 유적지와 그 잔혹성을 널리 세상에 알리려는 것이다. 1937년 7월 7일에 있은 노구교사건 이후 북경대학 홍루(紅樓)는 일본군 헌병사령부로 사용되었으며, 항일열사들을 고문하던 `인간지옥`이었다. 중국 문화재 관계자는 “일본군 사령부, 헌병대, 731인체실험 세균부대 등의 시설은 참략역사를 부인하는 일본의 죄상을 증명하는 사료들”이라고 했다.이런 움직임에 일본 외무성은 반격을 가하고 있다. `전후 일본이 국제사회에 기여한 일`을 홍보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월부터 아시아의 경제성장에 일본이 기여한 점, 개발도상국 여성의 사회진출에 대한 일본의 지원 등을 담은 광고 2편을 미국 CNN을 통해 방송한 것이 국제여론을 돌리는데 도움이 됐다고 판단하고, 그런 동영상을 몇 편 더 만들어 해외 TV에 내보낼 것이라 한다. 한국과 중국의 공세에 대한 대응책이다.미국의 교과서 출판사 맥그로힐이 “일본군이 한국·중국 등의 14~20세 여성 약 20만명을 위안소에 보내기 위해 강제로 모집·징용했고, 위안부가 탈출하는 과정에서 많이 살해됐다”고 기록했는데, 일본정부는 이 부분을 수정하라고 끈질기게 요구했지만, 출판사는 완강히 거부했다. 부끄러운 줄은 알면서 왜 사죄는 하지 않는가. 구제불능의 소인배 근성이다.

2015-05-20

`마을축제`의 순수성

관광객들이 `마을축제`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소박·순수성 때문이다. 자치단체나 기업들이 중심이 된 대규모 축제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장기적이고 풍성해 보이지만, `선출직들의 얼굴내기``장삿속 보이기``인기가수 놀이판`등으로 변질된다. 축제가 끝나면 “돈이 얼마나 들어갔는데 얼마 남았다”하는 `계산`을 해서 대부분 “이런 적자축제를 왜 매년 개최하는가”하는 회의론이 나온다. 관(官) 주도적 축제는 으레 `선거운동의 기회`로 이용되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그러나 `마을축제`는 동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주민들이 기획·연출하는 축제이고, 마을의 빼어난 경관과 마을에 얽힌 역사이야기를 바탕으로 2~3일 간 짧게 하고, 주민들의 화합과 단결이 목적이기 때문에 어떤 정치적 냄새도 나지 않는다. 막대한 돈을 들여 인기가수를 부르지도 않고, 주민들이 모두 나와 인정을 나누고, 연극 공연도 하는데, 아마추어의 실수와 미숙함이 더 매력적이다. 마을축제가 인기를 끄는 것은 바로 이 순수성 덕분이다. `인간냄새`가 나고, 정치색과 상업성이 끼어들지 않았다는 것이다.5월 초 경북 울진군 북면 하당리 `십이령마을`은 울진 금강송숲과 조선시대 보부상을 주제로 마을축제를 벌였다. 200여 가구, 500여 주민들이 총출동해 만들었는데, 기획에서 연출까지 모두 주민들이 머리를 짜냈고, 정치색이나 상업성은 보이지 않는다. 이 마을축제에 올해 700여명의 인근 도시 주민들이 몰려왔다. “볼거리도 많고, 특별한 음식도 많고, 사고 싶은 특산물도 많고, 무엇보다 재미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십이령마을은 조선시대 보부상들이 울진의 해산물을 사서 지게나 달구지에 싣고 열두 고개를 넘어 봉화 안동 영주 등 내륙지역으로 팔러 가던 그 역사가 바탕이고, `목적`은 주민의 단합과 화합이다.십이령마을 인근에 왕피천 굴구지마을(아홉구비 마을)이 있는데, 이 마을은 4계절 체험행사를 벌인다. 봄에는 산나물 체험, 여름에는 피라미 잡기, 가을에 산송이 채취, 겨울엔 눈썰매체험 등을 벌이는데 점점 관광객이 늘어난다. 과거에는 `보는 관광`위주였으나 지금은 체험관광이 주류를 이룬다. 지역의 특성과 장점을 부각시켜 축제의 장을 동민들이 벌여놓은 것이다.정부도 마을축제의 가능성을 눈여겨 보고 될성부른 마을축제는 지원한다. 십이령 등금쟁이축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3년 연속 지원해왔다. 성공한 마을축제는 전국에 6군데 있다. 경남 함안군 강주마을의 `해바라기축제`, 충남 청양군 천장리의 `겨울 얼음분수축제`, 울산 가지산의 고로쇠 약수제, 강원도 횡성읍의 허수아비 경영대회 등이 대표적이다. 지역의 역사와 지리적 특성을 살린 마을축제는 그 순수성 덕분에 발전가능성이 높다.

2015-05-19

지자체들의 글로벌 행보

글로벌시대에 자폐증은 자멸이다. 더 활발히 해외개척정신을 발휘해야 지역과 국가의 발전이 보장되는 시대이다. 경북, 대구, 포항, 구미, 경주 등 지자체들의 해외행보가 최근 들어 매우 활발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글로벌시대의 움직임으로 지역민들이 성심껏 성원해서 유감 없는 성과를 내야 하겠다.경북도는 1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고향인 산시성 시안 도화담공원에서 `한중 우호 상징탑`제막식을 거행했다. 실물대의 다보탑 모양의 탑인데, 실크로드 협력사업을 위한 자매결연 체결 2주년과 지난해 한중 인문교류 테마도시 지정 기념으로 세워진 기념탑이다. 중국에는 고운 최치원상 등 한국 관련 많은 상징물·기념물들이 있는데, 오랜 중국 수도였고 진시황의 무덤이 있으며,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고대도시 시안에 다보탑이 선 것은 매우 의미 있다.대구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최근 러시아 사하공화국 국회 회의실에서 `한국-사하 대구동산 라이프센터`개소식을 가졌다. 이는 한국 의료관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공식채널이다. 개소식에서 사하 측은 “동산의료원은 미국 독일 일본 보다 의료비가 저렴하면서도 의료의 질은 매우 높다”고 했다. 동산의료원은 지난해 대구시가 주관한 `선도의료기관 해외 거점 구축 및 마케팅 지원사업`에 선정됐고, 이번에 국제적인 병원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고, 러시아 의료관광 시대를 앞당기게 됐다.경주시는 글로벌문화융성도시를 목표로 활발한 해외협력사업을 벌여왔는데, 최근에는 세계 고도(古都)들과의 `골든시티 글로벌 네트워크`구축작업에 들어갔다. `경주시 친선방문단`은 카자흐스탄 알마티시와 국립박물관, 그리고 키르키즈공화국 바슈케크시 등 황금도시로 알려진 곳을 예방하는데, 경주는 옛부터 `황금이 많은 도시`로 유럽세계에 알려졌고, 그 황금도시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이번에 연계협력을 하는 것이다. 경주시는 지난 3월 러시아 벨리키 노브고로드시와 우호결연을 체결했고, 오는 7월에는 중국 안후이성 츠저우시와 자매결연을 위한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포항시가 환동해안 물류거점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표단은 블라디보스토크시와 `우호도시 협약`을, 북·중·러 접경도시인 러시아 하산군과는 `물류·관광 교류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로써 포항시는 영일만항 물동량 확보와 국제 항로 개척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고, 환동해권 크루즈 및 국제페리선 수요 증가에 맞춘 항로 개설과 관광인프라 구축이 가능해져 두 도시 항만을 경제적으로 이용하게 됐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빠른 시일내에 국제크루즈와 패리항로가 개설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했다. 포항시가 해양산업 도시로 도약할 글로벌 행보에 성원을 보낸다.

2015-05-19

우울증과 묻지마 살인

치열한 경쟁사회는 인간정신에 치명적인 위해(危害)를 가한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는 놀라운 성장을 이뤘지만, 행복지수는 하위권으로 떨어져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 최고란 소리를 듣지만, 어린 학생들이 받는 공부스트레스·사교육스트레스 또한 세계 최고다. 10세 소녀가 쓴 글 `학원 가기 싫은 날`에 “엄마를 씹어 먹어...심장을 꺼내 먹어...”란 문구가 거침 없이 등장하는 사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11, 13, 15세 아동의 학업스트레스 지수는 50.5%로, 조사 대상 국가 29개국 중 최고였다. 우리 사회가 정신적으로 병들어 가고 있다는 방증이다.동원예비군 훈련을 받던 최모(23)씨가 사격훈련장에서 총기 난사로 2명을 살해하고 3명을 다치게 했다. 그는 우울증 치료 기록이 있는 B급 관심병사였다. 관심병사에는 A급(특별관리), B급(중점관리), C급(기본관리)로 분류된다. 관심을 두고 관리만 할 것이 아니라 치료의 대상이 돼야 할 것인데,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치료는 없는 것 같다. 그는 유서에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내일 사격을 한다. 다 죽여버리고 자살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는 그렇게 실행했다.그가 남긴 글에는 `삶의 무의미성`이 그대로 담겨 있다. 왜 사는지 알 수 없다는 절망감이다. 평소에 죽음만 생각하는 우울증의 전형적인 증세를 보였다. 많은 경우 혼자 자살하지만, 남들도 죽이고 자신도 죽겠다고 결심하는 경우도 적지 않는데, 20여년 전 우울증 택시기사가 여의도 광장을 마구 내달려 놀고 있던 아이들을 치어 죽거나 다치게 한 사건도 있었다. 아무 감정도 없고, 이유도 없이 그저 사람을 죽이고 싶었다는 것이었다. 10살 짜리 아이가 어머니를 죽여 씹어 먹고 싶다는 글까지 남기는 사회에 무슨 짓인들 못하겠는가.총기 난사 사건을 벌인 최씨는 사격 전에도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걸으면서 혼잣말을 많이 하고, 각개전투 훈련때는 유난히 열심히 하고, 소리도 더 크게 질렀다. 불침번을 설 때는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었는데, 이때 유서를 썼을 것이라 한다. 사격훈련 전에는 자기가 1번 사로에서 쏴야 한다는 말을 여러번 했다고 한다. 남들도 죽이고 자신도 죽을 준비를 치밀하게 해왔던 것이다. 삶의 의미를 잃고 죽음만을 생각하는 우울증 환자는 이유 없이 남들까지 죽이고 싶어한다. 참으로 무서운 질병인데, 우리사회는 `치료` 대신 `관심`만 기울이고, 그 관심조차 제대로 기울여 관리하지 않는다.사격장의 안전조치를 강화하는 것도 좋지만, 근본적으로 정신과적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 우리사회가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대책 마련에 들어가야 한다.

2015-05-18

포스코의 고강도 쇄신 행보

대기업 치고 비자금에서 자유로운 기업이 있겠는가. `부패질서`는 비자금과 동전의 양면 같다. `물귀신 리스트`를 남기고 자결한 전 경남기업 회장이 대표적이다. 정·관계 로비 자금 때문에 경영이 흔들렸고, 더 이상 비자금이 통하지 않자`기업인 최후의 길`을 선택했고, 보복심리로`현정권 실세`들의 이름을 남겨 또 한번의 사정 회오리바람을 일으켰다. 비자금은 우리 사회에 필요악일지 모른지만, 그 후유증은 심각하다.포스코건설에 대한 비자금 의혹 수사가 확대되면서 포스코는 비상대책을 세우게 됐다. 포스코는 그동안 `근무하고 싶은 기업 1위`였고, 도덕성 면에서 모범적이었으며, 지역친화적 경영에서도 흠 잡을 데가 없었다. `박정희-박태준 정신`을 바탕으로 건설됐고, 민족자본으로 이룩된 철강산업이라는 점 만으로도 포스코는 존경받는 기업이다. 그러나 `정치외풍`은 어느 기업보다 심하게 받아왔으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총수가 바뀌었고, 포항종합제철소 초기에는 `종이마패`가 외풍을 막아주기도 했었다.4월 말 포스코 사외이사들은 `포스코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제언`을 경영진에 전달했었다. 구조조정을 적절히 하고, 인사시스템을 투명하게 하고, 거래관행을 객관 타당성 있게 하고, 비리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윤리원칙을 적용할 것을 제의한 것이다. 포스코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사내 이사 전원과 주요 5개 계열사 대표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이들 32명은 권오준 위원장에게 전원 사표를 제출했다. 임진왜란때 이순신 장군이 `필생즉사, 필사즉생(必生卽死, 必死卽生)`의 정신으로 한산대첩을 이뤄냈듯이 포스코도 그런 각오로 경영을 쇄신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각오였다.포스코는 국내 경영 뿐 아니라 해외에서 추진중인 제철소 건립에도 `쇄신`을 단행키로 했다. 권 회장은 “해외 각 지역의 생산·판매·서비스 체계가 보다 더 현지말착형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했다. 그동안 현지 주민과 시민단체와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인도 오디샤 주정부와는 2005년 1천2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 MOU를 체결했지만, 지난 10년간 별 진척이 없었다. 법적 절차와 행정 인허가가 지연되고,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심했다. 국내나 국외에서나 민심을 얻는 일이 최우선이다.포스코의 기부문화는 지역 친화경영의 요체가 된다. 포스코1% 나눔재단은 네팔 구호 성금 10만 달러를 적십자사에 기탁했다. 포스코 임직원 3만 명 가량의 급여 1%를 기금으로 삼아 아이티 지진, 일본 쓰나미, 필리핀 태풍, 세월호 참사 등 국내외 재난 재해 구호성금으로 기부해왔다. `착한 기업`포스코의 이미지가 이번 경영쇄신을 통해 더 확고해졌으면 한다.

2015-05-18

부실·나태 행정의 결과들

가짜 백수오 사건 이후 `규제 완화`가 능사 아니라는 소리가 높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규모는 엄청나게 커지고 있지만, 그 효능을 검증하는 행정은 미흡하니, 과대·과장 광고가 판을 치고, 소비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안전관리 의무를 진 식약처는 인력·예산부족 타령이나 한다. 대부분의 검사는 업체가 맡고 있는데, 업체측에서 문제가 있다고 신고하거나 소비자로부터 제보가 들어오는 경우에만 식약처가 움직인다.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관리 감독을 더 어렵게 한다. 음식이나 건강식품 가지고 장난치는 업체에 대한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민간 세무회계사무소가 포항 시내버스 보조금에 대한 검사를 한 결과 방만경영이 여실히 드러났다. 임원의 인건비까지 표준운송원가에 포함시켜 보조금을 더 받아낸 정황이 있고, 임원의 급여도 방만경영이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회장의 급여는 1억8천여만원, 부회장은 1억2천여만원, 기타 상근임원은 2억7천680만원 등이었으며, 복지후생비도 관리직이 운전직보다 더 많이 받고 있었다.포항시의 주먹구구식 행정이 그 원인이었다. 열악한 근로여건 탓에 운전기사들의 불만이 불친절과 난폭운전으로 나타났고, 요금도 적절히 인상되지 않고 동결되는 바람에 보조금 인상을 부추겼다. 경북도내 타 도시 교통카드요금은 평균 1천150원인데, 포항시는 1천원이다. 서울시는 조례로 정해 교통요금을 2년 단위로 인상하도록 해놓았다. 그리고 교통행정 담당자를 너무 자주 바꾸거나 때로는 전면적으로 교체해 행정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헛점도 있다. 시내버스 업체에서도 이 부분을 가장 어려워한다. 그래서 “공인회계사 등 외부 전문가를 상근 혹은 비상근으로 채용해 업무의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온다.행정기관의 갑질과 전횡이 늘 문제가 된다. 청도군이 발주한 남성현 감꽃권역단위 종합정비사업 시행과정에서 이동식화장실 설치와 관련해서 청도군의 석연찮은 행정이 문제를 만들고 있다. 경쟁입찰로 선정된 계약상대자를 군이 `시공능력 부족`이란 이유를 붙여 일방적으로 배제시키고,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은 것이다. 군청 담당자는 “여기는 관광지로 당초의 업체는 화장실을 멋지게 만들 수 없어 잘 할 수 있는 업체에 떼어준 것”이라 말했지만, 주민들은 “조립식 이동화장실이 무슨 특별한 기술과 모양이 필요한가. 그냥 하나 구입해서 갖다 놓으면 될 것이 아닌가. 특히 당초 화장실 예산은 7천만원인데, 수의계약한 금액은 1억3천만원으로 올렸다. 이게 합리적인 행정인가”라고 물었다.부실행정에 갑질행정까지 아직 우리나라의 행정은 미개발국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부분이 적지 않다. 중앙감사기관은 이런 부분에 대한 감시 감독을 더 철저히 해야 하겠다.

2015-05-15

지자체들의 해외진출 행보

이강덕 포항시장과 지역 기업인들의 동북아 포트세일은 상당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훈춘과 러시아 하산에 있는 자루비노항과 블라디보스토크는 포항항과 같이 태평양에 접해 있는 항구도시들이고, 환태평양시대에 거점도시의 꿈을 가지고 활발히 준비하고 있는 `공동운명체`들이다. `블라디보스토크`란 이름은 러시아어로 “동방을 정복하라”란 뜻이니, 일찌감치 동방진출의 꿈을 가졌던 도시이고, 자루비노항은 근래 들어 러시아 석탄과 석유, 가스를 한국과 일본에 팔 거점 무역항으로 부상되고 있다. 중국이 그동안 서해안에 있는 대련항을 주로 이용했지만, 태평양 진출을 위해 훈춘과 북한의 나진·선봉으로 차항출해(借港出海)하고 있다. 포항시 또한 유라시아철도의 출발점이고, 포스코의 원자재를 북방에서 조달하면 비용이 절감되므로, 3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다.이런 변화에 포항이 발빠르게 대응해야 할 것이고, 그 첫 과업이 영일만항 배후단지 조성을 서두르는 일이다. 인입철도를 놓고, 냉동냉장창고를 건립하고, 국제여객선 부두 조성이 급하다. 포항시장은 “영일만항-자루비노항-블라디보스토크항을 연결하는 크루즈·페리항로 개설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물류 뿐 아니라 문화·관광으로 교류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뜻이다. 항로가 열리면 인적·물적 교류가 빈번해지기 마련이다. 포항은 산업관광 자원이 있고, 울릉도와 독도라는 해양관광의 명소가 있으며, 유서 깊은 신라 고찰들도 있다.한·중·러 3국 사이에 북한이 끼어 있고, 핵무기 고집때문에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으나, 나진·선봉지역을 자유무역지구로 지금 개발하고 있으니, 정치문제를 떠나 경제와 문화 교류에는 협조적일 것이라 예상된다. 무기경쟁·체제경쟁 같은 소모전을 그만두고 발전적 교류 협력으로 나아가는 일은 “북한 최고 지도자의 마음 먹기”에 달렸다.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9월 중국 청두시에서 열릴 국제무형유산축제에 초청받았고, 화회별신굿놀이 공연단이 가게된다. 이 축제는 격년제로 18일간 열리는데, 학술대회, 전시, 공연행사가 벌어진다. 특히 중국 쓰촨성의 천극의 검보(가면), 무술 등이 공연되는데, 지난해 11월에 안동국제관광재단과 천극원이 워크숍을 열어 인연을 맺었다. 안동의 탈은 탈을 만드는 과정에서의 애절한 사랑이야기와 몇개의 마당으로 구성된 탈춤 공연은 `신과 인간의 교감` `서민의 한풀이와 해학`을 담아 스토리텔링이 풍성하다.경북도와 K-Water이 손잡고 물산업의 수출시장 개척에 나섰다. 지난번 세계물포럼의 성과를 가시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우리의 물관리 전문기술은 세계 최고라 할만하니, 자신감을 가지고 수출의 길에 나선 것이다. 지자체들의 국제적 행보에 충심으로 성원을 보낸다.

2015-05-15

한·중·러 3국의 경제협력

중국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훈춘시와 러시아 극동지역 블라디보스토크는 매우 특이한 지정학적 조건을 갖춘 곳이고, 한국과의 역사적 관련성도 매우 깊다. 이 두 도시는 이웃이지만 국경이 그어져 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와 북한 간 `국경개방도시`로 지정됐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이고 이웃이므로 그렇게 된 것이다. 그래서 철의 장막·죽의 장막이라는 냉전시대에는 한국과는 관계가 멀어졌다.훈춘시는 과거 고구려 땅이었다. 연변지역 깊숙이 고구려 영토가 뻗어 올라갈 시절에는 훈춘은 엄연한 우리땅이었지만, 조선 초기 영토가 압록강과 두만강으로 획정되면서 중국땅이 돼버렸고, 심지어 중국의 동북공정은 두 강을 넘어 내려오려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일제 강점기때 훈춘과 블라디보스토크는 한·중·러 국경이 맞닿은 지역이어서 조선인들이 많이 망명해 살았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공산혁명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가 되면서 우리 한족의 수난이 시작됐다.이 지역이 3국의 국경지역이 되면서 스탈린의 `한족 강제이주`가 단행됐다. “한족들은 나라도 없이 3국 사이에 끼어 간첩질로 연명한다”는 것이 스탈린의 생각이었고, 그는 곧바로 `중앙아시아로의 한족 강제이주`를 실시했으며, 그때 수많은 한국인들이 겨울 추위에 얼어죽었다. 찬바람 부는 허허벌판에 데려다 놓고 “알아서 살아가라”고 했던 것인데, 그래도 한족들은 그 동토에서 땅을 개간하고 장사를 해서 끈질기게 살아 남았다. 그런 아픈 역사를 가진 두 도시이다.이강덕 포항시장과 지역 기업인 일행이 이 지역을 방문하고 있다. 포항영일만항의 활성화를 위해 국제포트세일을 위한 행보이다. 이 시장은 그동안 국내 수출입 기업들을 열심히 찾아다니며 영일만항에 대한 설명을 해왔는데, 이번에 한국과 연관성이 깊은 두 도시를 찾아 교류협정을 맺을 생각이다. 특히 훈춘시는 포항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지 20년이 된다. 그동안 북한에 가로막혀 두 도시와의 교류가 어려웠으나, 최근 나진-하산 간의 철도가 보수되고, 러시아의 광물이 나선항을 거쳐 포항항에 들어온 것을 계기로 교류의 물꼬가 트였다. 이런 기회를 십분 활용하려는 것이 이번 이 시장의 중·러 방문이다.산업다각화를 모색하는 포항의 미래 성장동력은 역시 `환동해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는 일이다. 그러려면 중국과 러시아와 일본 등 동해안권 국가들과의 교류 협력은 필수적이다. 또 포항시의회와 훈춘시 인민대표자회의간 자매결연도 맺고, 포항영일고교와 훈춘 제2중학교 간의 교류협약도 맺어 미래세대까지 준비할 생각이다. 특히 우리나라 외교가 미·중·일에 밀린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포항시의 이번 행보는 한국 외교에 힘을 실어주는 일이 되기도 한다. 이강덕 시장이 큰 성과를 가져오기를 빌며 성원한다.

2015-05-14

사회봉사와 재능기부

대학생들에게 봉사활동을 체험하게 하고 학점을 주는 `사회봉사 과목`을 수강신청하는 대학생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3년도에 4년제 대학에 개설된 사회봉사 교과목이 811개였는데, 2014년도에 11% 증가한 900개로 집계됐다. 그 대표적인 대학이 대구 계명대인데, 김장나누기, 연탄배달, 영어무료교실 등 다양한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연세대, 부산대 등도 열심히 사회봉사과목을 개설하고 있다.최근 포항스틸러스는 그래피티 작가 김현조(33)씨와 함께 스틸야드 북문 광장 벽면에 스틸러스의 마스코트인 `포리와 토리`를 힙합전사로 변신시켰다. 포항 출신인 그는 스틸러스 선수들의 캐리커처를 그려 SNS에 게재하곤 했는데, 이번에 시멘트 벽면에 그래피티 아트를 적용했다. 스크래치 기법이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분무기로 분사해 그림을 그리는 기법이다.포항시 공무원가족자원봉사단 30여 명은 최근 남구 장기면 창지리에서 벽화그리기 재능기부를 했다. `사랑그리다`및 `한동대 해비타트`전문봉사단 60여명과 함께 산딸기, 야생화 등을 그렸으며, 마을 주민들도 참여했다. 포항시 박정숙 새마을민원과장은 “주말에도 쉬지 않고 봉사활동에 나서준 공무원 가족들에 감사드린다”며 “내가 가진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고 나눔의 기쁨을 함께 누리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했다.예천군종합자원봉사센터(이사장 하성호)는 최근 맞춤형 자원봉사프로그램으로 호명면 백송리 마을을 예천행복마을로 선정하고, “찾아라! 예천행복마을 2호점” 현판식을 가졌다. 지난해에는 하리면 동사리 은풍준시마을을 1호점으로 선정했다. 어버이날에 어르신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점심식사를 대접했으며, 이·미용봉사, 장수사진 찍어드리기, 벽화그리기, 수지침봉사, 방충망 수리 교체, 보건소를 연계한 건강검진, 독거어르신 가정 주거환경 개선사업 등 재능기부에 15개 단체 200여 명이 참여했다.청도군 금천면 임당2리는 최근 “찾아라! 청도행복마을 2호점”에 지정됐다. 지난해에는 청도읍 거연리가 1호점으로 지정됐다. 청도는 조선시대 양반고을이고 유교문화재와 고택 등이 많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고장이라 마을을 깨끗이 가꿀 필요가 있다. 이에 43개 단체 420여명은 이정표 설치, 담장 벽화그리기, 대문도색, 문패교체, 꽃길조성, 전기배선 점검 등으로 임당1리를 `행복마을`로 꾸몄다. 봉사단원들은 각자가 가진 재능을 기부했는데, 수지침, 뜸, 이·미용, 이동세탁 등의 봉사를 했다.이런 봉사활동은 `제2의 새마을운동`이라 할 수 있다. 지난날의 새마을운동은 빈곤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었다면, 지금의 것은 `행복한 마을 만들기`이다. 재능을 사회를 위해 기부하는 이런 운동이 더 확산됐으면 한다.

2015-05-14

무슬림 관광객 유치 전략

무슬림 관광시장은 2018년 1조6260억달러 규모로 전망된다. 춘천시 남이섬을 찾는 무슬림 관광객은 지난해 20만명인데 해마다 20%씩 늘어난다. 이슬람권은 2세 출산율이 3.1명이고, 오일달러에 힘입어 경제성장 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한다. 여기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이다.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킬 조짐인데, 그때 중동 여러 국가들의 한국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매우 호의적이었다. 경북도와 경북관광공사는 최근 두바이에서 열린 관광박람회에 참석해 무슬림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경북의 봄꽃과 가을 단풍 명소를 소개하고, 음식만들기와 전통문화 등 경북의 매력을 선보였다. 무슬림 관광객은 중국 유커 다음으로 관광시장의 큰손인데, 오일달러를 가진 그들은 다른 문화권 관광객에 비해 체류기간과 소비력이 2배 이상이다.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이 각 나라들 마다 치열한데, 서양과는 종교적 갈등을 겪지만 동양과는 그런 악감정이 없고, 음식문화도 동양식이 더 매력적이다.경북도는 무슬림들을 위해 기도실을 설치하고, `할랄식당`을 확충하고 있다. 하루에 5번씩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 그들은 생활 자체가 기도로 채워져 있으며, `허용된 음식`만 먹는 이슬람권 음식문화에 맞춘 식당이 절대 필요하다. 그들은 `예의바른 사람`을 좋아하는데, 예의바른 사람이란 바로 이슬람문화를 알아서 잘 지키는 사람을 말한다. 음식문화와 생활문화를 무슬림의 관습에 맞게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의를 매우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 그들은 한번 호감을 가지면 그것이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대신 한번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것 또한 오래 간다.말을 할때 목소리를 크게 내는 사람은 예의 없는 사람, 좋다는 뜻으로 손가락을 동그랗게 만드는 것을 그들은 `악마의 눈`으로 해석하고, 다리를 꼬고 앉는 것은 “당신을 걷어차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남의 아내에 대해 안부를 물어보는 것도 실례이며, 남자가 수염을 깎거나, 여자가 남자에게 명령을 내리거나, 여자가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도 이슬람권에서는 금지된 행동이다. 남자도 허벅지를 남에게 내보이는 것은 실례이므로 공중목욕탕에 가는 것은 금물이다. 이런 이슬람의 관습과 문화를 배워서 실천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비판하지 않는 것이 관광객 유치의 첫걸음이다.무슬림 관광객 유치에 먼저 나선 곳이 강원도 춘천시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할랄타운`을 조성하고, 2017 세계이슬람경제포럼을 평창에 유치할 계획이다. 경북도와 강원도가 무슬림 유치에서 과당경쟁을 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꼬시레기 제 살 뜯어먹기`를 하지 않을 방법을 찾는 협의회를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2015-05-13

현장행정과 생활불편문제

요즘의 행정화두는 “현장에 답이 있다”이다. 그래서 자치단체장들 마다 현장 출동에 열심이다. 경주시장은 농업현장을, 포항시장은 폐철도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 가야 해결방안이 나온다. “별 문제 없습니다”가 주를 이루는 부하직원들의 보고만 믿었다가 낭패보는 일이 적지 않다. 공무원들은 대체로 골치아픈 일은 피하려 하고, 문제 만들기를 싫어하기 때문이다.포항시 북구 동빈동의 폐주유소를 철거하고 10층 규모의 공동주택 28세대와 오피스텔 9호를 지을 공사현장에 기름냄새가 진동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다. 기름탱크를 철거하는 작업이 진행중인데, 악취가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 또 뻘로 이뤄진 토질 특성상 땅파기공사가 벌어질 때 인근 건물에 금이 가는 일도 잦다. 이런 문제점에 대한 사전 조치 없이 건축을 허가했다.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데, 생활불편이 이렇게 심한데 왜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 폐주유소 부지에 주택을 지었을 때 악취가 계속될 여지는 없는 것인지 그것도 염려된다. 현장행정 차원에서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일이다.적극행정으로 문제를 해결한 자치단체도 있다. 의성읍 중리리 돈사의 악취는 20여년간 의성군의 골치거리였다. 군청소재지인 이곳에는 종합운동장, 체육관, 문화회관, 컬링장, 청소년센터, 수영장, 헬스장, 게이트볼장, 둔덕산 등산로 등이 있다. 최근 김주수 군수는 전문가와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를 가졌고, 줄곧 객석에 앉아 경청하고 설득한 결과 돈사 주인들의 양보를 이끌어냈다. 군수의 열정과 진심이 주민들을 감동시킨 것이었다.최근 경주에서 형산강프로젝트에 관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는데, 여기서도 현장행정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형산강프로젝트`는 너무 광범한 계획이고,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일이며, 토목공사 중심의 프로젝트라는 점이 지적되었다. 형산강에는 엄청난 역사적 사실이 얽혀 있는 `역사문화의 강`인데, 형산강프로젝트에는 이 점이 간과되었다. 월성 남쪽의 `벌지지`, 서천의 `귀신다리`, 금장대와 석장사, 유금마을의 유금이전설, 부조장과 예천 삼강나루까지 연결되던 기계천, 보부상의 유적과 경순왕, 신라 38대 원성왕과 북천의 홍수 등 역사문화와 스토리텔링이 빠진 형산강프로젝트는 “형산강의 의미를 반감시킨다”는 여론에 부딪혔다.특히 최석규 교수가 지적한 바와 같이 `유지수`조차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장대 수상테마공원은 탁상공론이 될 가능성도 있다. 상류쪽에서 물을 가두는 바람에 하류로 내려갈 유지수가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형산강 하구의 악취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하수처리시설이 부족하거나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것, 준설이 되지 않아 수상스포츠를 하기 어려운 일 등이 우선 해결돼야 할 문제다.

2015-05-13

일본의 부끄러운 유산

한국과 일본은 각각 2개씩의 역사유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려 한다. 일본의 것은 부끄러운 과거를 정당화하려 하는 것이고, 한국은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것이다. 한국은 백제시대를 대표하는 공주·부여·익산의 유산 8곳을 묶은 백제역사유적지구와 1907년 대구에서 일어나 전국으로 확산된 국채보상운동 등 2가지인데, 이것은 우리가 세계에 자랑할만한 `유적`과 `기록`인 반면, 일본의 것은 부끄러운 유적과 기록이다. 바로 명치유신 시대에 한국인 5만7900명을 강제동원해 94명이 죽고 5명이 실종된 탄광 등 7개 시설을 일본 산업혁명 유산으로 인정받으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살특공대`이다. 태평양전쟁 당시 젊은 전투기 조종사들을 자살로 몰아넣은 그 기록물들을 등재하려는 것이다. 아베정부는 감추고 싶은 일을 자랑스러운 일로 둔갑시키려 한다. 일본의 뻔뻔스러움은 이미 독도주장에서 드러났지만 그 정도가 갈수록 심해진다.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은 일본으로서는 자랑스러울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치욕과 아픔의 역사이다. 우리 근로자들이 꼬임에 빠지거나 강제동원돼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는 혹독한 강제노동으로 6만명에 가까운 인명이 희생된 치욕의 역사이다. 이런 시설이 세계역사유적에 등재되면, 일본은 장차 종군 위안부 성노예 기록도 세계유산에 등재하려고 덤빌 지 모른다.일본은 역사적으로 정당하지 못한 일도 `돈`으로 뒤집으려 한다. 그들은 21개 회원국 중 아시아 국가인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에 2012년 가장 많은 공적개발원조 금액을 지원했다. 자살특공대는 `애국적 역사기록`으로 일본은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강변하고 있지만, 실제 자살에 내몰린 젊은이들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이미 패색이 짙은 전쟁에서 누가 목숨을 버릴 것인가. 최후의 발악임을 젊은이들도 잘 알기 때문에 그들은 자살 순간 `천황 만세`를 외친 것이 아니라 `어머니!`를 불렀던 것이다. 이런 비인도적 역사기록을 세계에 자랑하려는 일본정부의 태도는 역사왜곡일 뿐이다.우리는 당연히 이를 반대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4월 남미 콜롬비아, 페루 등 세계유산위위원회 회원국들을 순방하며 등록반대 이유를 설명했고, 나경원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은 최근 일본의 움직임에 반대하는 친필 서한을 회원국들에 보냈다. 그러나 돈으로 해결하려는 일본에 대응하기에는 `논리와 외교력`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한편 우리가 시도하는 백제유산지구의 시설과 대구 국채보상운동 기록물들은 무난히 등재될 전망이다. 누가 봐도 자랑스럽고 누구도 반대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의 강제징용시설과 비인도적 자살특공대는 동남아지역 국가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역사앞에 지은 죄`에는 시효가 없다.

2015-05-12

`입양의 날`을 보내며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혼인·이혼 현황`에 따르면, 혼인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전국적으로 전년 대비 평균 5.4% 줄었고, 대구 경북의 경우 평균치보다 훨씬 많이 감소했다. 대구는 7.7%, 경북은 8.0%나 떨어져 부산의 8.7%에 이어 전국 2, 3위였다. 또 초혼 연령도 계속 늦춰졌는데, 남자는 32.1세, 여자는 29.8세로 노총각 노처녀가 늘고 있다. 예전 대가족시대에는 증조부모와 조부모들이 “빨리 손주 보고 싶다”해서 조혼이 많았으나 지금의 핵가족시대에는 그런 분위기도 사라졌다.근래들어 `3포 청년`들이 늘어난다. 취업포기·결혼포기·사회진출포기가 3포라는 것이고, 부모 밑에 그냥 더부살이하는 `캥거루 자식`이 늘어난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너무 커서 눈높이에 맞는 직장을 구할 수 없으니 취업포기가 잇따르고, 직장이 없으니 결혼도 포기해야 하고, 결국 `사회적 역할`도 포기하는 것이다.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스팩도 남 못지 않게 쌓았는데, 어찌 중소기업에 갈 수 있겠나”하는 생각 때문에 발목이 잡힌 청년들도 적지 않다.결혼을 포기하는 이유 중에는 `가족`보다 `개인의 안위`를 더 생각하는 것도 있다. `가정을 이루는 일`을 예전에는 `의무`로 알고, `대를 잇는 것`을 인륜지대사로 알던 시대는 지나갔다. 전에는 `남편에 의지해 사는 일`을 당연하게 여겼지만, 지금은 자립능력 있는 이른바 `골드미스`가 많은 시대여서 여성들도 결혼에 적극적이지 않다. 이런 저런 이유로 혼인인구가 줄고, 늦은 결혼이 일반화되면서, 발생하는 문제가 `인구감소`이다. 인구감소는 일종의 재앙이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도 있다. 노령인구는 늘어나는데, 이를 부양해야 할 인구는 줄어드니 재앙이 아닐 수 없다.`고려장`을 고려해야 할 지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인구감소를 중화시킬 방법이 있는데, 해외입양을 줄이고, 이주여성을 더 많이 불러들이는 일이 그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입양의 날`에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국내 입양은 줄고 해외입양은 늘고 있는 추세라 한다. 인구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해외입양을 줄이고 국내입양을 늘려야`한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로 나간다. 이것은 우리 고유의 핏줄의식 탓이다. 그리고 입양가정에 대한 정부보조금이 너무 인색한 것도 한 원인이다. 그래서 한해에 수백명이 해외로 입양되는데, 인구문제가 심각한 한국적 현실에서는 여간 아까운 노릇이 아니다.우리나라의 주택문제도 결혼포기자를 늘리는 원인이다. 집마련이 결혼의 전제조건이 되고 있기때문이다. 내집마련에 10년 가량 걸린다는 통계도 있는데, 신혼부부의 내집마련에 정부가 실질적 도움을 주어야 한다. 까다로운 조건을 붙인 `무늬만의 지원`으로는 실효성이 없다.

2015-05-12

건강과민증도 문제다

이엽우피소와 백하수오는 외견상 별 차이가 없어보인다. 뿌리 자체는 다소 차이가 나지만 가루로 만들면 구분이 안 된다. 두가지가 혼합된 가짜 백수오를 만들어 팔다가 적발됐다. 백수오는 하수오(何首烏) 중에서도 성능이 뛰어나다는 등의 선전으로 고객을 끌어모았다. 하수오는 머리를 검게한다고 알려진 한약재인데, 수십년 묵은 것은 산삼 이상이라면서, 인공재배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은 현대 한국인의 건강염려증 혹은 건강과민증에 편승한 상인들의 선전공세가 먹혀들어간 현상이다.하수오의 수요가 급증하자 모양이 비슷한 이엽우피소가 섞여 들어간 것이 문제가 됐다. 우리나라 식약처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서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면서 소비자원과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나 중국의 자료에 따르면, 이엽우피소는 쥐와 참새를 독살할 수 있는 유독식물로 `식물도감`에 규정해놓고 있으며, 중국내 논문 다수가 동물실험을 통해 이엽우피소가 독성물질임을 증명하고 있다면서 한의사협회는 “식약처는 안전하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독성 정보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한약재에 관한 한 중국은 오랜 역사를 가진 `한약재 선진국`이다. 그런 나라의 논문 다수가 이엽우피소를 유해한 식물로 규정해놓고 있는데, 우리나라 식약처는 무슨 근거로 무해하다 하는지 그 이유를 밝혀야 한다. 모양이 비슷하다 해서 성분도 비슷하다고 할 수는 없다. 비슷하게 생겼지만 독성 있는 식물은 많다. 독초를 나물로 오인하고 먹었다가 중독을 일으킨 사례들이 봄철에 많이 일어나는 것도 그때문이다.유해하든 무해하든지 간에 가짜백수오를 판 상인들은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인데, 홈쇼핑 6개사는 환불에 `조건`을 내걸며 미적거린다. 포장을 뜯지 않은 것만 환불하겠다는 것이다. 2천700억원 어치나 팔았으니 그것을 환불하면 업체가 그냥 망하는 지경이라 환불하겠다고 말을 못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것은 비겁한 상혼이다. 그동안 가짜를 팔아서 국민을 속인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배짱이다.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을 준비중이라 하는데, 국회까지 나서기 전에 해결하는 것이 현명하다.이 기회에 국민의 `건강과민증`도 반성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엄청 늘어났다. 의약품과 기술이 발전되고, 의료보험제도가 잘 갖춰졌고, 음식문화도 많이 발달해서 영양 과잉이 문제가 될 정도이다. 그런데도 건강식품이라 하면 그 선전에 귀가 솔깃해진다. `건강염려증`이라는 병도 있는데, 없는 병도 스스로 만들어서 약과 건강식품을 광적으로 찾아 먹는 사람도 많다. 선전매체를 통해 호들갑스럽게 건강식품을 홍보하는 것도 `환자를 만드는 일`이다. 상인들의 `환자 만들기`와 `건강과민증 조장하기`에 소비자들이 맥없이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2015-05-11

가족이 어찌 이 지경까지…

부모를 해치는 존속범죄가 해마다 증가한다. 존속 살해, 존속 상해, 존속 폭행이 2012년 982건에서 지난해 1천119건으로 늘었다. 우리나라의 효(孝)문화는 서양에서 부러워하는 전통이다. 중국에서는 최근 `효도법`을 제정해서 효도를 법으로 규정했다. 불효자는 시험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대학에 입학시키지 않고, 자식은 매달 일정 금액을 부모 부양비로 지급하라는 것 등이다. 조선시대에는 `불효죄`를 엄히 처벌했다. 이같은 효문화는 인성(人性)에 바로 갖춰진 인간사회를 만들어가는 기본 조건이었다. 그런데 그런 전통이 점점 망실돼간다. 30대 아들과 딸이 어머니와 공모해서 아버지를 살해하고 재산을 뺏으려 한 사건이 경남 사천에서 발생해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가장을 죽이려 한 죄는 전통사회에서는 극형이었다. 비록 미수에 그쳤다 해도 `가장 살해를 시도한 죄`만으로도 `인륜을 파괴한 행위`여서 결코 용납되지 않았다. 이들 가족들은 전기충격기로 아버지(68)를 넘어뜨리고, 가스분사기를 얼굴에 분사하고, 각목과 철근으로 마구 때려 거의 죽음에 이르게 했는데, 그나마 어머니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만류함으로써 중상에 그쳤다고 한다.어린 자식을 학대해서 죽인 사건이 지난해에는 몇 건 있었고,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무자비하게 폭행한 동영상이 TV에 공개되어서 충격을 준 일은 있었지만, 온 가족이 공모해서 가장을 살해하려 한 사건은 드물다. 서울 노원구에서는 알코올 중독에 걸린 50대 아버지가 술만 마시면 아들과 딸을 죽이겠다고 폭행하다가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그는 이혼 상태이고, 알코올성 치매가 있어서 술취한 상태헤서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런 일은 `가정의 문제`로 방치할 수 없고, 정부가 `사회의 안녕`을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최근에는 10살 짜리 초등학생이 동시집을 냈는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참혹한 글을 실었다.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이렇게/엄마를 씹어 먹어/삶아 먹고 구워 먹어/눈깔을 파먹어/…”이런 글보다 더 끔찍한 삽화도 곁들여 있다. 피흘리며 죽어 있는 시체 옆에서 한 소녀가 심장을 먹고 있는데, 입은 피투성이가 돼 있다. 글은 철 없는 아이가 썼다 해도 삽화는 어른이 그렸을 것이다. 성인(成人)이 어찌 이런 일에 부화뇌동할 수 있는지, 우리 사회가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됐는지, 참으로 억장이 무너진다.출판사는 책들을 전량 회수한다지만, 회수만으로 끝낼 일은 아니다. 이런 출판사는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 그리고 차제에 부모들도 각성해야 한다. 자신의 만족감을 위해 자식을 혹독한 사교육에 내모는 부모가 자식을 이 모양으로 만들었다는 반성을 해야 한다. `억지로 만들어진 인재`가 문제를 만들기 때문이다.

2015-05-11

그린벨트 완화, 지역경제 청신호

박근혜 대통령의 규제 개혁 의지는 매우 강력하다. 5대 경제활성화법이 국회에서 발목 잡혀 있으니, 규제 완화에 더 힘을 쏟을 수밖에 없겠다. 대통령은 지난해 1차, 2차 회의를 했고, 이번달 6일에 3차 회의를 열었다. 남미 순방 강행으로 얻은 감기 몸살이 아직 덜 회복된 상태였지만,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우리가 규제에 묶여 있는 동안 다른 경쟁국들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경제회복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과감히 개혁해나가야 한다” “그동안의 노력에도 국민이 느끼는 체감도는 높지 않다.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겠다” “현장 중심, 수요자 맞춤형 규제 개혁, 규제품질 선진화, 규제 집행 공무원의 근본적 변화, 중소기업에 부담 지우는 인증제도의 과감한 개혁, 글로벌 스텐더드에 따른 규제 설정 등 5대 과제가 있다” “기업활동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공무원의 소극적 자세라 하는데, 공무원의 태도가 변해야 한다”이번 3차 규제 개혁 회의에서 나온 외국인 투자 활성화, 무인자동차 지원, 인터넷 금융 지원 등이 있으나, 그중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이 그린벨트 완화이다. 그린벨트가 처음 설치된 것은 1971년 박정희 대통령 때였다. 그때는 민둥산이 대부분이었고, 산림녹화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대통령은 `도시 과밀 방지, 도시주변 환경보전, 레크리에이션 용지 확보, 대기오염 예방, 상수도 보호, 국가안보 등을 목적으로 처음 서울 주변을 그린벨트로 지정했고, 그 후 부산, 대구, 광주 등지로 확대됐고, 1977년 마지막으로 전남 여수시가 지정되었으며, 그 면적은 국토의 5.4%에 달하는 방대한 면적이었다.이 땅들은 대부분 사유지여서 지주들의 불만이 많았고, 박 대통령 사후 대선 공약으로 `그린벨트 완화`가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실제 조금씩 풀리기도 했는데, 그동안 우리의 산들은 놀라울 정도로 녹화가 진행돼 지금은 `나무를 주체할 수 없을 정도`까지 됐고, 그린벨트를 엄격히 지킬 필요가 없게 됐다.이번 3차 규제개혁 회의에서 `30만㎡ 이하의 소규모 그린벨트 해제권과 사업권을 시도지사에 주고, 그린벨트 내 편의시설과 공장 등을 허용하게 됐다. 국토부는 “그린벨트의 환경등급이 3~5등급으로 보전가치가 낮은 소규모 그린벨트는 해제권을 지자체에 넘긴다”고 했는데, 이는 처음 있는 일이고 혁명적이라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행정절차가 많이 생략돼 사업기간이 짧아져 금융비용이 절약되고, 농어촌 체험·휴양마을 조성과 숙박 음식, 지역특산물 판매 등이 가능해져 주민소득이 증대된다.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있는 대구시는 부지확보가 확실해졌다. 이번 조치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청신호임이 분명하다.

2015-05-08

北은 현실을 직시하기를

국제정치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미국은 오래 대척관계에 있던 쿠바와 손을 잡았고, 하와이 미군 기지를 선전포고 없이 기습공격해 태평양전쟁을 촉발시킨 일본과도 어깨동무를 한다. 급성장하는 중국이 G2체제를 형성함에 따른 대응전략이다. 국제정치에는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는 법이어서 `과거의 적`과도 손을 맞잡는다. 이같은 분위기는 남북 교류의 물꼬를 틀 좋은 기회다. 미·중·일·러 관계에서 한국과 북한이 소외되고 있다. “외교부는 뭣하고 있었냐”는 질책의 소리가 나온다. 북한도 러시아에 간다고 했다가 돌연 취소함으로써 국제적 고립을 자초했다. 남북 공히 `친구가 그리운` 현실이다.남북의 정상이 신년담화 마다 `유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천이 따르지 못했다. 5·24조치를 두고도 남북이 의견을 달리하고, `드레스덴 선언`에 대해서도 북은 냉정한 반응이었고, DMZ평화공원 조성사업에 대해서도 북은 이렇다 할 응답이 없으면서, 국제여성운동가들이 추진 중인 `DMZ 도보횡단`행사와 관련된 통지문을 보내왔다. 24일 여성운동가들이 북측에서 판문점을 통과해 남측에 오겠다는 것이다. 북의 속셈이 무엇인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DMZ를 통해 남북교류의 물꼬를 틔우겠다는 순수한 의도였으면 좋겠다.정부는 최근 “6·15 15주년과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남북 민간과 자치단체 간 문화·학술·체육 행사를 여는 일을 승인한다”고 했고, 민간단체가 신청한 15t 비료 대북 지원을 승인했고, 지방자치단체의 남북 사회·문화 교류를 허용하면서 유화를 위한 `응수타진`을 했다. 드레스덴 선언때 처럼 입에 담기 어려운 악담으로 대응할 지, 내민 손을 잡을 지 아직 응답이 없지만, 북한이 국제적 현실을 바로 본다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통일부는 `제2차 남북관계 발전 기본계획`의 2015년도 시행계획을 내놓았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남북 공동 씨름대회, 통일 축구 등 체육부문과 문화·예술인 공동행사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공개주의`가 원칙이지만 북은 `비밀주의`가 원칙이므로,`물밑 접촉`이라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북한 주민들에게 충분히 `생색`을 낼 기회를 갖기 위함이다. 따라서 모든 남북교류는 사전에 비밀리에 응수타진부터 하고 물밑접촉으로 충분히 논의한 후에 그 결과를 발표하는 것이 남북 협상의 정석(定石)이다.경북도는 올 하반기에 있을 `실크로드 경주 2015`와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에 북한을 초청할 예정이다. 이 일은 이희호 여사의 방북과 연계해 추진하게 된다. 경북도는 그동안 `문화통로·물류통로·경제통로`등 3통정책을 추진해왔고, 이번에 그 실천적 계획을 드러냈다. 북측이 국제적 현실과 국익을 직시한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2015-05-08

시내버스 보조금의 투명성

어느 도시든 시내버스는 늘 문제점을 갖고 있다. `서민의 발`이므로 운행에 차질이 없어야 하는데, 실제 경영에서는 적자가 쌓이니 “경제논리로는 풀 수 없는 것이 시내버스”다. 여기서 나온 대안이 `적자 보전`이었다. 시민의 세금으로 버스회사의 적자를 메워주면서 운행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제도다. 보조금 지급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 `준공영제`이다. 과거 한때 `시영버스`란 것이 있었는데, 시청에서 직접 시내버스를 운영했었다. 이는 대부분 대도시에서 했던 것인데, 그 후 `준(準)`자를 붙여 `경영`은 민간회사가 하고, 재정은 행정기관이 책임지는 준공영제로, 결국 “민간회사로서는 땅 짚고 헤엄치기”였다. 그런데 문제는 `경영의 투명성`이었다. 버스회사에서 “이만큼 적자가 났다”하면 행정기관은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고 지원금을 주었다. 시청은 “규약대로 했으니 책임없다”고 하겠지만, 세금을 내는 시민의 입장에서는 늘 찜찜할 수밖에 없다. “큰 부담 없이 시내버스를 탈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시민세금으로 버스회사의 배를 너무 불리는 것은 아닌가”하는 문제제기는 오래전부터 있어왔고, 근래에 들어 세무회계법인이 용역을 받아 그 실상을 검증하게 되었다.포항의 시내버스에 대한 검증이 있었다.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세무회계사무소가 시내버스회사의 경영실태를 검사한 것이고, 시의 보조금이 적정하게 지급됐는지, 버스회사는 손실액을 적정하게 계상했는지 등을 조사한 것인데, 시민들의 우려대로 “적정하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손실보상금이 실제보다 부풀려 산정됐고, 보상금이 과다 책정됐다는 것이다. 10여년전에 폐지된 버스회수권도 판매대금을 지급받고도 손실인 것처럼 회계처리했고, 새 버스 도입시 대당 40%의 보조금을 받고도 대부분 구매자금을 할부금융으로 충당하고 그 이자를 버스에 대한 감가상각비로 처리해 보조금을 받았으며, 퇴직금도 제대로 적립하지 않고 있었다.대구시는 여러개의 버스회사가 준공영제로 운영하고 있으나, 포항은 한 개 회사가 보조금을 받고 있어서 양 도시 간 단순비교를 할 수 없지만, 대구시의 해결방안이 포항에도 참고가 될 수는 있을 것이다. 대구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 지원조례`를 개정해서 표준운송원가 재산정 절차를 규정하고, 운수사업체 관리·감독 강화 및 감사 규정을 명문화할 방침이다. 시민혈세가 나가지만 그동안 제대로 된 감사 한번 없었다는 점이 문제를 키웠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시내버스 경영의 투명화와 지원기준 및 사후 관리의 엄격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포항시도 대구의 사례를 참고해서 주먹구구식 표준원가 산출 방식을 개선하고, 객관성이 담보되는 회계법인에 의뢰한 검사를 2, 3년 마다 한번씩 실시해서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2015-05-07

학대받는 어린이 없도록

박근혜 대통령은 어린이날을 맞아 낙도 초등학생 등 17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 “나라의 희망이자 부모님들의 꿈은 어린이들이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고 했다. 또 전국 13개 시·도, 76개 시·군·구에 영상메시지를 보내 “여러분이 모두 좋아하는 과목을 찾아서 열심히 공부하고 친구들과 함께 신나게 뛰어놀며 각자의 꿈과 끼를 마음껏 키워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계절의 여왕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입양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석가탄신일 등이 5월에 몰려 있어서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가 잠시 숨을 돌린다. 특히 황금연휴가 2번 있어서 여행상품과 숙박업소 예약은 일찌감치 만료됐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도 야유회와 체육대회 등으로 관련 제품이 호황을 보이고, 어린이용 완구, 부모님을 위한 건강제품 등이 많이 나간다.경북도는 가정의 달을 더 의미 있게 만들고 있다. 4대가 한 집에 사는 대가족 공직자에게는 특별승진의 은전을 주고, 4명 이상의 다자녀 가정 직원들을 표창하기로 했다. 현재 경북도에는 4대 대가족 공직자는 3명, 3대 가정은 126명이며, 4명 이상 다자녀 공무원은 12명, 3자녀 공직자는 203명이다. 경북도는 그동안 `할배 할매의 날`을 제정하고 `밥상머리 교육`등으로 가정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번에 또 대가족·다자녀 공직자들에게 인사상의 인센티브를 준다.상주시는 `희망·화합 가정`을 선발해 표창하는데, 올해 가정의 달에는 두 명의 가장을 선발했다. 낙동면의 김학용씨의 아들 김성기 부부는 5자녀를 두었고, 3대가 함께 살며, 주변의 어려운 이웃도 보살피며, 독거노인과 장애인 가정 등에 쌀 등 생필품을 후원해왔다. 또 내서면의 배명열씨는 4대가 함께 살며 화목한 가정을 이뤄왔고, 매년 어버이날에는 경로당에 생필품을 전달하는 등 봉사활동을 해왔다.이런 모범가정이 있가 하면 또 한편 어린이들이 학대받는 가정도 있다. 중앙아동보호기관이 최근 5년간 아동학대 현황을 조사한 통계를 보면, 가정내에서 발생한 건수가 8천329건인데, 이는 보육·복지시설의 200~300여 건보다 40배 가량 많다. 또 가해자는 친부모가 7천483건인데, 시설 종사자에 의한 학대 400여건보다 20배 가량 많다. 가정과 부모에 의해 학대받는 어린이가 시설 종사자들에 의한 학대보다 엄청나게 많다. 아동학대는 `문제아`를 만들어내는 원인이다. 그러므로 “문제아동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 부모가 있는 것”이다. 이것은 가정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적 문제다. 선진 외국처럼 고발·신고가 활성화돼야 하겠고, 문제부모와 격리시켜 어린이를 건전·건강하게 키우는 시설을 늘려야 하겠다.

2015-05-07

어떻게 극일(克日)할 것인가

일본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진다. 엔저현상은 한국의 수출에 치명상을 안긴다. 박리다매로 나가겠다는 것이니, 수입상들이 일본에 몰리고 한국을 외면한다. 올 1분기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나 줄어든 것도 엔저쇼크 탓이다. 우리나라 올해 성장률을 2%대로 끌어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자동차, 선박, 석유화학, 관광 등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일본 정부가 무제한으로 돈을 찍어내 엔화가치를 떨어뜨린 결과이다. 일본은 한국과 중국에 내내 `가깝고도 먼 이웃`이고, 재앙의 근원이다.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최근 사석에서 “연간 5%씩 10년만 경제성장을 해보면 소원이 없겠다”고 했다. 그것이 극일의 길이다. 지난해 우리의 1인당 GDP는 2만8천730달러다. 10년간 5%씩 성장하면 4만6천달러가 넘는다. 0% 성장에 가까운 일본의 3만7천540달러를 추월하는 데는 6년이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국력이란 경제력을 의미한다. 일단 경제력에서 극일을 하고 나면 외교력도 커져서 `일본이 스스로 과거사 반성 사죄`를 할 것이다. 지금 아베정부가 국제적 회유 압박에 뻣뻣하게 맞서는 것은 주변국들을 무시하기 때문이다.우리의 경제력을 신장시킬 방법은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다. 규제를 획기적으로 개혁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공적연금을 개혁하는 것이다.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규제와 정·경 유착에 의한 부패를 척결하고, 국민세금을 좀먹는 공적연금을 끌어내리면, 연간 5% 성장은 가능할 것인데, 우리의 경제성장을 방해하는 세력이 있으니 이것이 문제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박정희시대의 비상조치가 그래서 필요했구나”하는 소리가 튀어나온다. 회남자(淮南子)에 “못에 노는 고기를 보고 군침 삼킬 것이 아니라, 돌아가 그물을 짜는 것이 낫다”고 했는데, 그 그물에 구멍을 내는 세력이 있으니 경제성장이 늘 발목 잡힌다.국내·외적 방해를 피하면서 연간 5%씩의 성장을 이룰 방법은 없는 것인가. 환율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우리도 대규모 통화정책으로 맞불을 놔야 한다. 금리 인하를 비롯해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이완구 부메랑`에 주춤할 것이 아니라 부정부패 척결에 강력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무늬만의 공적연금 개혁`으로 국민을 속일 것이 아니라 제대로 `개혁`을 해야 한다. 규제개혁은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나라가 힘 없으면 굴욕이 닥친다는 것을 우리는 뼈저리게 경험했다. 미국이 일본과 손을 잡고 중국에 대응하고 있는데, 한국은 소외되고 있다는 소리가 나온다. 미국은 일본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는 길을 열려한다. 그렇게 되면 일본의 독도야욕은 날개를 달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극일의 길을 질주하지 않을 수 없다.

2015-05-06

탄생100돌 맞는 文人들

1915년에 한국 천재 문인들이 대거 태어났다. 서정주, 황순원, 박목월을 비롯, 아동문학가 강소천, 여류소설가 임옥인과 임순득, 극작가 함세덕, 문학평론가 곽종원 등이다. 이들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문학제가 앞으로 6개월 간 벌어지는데,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가 함께 개최한다. 문학제는 대중적 행사와 전문적 행사로 나뉜다. `서정주 탄생100주년 기념 시잔치`와 양평 황순원문학촌에서 열리는 `황순원 문학 그림전`과 연희문학창작촌에서 열리는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다`는 일반인을 위한 대중적 행사이고, 학술심포지엄 `단절과 극복의 언어`는 전문인을 위한 것이다. 이숭원 기획위원장은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는 문학인들은 20대에 등단해서 30세에 해방을 맞아 그 감격을 작품에 쏟다 한국전쟁을 겪은 분들이다. 자랑스러운 문학자산이지만 극복 대상도 되는 분들”이라고 했다.한일 강제합방이라는 굴욕의 시대에 태어나 압제 36년을 고스란히 겪어내고, 해방을 맞았으나 5년후 6·25동란을 맞아 피난살이와 보릿고개의 가난을 살아내면서, 역사의 고비 고비 마다 이를 작품화하는 `문학의 자산`을 남겼다. 그래서 “문학인들이 그 시대에 태어난 것이 아니라, 그 시대상황이 문학인들을 대거 생산해냈다”고 말하는 것이 온당하다. 그런 질곡의 역사 없이 평화시대를 살았더라면, 문학인들이 대거 만들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경주는 동리와 목월이라는 한국문학의 두 거봉이 탄생한 곳이다. 동리목월기념관이 서고, 지난해까지 9년간 동리목월음악회가 열렸다. 그런데 올해는 목월과 동리음악회를 분리한다. 동리는 1915년생이 아니고, 1913년 11월에 태어났으니, 따로 행사를 열기로 한 것이다. 목월은 `얼룩송아지` `뻐꾸기` 등 아동문학으로 시작해서 박두진·조지훈 등과 함께 `청록파`를 결성했다. 그는 국민정서를 가장 잘 표현해내는 시인이었고, “북에는 소월, 남에는 목월”이라는 찬사를 들었다.지난달 29일 경주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목월음악회는 경주시가 주최하고,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와 학교법인 계성학원이 주관했다. 목월이 대구 계성중학교(5년제) 출신이기 때문이다. 음악회에서는 목월의 시작품에 곡을 붙인 성악곡이 국내 유수한 성악가들에 의해 불리어졌다. 동리음악회는 11월에 열리는데, 그래서 `봄에는 목월음악회, 가을에는 동리음악회`가 개최된다.올해가 한국 천재 문인들이 대거 태어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라는 사실을 잊지말고, 올해를 한국문학 부흥의 해로 삼았으면 한다. 인쇄문화가 쇠퇴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시대상황이라 하더라도, 그래도 `문학의 힘`이 위대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 문학자산을 닦고 빛을 내 선양하는 일을 게을리해서 안 되겠다.

201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