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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숙련된 간호사 응급약물 투여 심폐소생술도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8일부터는 간호사들도 응급환자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을 하고, 응급 약물을 투여할수 있게 된다.보건복지부는 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 지침’을 공개했다.전공의들의 집단 이탈이 시작되자 정부는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의사 업무 일부를 합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시범사업을 지난달 27일부터 실시했다.시범사업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장은 간호사의 숙련도와 자격 등에 따라 업무범위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다.복지부는 시행 초기 의료 현장에서 업무범위를 명확하게 해주고, 법적 보호를 재확인해달라는 요청이 많아 보완 지침을 마련했다.이번 보완 지침은 간호사에게 위임할 수 없는 업무 등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특히 간호사를 숙련도와 자격에 따라 ‘전문간호사·전담간호사·일반간호사’로 구분해 업무범위를 설정하고, 의료기관의 교육·훈련 의무를 명시했다.전문간호사는 추가로 자격시험을 따로 통과한 간호사를, 전담간호사(가칭)는 흔히 말하는 ‘진료보조(PA) 간호사’를 뜻한다.이번 보완 지침은 건강 문제 확인·감별, 검사, 치료·처치 등 총 10개 분야에서 98개 진료지원 행위를 구분해 간호사들이 할 수 있는 업무를 정했다.98개 행위는 그동안 간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지가 불분명한 ‘회색 영역’에 속했던 것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보완 지침에 따르면 간호사들은 사망 진단 등 대법원이 판례로 명시한 5가지 금지 행위와 엑스레이 촬영, 대리 수술, 전신마취, 전문의약품 처방 등 9가지를 제외한 여러 행위를 할 수 있게 됐다.간호사들은 앞으로 응급상황에서의 심폐소생술이나 응급약물 투여를 할 수 있다.혈액 등 각종 검체를 체취하거나 심전도·초음파·코로나19 등 검사도 할 수 있다.전문간호사와 전담간호사의 경우 위임된 검사·약물의 처방을 할 수 있고, 진료기록이나 검사·판독 의뢰서, 진단서, 전원 의뢰서, 수술동의서 등 각종 기록물의 초안을 작성할 수 있다.또 전문간호사와 전담간호사는 수술 부위 봉합(suture) 등 수술행위에도 참여하고, 석고 붕대나 부목을 이용한 처치와 체외 충격파 쇄석술, 유치 도뇨관(foley catheter) 삽입 등도 한다./연합뉴스

2024-03-07

대구경찰, 일상 위협 강력범죄 소탕작전 ‘대성공’

올해 대구에서 발생한 강도, 금은방 절도 등 강력범죄가 조기에 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7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3·1절 연휴를 앞둔 지난달 29일 새벽 수성구 소재 금은방에 둔기로 유리문을 부수고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던 40대 피의자 A씨를 범행 15시간 만에 신속히 검거했다.또 지난달 19일 동구에서 귀가 중이던 여성을 뒤따라가 폭행 후 현금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났던 20대 피의자 B씨 역시 발생 3일 만에 붙잡았다.이 밖에도 빈집털이, 무인점포 등에 침입해 상습적으로 금품을 훔쳐 달아난 피의자들을 17명이나 구속하는 등 형사 역량을 집중, 조기 검거함으로써 시민의 평온한 일상을 위협하는 범죄 분위기를 사전에 제압하고 있다.대구경찰은 연중 서민생활 침해범죄인 강·절도에 대해 집중검거 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수사조직으로 신설된 형사기동대를 투입해 범죄 첩보 수집과 사건 발생 시 합동 검거 등으로 현장 대응력을 강화중이다.최근 5년간 대구에서 발생한 살인 및 강도 사건은 100% 해결됐으며, 이처럼 강력범죄를 신속·완벽하게 검거할 수 있었던 것은 사건 발생 시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폐쇄회로(CC)TV 설치 등 촘촘한 치안 인프라 구축 및 미세 증거만으로도 범인을 밝혀낼 수 있는 DNA 분석과 같은 과학수사 발전에 의한 결과인 것으로 분석했다.유재성 대구경찰청장은 “시민의 평온한 일상 지키기를 대구 경찰의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범죄와 사고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한편 대구경찰청이 제공한 최근 5년간 대구지역 4대 범죄 발생·검거율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 검거율 74.7%, 2020년 검거율 74.7%, 2021년 75.8%, 2022년 75.7%, 2023년 75.9%를 기록했다. 소폭이지만 검거율이 높아지고 있다.지난해 대구지역은 살인 발생 23회, 강도 24회가 발생했고, 100% 검거율을 보였다. 절도는 9824건이 발생했는데, 6210회 검거해 63.2%의 검거율을 보였고, 폭력은 1만1008회가 발생했는 가운데 9596회 검거해 87.2%의 높은 검거율을 보였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3-07

기독교·불교의 만남… 세계적 석학 초빙 정경포럼

비교 종교학계의 세계적 석학을 초빙한 기독교-불교 포럼이 안동에서 개최된다. 정경포럼은 오는 16일 안동시민회관 낙동홀에서 기독교와 불교의 만남 ‘구원이란 무엇인가’ 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다. 이날 심포지엄은 종교학 분야의 세계적 학자인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의 오강남 교수 특별초청(심층 종교의 선상에서 보는 기독교와 불교) 형식으로 진행되며, 1부는 사회는 정숙희 안동대 교수가 2부 좌장은 참여연대 공동대표인 법인스님이 맡을 예정이다. 또한, 정해학당 원장 오경스님의 ‘종교간 대화의 필요성과 불교의 세계관과 구원론’에 대한 기조 강연으로 시작되는 주제발표 시간에는 서울대 성해영교수가 ‘탈종교 시대와 종교간 대화’를 고려대 조성택 교수가 ‘탈종교 시대 기독교와 불교의 대화’ 정경일 성공회대 교수가 ‘보리수와 십자가-고통의 한 대지 위에 서 있는 두 나무’를 발표한다.이어 토론에서는 정해학당의 강윤정 안동대 교수와 안광덕 박사가 오강남 교수와 오경스님의 기조강연에 대해 강평과 질문을 진행하고, 성해용 교수와 조성택 교수 발표에 대해서는 원경학당의 최성달 작가와 조정현 박사가 불교와 기독교의 구원론을 두고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한다. 이어 정경일 박사 발표에 대해서는 정해학당의 박지영 동의대 교수 등이 토론을 펼친다. 종합 토론에는 이주향 수원대 교수가 참여한다.한편, 이번 제2회 정경포럼에는 한국국학진흥원 정종섭원장과 국민대 황승흠교수가 고문과 이사장으로 있는 새사회전략정책연구원과 고려대 조성택교수가 이사장으로 있는 마인드 랩이 공동 주최로 참여한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3-07

육·해·공군 한미 해병대 최정예 저격수는?

국군과 미군의 정예저격수들 중 최고를 가리는 대회가 포항에서 열리고 있다.7일 해병대사령부에 따르면 ‘제3회 해병대 사령관배 저격수 경연대회’가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포항 수성사격장에서 진행중이다.이번 대회에는 육군 7개팀과 해·공군 각 3개팀, 한국 해병대 9개팀, 미국 해병대 3개팀 등 25개팀 정예 저격수 50여명이 참가했다.평가는 △500m ‘미지거리 사격’ △사거리별 ‘주간 정밀사격’ △600m ‘경사각 사격’ △완전군장(20㎏) 200m 기동 후의 격동사격’△400m 밖 ‘이동표적 사격’△800m ‘원거리 사격’등 6개 종목을 통해 이뤄진다. 사령부는 경연에서 우수 성적을 거둔 4팀을 선발해 사령관 상장과 상패 등 포상금과 포상휴가를수여할 예정이다.‘해병대 사령관배 저격수 경연대회’는 지난 2022년에 처음 실시돼 그동안 해병대 내부적으로 치뤄졌으나, 올해는 참가범위를 육·해·공군과 미 해병대로 넓혀 국군 최초 연합·합동 저격수 경연대회로 확대했다.해병대는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FS연습과 연계해 연합·합동 저격수 경연대회를 개최하는 등 정예 저격수 양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대회에 참가한 미 해병대 82대대 킹(King) 하사는 “동맹군과 함께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등 좋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유일한 여군 저격수인 해병대 1사단 박이슬 중사는 “각 군과 미 해병대 대표들로부터 사격기술과 자세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2024-03-07

두 정류장 모두 이전 미확정 2025년 공사 착수 계획 지연

대구 서부정류장과 북부정류장의 서대구 복합환승센터 이전이 관심사다. 최근 시설 노후화와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건립 등에 따라 명맥만 유지하던 두 정류장이 이전해 서대구권역 발전에 힘을 보탤지도 시민들의 관심사다.서부정류장과 북부정류장은 각각 1974년과 1975년 건립됐다. 30∼40년 전에는 시외버스 이용객이 많아 두 정류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하지만 승용차 보급 확대와 대구의 도심 이동, 동대구역 복합환승터미널 건립 등 교통여건 변화로 점차 이용객이 줄기 시작했다. 게다가 지난 2020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입고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현재는 이용객도 적고, 터미널 시설도 노후화돼 명맥만 유지한 채 점차 기능을 잃고 있는 중이다. 본지 2023년 8월 28일 자 5면 보도이에 대구시는 오는 2030년까지 서대구 복합환승센터를 건립, 노후화된 북부정류장과 서부정류장을 서대구역세권 A동 복합환승센터로 이전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총 투입 예상 비용은 5천억 원 이상이다.지난 2022년 말에는 민간 업체와 정류장 소유업체 등과 간담회를 실시해 두 정류장을 서대구역세권 복합환승센터 이전과 관련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 간담회에서는 기존 정류장에서 먼 서대구역 인근으로 이전하는 데 대한 일부 반대의견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이전에 동조했다. 이에 대구시는 지난해 7월 서대구역 복합환승센터 지정을 승인받고 이를 고시하는 등 계획에 따라 복합환승센터 건립과 정류장 이전 절차를 진행했다.그러나 아직 두 정류장 이전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민간 자본 유치와 사유지 소유주와의 협의 등을 진행하는 단계라 이르면 오는 2025년 공사에 착수하려던 계획이 늦춰지고 있다.한편 대구시민들은 벌써 정류장 이전을 염두한 상태로 후적지 개발까지 관심을 갖고 있다. 두 정류장이 이전하면 서·북부정류장과 서대구복합환승센터 인근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남구는 대명동 서부정류장 후적지에 ‘산업기술연구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중소·중견기업 공장과 사무실 등이 입주할 수 있는 ‘지식산업센터’를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중이다.반면 비산동 북부정류장 후적지는 개발과 관련된 계획이 아직까지는 없는 상황이다.대구 서구청 관계자는 “시에서 추진하는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가시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벌써부터 후적지 개발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계획할 단계는 아닌 상태다”라고 말했다./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2024-03-07

경찰 교통팀장이 만취 뺑소니… 시민에 붙잡혀

대구 남부경찰서 교통과 소속 교통팀장이 야간 음주사고로 사회 물의를 빚고 있다. 심지어 일반 시민에게 붙잡혀 ‘경찰 망신’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이로써 지난해 잇따른 경찰 음주사고로 음주운전 근절을 약속한 대구경찰의 다짐 역시 무색하게 됐다.7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쯤 수성구 청수로의 우체국 앞에서 A경감(49)이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했다.당시 A경감은 만취 상태로 사고 이후 주거지까지 2.6㎞가량을 더 운전했다. 현장에서 사고 장면을 목격한 일반 시민은 A경감을 뒤따라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붙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붙잡힌 A경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33%로 면허 취소 수준으로 나타났다.A경감은 경찰 진술에서 “사고를 낸 줄 몰랐다”고 했다. 앞서 A경감은 2020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또 이날 다른 경찰관 역시 음주 인명피해 사고를 냈다.이날 오전 2시 50분쯤에는 수성경찰서 형사과 소속 30대 B경장이 청수로의 골목길에서 주차하던 중 3중 추돌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서행 중이던 트럭 운전기사 1명이 경상을 입었다.경찰에 붙잡힌 B 경장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2%로 만취 상태였다.경찰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등 통상적인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징계 등도 절차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한편 지난해 대구경찰청은 음주운전 비위가 잇따르자 감찰을 벌이기도 했었다. /김재욱기자·안병욱기자

2024-03-07

야간에 보행자 치어 사망사고 태국인 포함 운전자 2명 집유

야간에 도로 한가운데에 서 있던 보행자를 차례로 치어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 2명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대구지법 형사6단독 문채영 판사는 7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64)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또 A씨가 낸 교통사고로 쓰러진 보행자를 뒤이어 치고 달아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태국인 B씨(43)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A씨는 지난해 7월 9일 오전 1시 23분쯤 경북 칠곡 한 도로에서 제한 속도 80㎞를 넘어선 시속 약 98㎞로 화물차를 운전하다 도로 중앙에 있던 C씨(50)를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B씨는 당시 같은 장소에서 승합차를 운전하던 중 앞선 차량에 치인 C씨가 도로에 쓰러져 있는데도 C씨를 차량으로 치고 지나간 뒤 그대로 도주한 혐의를 받았다.B씨는 무면허 운전인데다 체류 기간이 만료돼 불법 체류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문 판사는 “피고인들 과실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고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어두운 새벽 시간에 도로 한가운데 서 있은 피해자의 과실도 있는 점, 피해자가 1차 사고와 2차 사고 중 어느 사고로 사망했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이어“B씨는 무면허운전 중 사람을 역과한 사실을 알았음에도 구호 조치 등을 하지 않은 채 도주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24-03-07

말의 힘

사람은 말을 통해 소통을 한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소통의 도구는 말이고 말을 통해 인간관계가 이루어진다. 말 하는걸 들어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나 직업과 성격이 대충은 드러난다. 그만큼 말은 중요하고 말 한 마디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말에 관한 실험은 이미 여러 매체에서 다루고 있는데 똑같은 토마토나 양파를 심어놓고 한 쪽에는 ‘사랑해’‘고마워’ ‘넌 이뻐’같은 말을 해주고 다른 한 쪽은 ‘넌 못생겼어’‘미워’‘바보야’같은 말을 매일 반복했을 때 좋은 말을 들은 식물은 싱싱하고 튼튼하게 자라고 나쁜 말을 계속 들은 식물은 시들시들 시들어서 제대로 자라지 못함을 볼 수 있다. 일본의 에모토 마사루의 물 결정 사진 또한 유명하다.물에 사랑과 감사의 말을 들려주면 아름다운 모양의 결정을 형성하고 악마나 짜증난다 같은 말을 들려주면 결정이 깨지며 이상한 모양으로 변하는 사진이다. 과학의 발달로 이젠 눈에 보이지 않는 말의 힘이 얼마나 큰지 눈으로 보게 된 것이다.“기분 좋은 말을 생각해보자/파랗다. 하얗다. 깨끗하다. 싱그럽다./신선하다. 짜릿하다. 후련하다./기분 좋은 말을 소리내보자./시원하다. 달콤하다. 아늑하다. 아이스크림./얼음. 바람. 아아아. 사랑하는. 소중한. 달린다./비!/머릿속에 가득 기분 좋은 느낌표를 밟아보자./느낌표를 밟아보자. 만져보자. 핥아보자./깨물어보자. 맞아보자. 터뜨려보자!”(황인숙 ‘말의 힘’)‘깨끗하다’‘싱그럽다’‘신선하다’‘달콤하다’‘사랑하는’ ‘소중한’, 시인이 들려주는 이런 말을 들어보라. 금방 기분이 좋아지고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마음이 말랑말랑해진다. 머리 속 가득 기분 좋은 느낌표로 가득 차서 공중을 붕붕 떠오를거 같다. 이 신선한 느낌을 만지고 핥고 깨물고 터뜨려 보라고 시인은 속삭인다. 이 말들은 다정한 연인의 눈빛처럼 너무나 사랑스럽다. 지금 눈을 들어 잠깐만이라도 창밖을 보자. 시인이 말하는 아름다움이 바로 거기에 다 있다. 하늘이 있고 구름이 있고 바람이 있고 꽃이 있고 나무가 있다.말이란 세상에 내뱉는 순간 대자연에 고하는 하나의 축원이 된다고 했다. 자신은 뜻없이 뱉은 말이라도 그건 절대 사라지는 것이 아닌 하나의 기운이라고 했다. 그만큼 말의 힘이 무서운 것이다.4·10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의 움직임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말은 정치인들의 잠재적 덕목이라고들 했다. 정치인들의 발언이나 말실수는 곧잘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하며, 두고두고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정치인이 상황에 따라 본래의 입장을 바꾸는 소위 ‘플립플롭(Flip-Flop)’현상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다.“들은 귀는 천년이요, 말한 입은 사흘이다”라는 말을 기억하자. 말하는 사람은 쉽게 잊어버리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말이 비수가 되어 오래도록 가슴에 박혀 있기도 한다. 말은 형태가 없지만 세상에 내놓는 순간 생명력을 가지니 말이다.선조들은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절대 해서는 안 되고 말하기 전에 세 번 생각하도록 버릇을 들였다. 내가 만들어 가는 세상 이왕이면 좋은 말 아름다운 말을 하면서 살자. 그래야 내 삶도 좋아지고 사회도 행복해지는 것이 순리일테니. /엄다경 시민기자

2024-03-07

초등 1학년 습관이 초등 6년을 결정한다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출산율은 0.65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72명으로 OECD 38개국 중 출산율이 한 명 미만인 나라는 한국뿐이다.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교수가 한국은 심각한 저출산으로 ‘1호 인구 소멸 국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저출산에 따른 학령 인구감소 여파로 입학생 없는 초등학교도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는 입학생 없는 초등학교가 3년 전 대비 40% 넘게 늘어나 전국 157개 곳이다. 전북이 34곳으로 가장 많고 경북 27곳(포항 2곳), 강원 25곳 순이다. 광역 대도시 부산 1곳, 대구 3곳, 인천 5곳인 반면 서울, 광주, 대전, 울산, 세종은 한 곳도 없었다.더 소중해진 우리 아이들이 유치원을 졸업하고 유아기를 벗어나 아동기에 접어들면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 많은 변화가 오고, 이 시기에 자녀를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 시키는 부모들은 아이들 보다 더 긴장하며 걱정이 많아진다.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지, 학습은 잘 따라갈 수 있을지, 담임선생님의 준비사항을 잘 적어 올 수 있을지 걱정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초등학교를 입학해 좋은 습관과 올바른 사고로 1년을 잘 보내고 나면 많은 감정의 변화로 우울증이 오기 쉬운 청소년 시기까지도 긍정적 사고로 무난히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이 시기 아이들의 특성을 제대로 알고 관리해 주어야하는 부모와 선생님의 관심은 필수이다.자녀를 초등학교에 처음 입학시키는 새내기 부모를 위한 도서인 ‘초등1학년이 6년을 결정한다’는 막막하게 걱정만하는 부모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저자 박성철 선생님은 오랜 기간 사립초등학교에서 1~2학년을 가르치며 쌓은 경력으로 90여 권의 책을 썼다. 이 책은 부모들이 그 시기에 맞는 아이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아이가 자신이 아는 것을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물어보는 것은 알고 있다는 걸 자랑하고 싶어서이거나 잘한 것을 정말 잘한 것인지 확인받고 싶어서이고, 빨리하는 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쓰기, 그림그리기, 문제집 등 무엇이든 꼼꼼히 잘 마무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의 공부습관, 생활습관, 1학년 아이의 특성까지 1학년 학부모를 위한 체계적이면서도 다양한 정보가 가득 담겨있는 책이다.인생의 중요한 전환기인 청소년기는 감정 변화가 심하다. 이 시기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복잡한 심리를 이기지 못해 우울증을 앓는 청소년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러한 청소년기 성장 통에도 밑거름이 되는 초등 1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저출산과 맞물려 전국 초등학교 신입생 모집 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는 작년대비 3만명 감소한 36만9천441명, 내년 31만9천935명, 2026년 29만686명으로 가파르게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와 더불어 지자체와 뜻있는 기업까지 많은 지원정책이 나오고 있다. 지자체별로 시행되고 있는 초등학교 입학 지원금도 그 중 하나이다.포항시는 초등학교 입학 지원금은 없으며 중학교와 고등학교 입학생에게 30만원이 지원되고 있다.지난 3월 4일 많은 초등학교가 입학식을 했다. 설렘도 있고 조금은 낯설겠지만 좋은 부모와 선생님 그늘에서 우리 미래인 아이들이 밝고 맑게 잘 자라주길 바래본다./박귀상 시민기자

2024-03-07

계획을 계획대로

만물이 깨어나는 3월이 왔다. 학생들은 입학과 신학기 준비를, 동식물들은 겨울잠에서 깨어나 따사롭게 피어날 준비를 한다. 모두가 새 일상 새 마음으로 깨어나는 이때에 혹여나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던 1월에 세운 계획이 틀어졌더라도 다시 세워보는 건 어떨까?계획을 세우고 실행을 지속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이 아니다. 계획을 이루어 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우선, 계획을 세울 때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도록 세우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처럼 큰 주제를 설정한 후, 1년 동안 목표한 체중 감량과 식단, 운동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다.계획의 방향성을 정했다면, 그에 따라 계획을 세분화한다. 1년 계획을 월 단위, 주 단위로 나누어 계획을 세분화하여 실행 가능한 단계로 나눈다.그리고 세분화 된 계획에 따라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자주 점검하는 것은 목표한 바를 잃지 않는 좋은 방법이다. 하루, 한 주, 한 달 단위로 스스로 점검 할 수 있도록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시간을 정해두고 점검한다.계획에 따른 끊임 없는 행동력을 위해서는 동기부여도 중요하다. 동기부여 요소가 없다면 쉽게 질리거나 포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루 하루 계획을 성취 할 때마다 적절한 보상을 주거나, 계획을 달성했을 때 긍정적으로 변화된 나의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혹여나 중간에 실패하더라도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생각으로 좌절하지 않고, 실패를 양분 삼아 재도전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실패할 때 한숨 쉬고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마음으로 실현 가능한 계획으로 수정하여 재도전에 임한다.혼자 해내기 힘든 계획이 있다면 나와 계획이 같거나 비슷한 사람과 함께 계획을 공유하고 점검해주는 것도 계획 성취에 큰 힘이 된다.이제 연필과 종이를 들고 새로운 마음으로 올 한 해 계획을 세워보자. 성취하지 못했던 계획이 있다면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수정해보자. 2024년은 모두가 자신의 계획을 성취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김소라 시민기자

2024-03-07

수성구 청년 바리톤 김주현, 獨 오페라 무대 진출

대구에서 활동하는 성악가 바리톤 김주현(30)씨가 독일 카를스루에 국립극장 시즌 오페라 ‘카르멘’ 무대에 올라 성공적인 해외 데뷔를 가졌다.김씨는 지난 2일 열린 공연에서 상등병 모랄레스 역을 맡아, 강점으로 꼽히는 깊이 있는 음색과 다채로운 표현력을 바탕으로 모든 역량을 발휘한 무대를 선보였다.이날 고경석 주프랑크푸르트 총영사와 Dr. Albert K00E4uflein 카를스루에 문화시장을 비롯한 내빈과 국립극장장, 오페라 감독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공연을 관람했다. 카를스루에 국립극장은 발레단, 극단, 관현악단, 오페라단, 합창단 등 예술인 750여 명이 상주하며 오페라, 발레, 콘서트 등 매년 750여 회에 달하는 공연을 기획·운영하는 유서 깊은 곳이다.바리톤 김씨의 독일 데뷔는 대구 수성구와 카를스루에시의 우호 교류협력 사업을 계기로 이뤄졌다.지난해 7월 카를스루에 국립극장 2023/2024 현지 시즌 오페라 무대 데뷔 오디션 개최로 대구·경북 지역 청년 성악가들이 독일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차 영상심사, 2차 현장심사를 거쳐 35명 지원자 가운데 최종 1인으로 선발된 김씨에게 이와 같은 기회가 주어졌다. 영남대학교 성악과 출신으로 순수 국내파로 활동했던 그의 독일 데뷔는 지역 신진 예술인에게 성장 동기를 부여하는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지역 성악가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수성아트피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현지 시즌 오페라 무대 데뷔 오디션을 진행한다.아울러, 대구·경북의 재능있는 대학생들이 현지 경험을 통해 실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유럽 유수 극장 예술감독 4명을 초청해 진행하는 ‘오펀스튜디오(OpernStudio) 오디션’도 같이 추진한다.현지 시즌 오페라 무대 데뷔 오디션과 오펀스튜디오 오디션은 오는 7월 4일 진행할 예정이다. 신청은 내달 8일부터 19일까지 접수하며 자세한 사항은 향후 수성아트피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지역 청년 성악가의 성공적인 독일 데뷔를 축하한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지역 예술인이 유럽 현지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3-06

포항 남구청 “불법광고물 없앤다”… 집중 단속

속보=포항 아파트 분양 불법 현수막이 난립본지 2024년 3월 6일자 17면 보도과 관련해 포항시 남구청이 불법유동광고물 집중 정비에 나섰다.6일 남구청에 따르면 불법광고물 철거반원들은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소재 주요 도로변 등 사람과 차량의 통행량이 많은 곳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교통과 보행에 방해되는 현수막, 청소년들에게 해로운 불법 선정성 전단, 벽보 등을 발견 즉시 철거·수거를 추진한다.또한 신고되지 않은 현수막, 벽보 등 불법 광고물은 행정기관의 정비인력에 공백이 발생하는 시간에 집중적으로 부착되는 경우를 대비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와 협력해 정비공백을 최소화할 예정이다.아울러 무작위적로 다량 배포되는 불법 광고물을 줄이기 위해 ‘자동경고발신시스템’을 활용해 옥외광고물법 위반행위 및 행정처분 대상자임을 안내하는 경고메시지를 전달, 자발적으로 불법행위를 중단하도록 하고 있다.시민 A씨(38·여)는 “최근 안전신문고 앱으로도 불법 광고물을 신고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보이는 대로 신고할 생각”이라며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현수막들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 B씨(51)는 “오늘 바람이 많이 불어 주행 중 현수막이 차 위로 떨어졌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만약 보행자 쪽으로 떨어졌으면 더 큰일났을 것”이라며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하루빨리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정해천 남구청장은 “지속적인 정비와 단속을 통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2024-03-06

수십억 들여 조성한 포항 원도심 소공원들 ‘썰렁’

포항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수십억원을 들여 조성한 도심숲 소공원들에 대한 시민 이용률이 매우 저조,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포항시는 지난 2022년6월 옛 중앙초교 부지에 북구청 신청사를 준공하면서 공사비 21억5천만원을 들여 나무와 꽃, 오솔길, 시민 쉼터 등을 갖춘 5천162㎡ 규모 도시숲을 조성했다.기자가 찾은 6일 오후 북구청 도시숲은 관공서의 딱딱하고 사무적인 분위기와는 다른, 가벼운 산책과 휴식을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멋진 공간이었다.작은 오솔길을 따라 다양한 나무와 꽃들이 식재돼 있었고 한쪽 편에는 야외 운동기구 10여개가 설치돼 있었다.시민 A씨(66·덕수동)는 “멀리까지 갈 필요 없는 집 근처의 훌륭한 힐링 공간”이라며 “도심의 이같은 숲공원은 타도시에 흔치 않다”고 자랑했다.하지만 문제는 정작 이곳을 찾는 시민이 거의 없다는 것.기자가 이날 도시숲 공원에 머무는 2시간 동안 방문객은 10여명에 불과했다.특히 전날 오후 8시에는 방문객이 한사람도 없었다.가로등은 훤했지만, 여성이 혼자 방문하기에는 꺼려질 정도로 썰렁했다.인근의 포항시 꿈트리센터 도시숲도 상황은 비슷했다.8억1천여만원을 들여 3천179㎡ 부지에 조성한 도시숲 소공원도 아기자기한 오솔길과 꽃나무, 쉼터 정자 등으로 멋진 시민휴식공간으로 보였지만, 방문객은 거의 없었다.이날 오전 인근 커피숍에서 음료를 사 와, 도시숲 벤치에서 가벼운 티타임을 보내는 몇몇 시민들만 보였다.원도심 중앙상가에 위치한‘실개천 전망대’역시 시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실개천과 맞물려 한때 원도심 명물로 부각됐던 2층 높이 전망대에도, 기자가 시설물을 둘러보는 30여분동안 단 한사람도 올라가지 않았다.지역에서는 슬럼화돼 가는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인접한 ‘도시숲 방문객 증가 대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중앙상가상인회의 B씨(63)는 “수년전 포항시가 영일대해수욕장 상권 활성화를 위해 연중 수많은 축제·행사를 유치, 결국 거대 상권으로 활성화 됐다”면서 “원도심 도심숲에도 축제나 음악회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많이 개발, 원도심과 연결해 활성화 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지역 주민 C씨는 “이렇게 좋은 도심숲 공간이 방치되는 점이 너무 안타깝다”면서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활성화 방침이 절실하다”고 아쉬워했다.포항시 관계자는 “겨울철 날씨가 추워 방문객 수가 적은 걸로 알고 있다”면서 “날씨가 따뜻해지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4-03-06

착륙 전 항공기 비상문 연 30대 대구검찰, 상해혐의 추가기소

대구검찰이 착륙을 앞둔 항공기 비상문을 연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30대 남성에 대해 상해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대구지검 공공수사부는 6일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A씨(32)를 상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A씨는 지난해 5월 26일 낮 12시 37분쯤 승객 197명을 태우고 제주에서 출발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가 대구국제공항 착륙을 앞둔 상황에서 항공기의 비상문을 224m 상공에서 열어 승객 15명에게 적응장애 등 상해를 가한 혐의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6월 혐의가 소명된 항공보안법위반죄와 재물손괴죄를 분리해 A씨를 구속 기소했다.이후 상해 혐의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해 승객들이 극심한 충격으로 인한 정신적 기능 장애를 입은 사실을 확인했다.지난해 11월 대구지법은 A씨에게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것을 감안해 항공보안법위반죄 등의 혐의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구형에 미치지 못하는 형이 선고돼 더욱 중한 형이 선고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 항소했고 현재 A씨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검찰은 “상해 혐의에 대해 추가 수사를 통해 승객들이 극심한 충격으로 인한 정신적 기능장애를 입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최근 항공기 비상문 불법 개방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국민 불안이 커지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 재판 절차에서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2024-03-06

우리나라, ‘국제지식재산지수 저작권 분야’ 3년 연속 세계 7위

우리나라가 미국상공회의소 산하 글로벌혁신정책센터(GIPC)가 올해 발표한 국제지식재산지수(IP Index)에서 3년 연속으로 저작권 분야 세계 7위에 올랐다.문화체육관광부는 6일 올해 우리나라는 GIPC 국제지식재산지수 9개 분야를 합친 종합순위는 11위, 저작권 분야에서는 3년 연속 7위, 시스템 효율 분야에서는 2년 연속 단독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저작권 분야 순위를 살펴보면 미국, 싱가포르, 영국, 프랑스 등이 우리보다 앞섰고, 네덜란드가 우리와 공동 7위, 호주(9위)와 일본이(10위) 그 뒤를 이었다.GIPC는 2013년부터 매년 세계은행 기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0%를 차지하는 상위 55개국을 대상으로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 9개 분야별 50개 세부 평가지표를 활용해 국가별 순위를 도출, 국제지식재산지수를 발표하고 있다.저작권 분야의 세부 평가지표는 총 7개로, △저작권 보호 기간 △배타적 권리 △사법적 사전 구제 △온라인 침해 대응 △저작권 제한과 예외 △디지털 권리 관리를 위한 법제 △정부의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 정책이다. 우리나라는 배타적 권리, 사법적 사전 구제, 온라인 침해 대응, 디지털 권리 관리 관련 법제 지표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 저작권 침해를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이 저작권 분야에서 3년 연속 7위라는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은 디지털 기술 환경에 부합하는 저작권 법·제도, 권리 집행 및 불법 이용 단속 등 우리 저작권 시스템의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올해 국제지식재산지수 보고서에서는 한국이 저작권 분야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정부가 추진한 여러 정책을 우수사례로 언급했다.우선, 2009년에 ‘저작권법’을 전면 개정해 강력한 온라인 침해 제도를 도입한 이래 지금까지 △반복 침해 계정에 대한 경고 △침해물 삭제 △침해 사이트 접속차단 등 저작권 생태계 유지를 위한 저작권 보호 제도를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시행해 온 점이 중요한 부분으로 평가됐다.문체부 정향미 저작권국장은 “‘저작권범죄 과학수사대’ 창설, ‘생성형 인공지능(AI) 저작권 안내서’ 발간, ‘국립 저작권 박물관’ 개관 등 우리나라가 저작권 분야의 국제 규범과 제도를 선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정책 고객들의 의견을 자세히 수렴하고 국제적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등 세계적인 저작권 강국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3-06

공군 제11전투비행단, ’비수훈련‘으로 즉·강·끝 응징태세 확립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이하 ’11전비‘)은 2024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연습과 연계해 6일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태세 완비를 위한 ‘비수(PISU) 훈련을 실시했다. 비수 훈련은 11전비에서 자체적으로 기획한 공중훈련으로, ’즉각, 강력히, 끝까지‘의 영문 표현인 ’Punish Immediately, Punish Strongly, Punish Until the end‘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PISU‘의 한글식 발음인 ’비수(匕首)‘는 ’날이 예리하고 짧은 칼‘을 뜻하며, 적에게 비수를 꽂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비수 훈련은 지난 2월 처음 실시됐으며, 이번이 두 번째 훈련이다. 이번 훈련은 국지도발 상황에서 적 순항미사일 식별·요격 능력을 숙달하고, F-15K 조종사들의 실전 전투기량을 연마하기 위해 계획됐다. 이날 비행단장인 구상모 준장도 직접 전투기에 탑승해 조종사들의 작전태세와 임무 수행능력을 공중에서 확인했다. 11전비 조종사들은 국지도발 상황에서 북방한계선(NLL·Northern Limit Line) 이남으로 다량의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상황을 가정해 이를 식별하고 요격하는 실전적 훈련을 실시했다. 아울러, 미상항적 탐지가 제한되는 여러 상황에 대한 대응방법도 훈련했다. 구상모 11전비 단장은 “이번 훈련을 통해 최근 고조되고 있는 적 위협에 대한 조종사들의 대응능력을 한 차원 높일 수 있었다"며 "11전비는 공군의 핵심전력을 운용하는 창끝부대로서, 어떠한 적 도발 상황에서도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결전태세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2024-03-06

달성군, 전국 군 자치단체 중 출생아 ‘최다’

인구감소 문제가 대한민국 지자체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대구 달성군이 국내 군 단위 지자체 중 가장 많은 출생아를 기록해 눈길을 끌고 있다.지난달 27일 배포된 통계청 ‘2023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 보도자료에 따르면 달성군은 전국 82개 군 지자체 중 출생아 1700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전국 출생아가 23만 명이다.뿐만 아니라 달성군의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03명으로, 출생아 수 1000명 이상 지자체 중 1위를 차지했다. 직전 분기(2023년 4분기) 국내 합계출산율이 사상 최초로 0.6명대로 떨어졌다는 소식과 대조되는 결과다.이같은 희소식은 하루아침에 나타난 것이 아니다. 달성군은 ‘아이 키우기 좋은 맞춤형 교육도시’라는 군정목표에 걸맞은 다양한 보육·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임신 전 검사(신혼부부 예비검진) △출산축하금 △우리아이 출생 축하통장 개설 지원 △분만 및 산후조리원 비용 감액 △예쁜 이름 지어주기(무료작명) 등 달성군에서 진행하는 자체 임신·출산 지원 사업이 적지 않다.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도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다. 무료로 유모차를 빌려주는 ‘아기사랑 유모차 대여사업’, 세 자녀 이상 가정에 지역 오토캠핑장 이용을 지원하는 ‘다둥이 가족 캠핑카라반 이용요금 지원 사업’ 등이 육아의 무게를 덜고 가정의 즐거움을 더한다. 대구시 구·군 중 처음으로 365일 24시간제 어린이집을 열어 맞벌이 부부의 육아고민도 줄였다.또 달성군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추후 사교육을 이유로 이사하는 등 인구가 유출되지 않도록 각종 교육 사업에도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달성교육재단 설립, 영어교사 전담배치 사업, 장학금 지원, 해외 영어캠프 등이 그 예다.최재훈 달성군수는 “전국적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달성군이 높은 출생아 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감사하고 기쁘다”면서 “앞으로도 아이 키우기 좋은 달성군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3-05

경북소방본부 “봄철 산악사고 각별히 주의를”

경북소방본부가 봄철 지역 내 산을 찾는 입산객들에게 산악사고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5일 경북소방본부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산악사고로 인한 구조출동 건수는 총 1천467건이었으며,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자 14명 부상자 150명으로 총 164명에 달했다.사고는 주로 4월과 5월 사이에 37명(24.7%), 9월과 10월에는 47명(31.3%)에 집중됐으며, 시간대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807명(59.3%)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봄철은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약화 된 지반으로 인한 낙석이나 추락, 미끄러짐 등에 의한 등산객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이런 산악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 돌이나 바위, 낙엽 등을 최대한 밟지 않기, 절벽이나 협곡 등을 지날 땐 낙석에 주의, 겨울철에 준하는 보온용품, 랜턴 및 예비 배터리 지참, 신발은 반드시 등산화를 착용, 최소 2명 이상 동행, 등산로로 산행하기 등의 안전 수칙을 지켜야 한다.박근오 소방본부장은 “봄이 다가옴에 따라 산을 찾는 도민이 늘어 날 것”이라며 “등산 시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히 119에 신고하면서 반드시 등산로에 설치된 산악위치 표지판이나 국가지정번호 정보를 함께 알려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피현진 기자 phj@kbmaeil.com

2024-03-05

“3천401명 증원 필요” 전국 40개 의대 신청

전국 40개 대학이 2025학년도 대입에서 의대 정원을 3천명 넘게 늘려달라고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지난해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수요 조사 결과 중 최대치(2천847명)를 상회하는 수준이다.비수도권의 증원 요구가 많았으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학도 모두 증원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박민수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5일 브리핑에서 “교육부에서 2월 22일부터 3월 4일까지 2025학년도의과대학 정원 신청을 받은 결과, 총 40개 대학에서 3천401명의 증원을 신청했다”고 밝혔다.이러한 증원 신청 규모는 정부의 의대 증원 목표(2천명)는 물론 지난해 수요조사 결과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당시 각 의대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 최소 2천151명, 최대 2천847명을 증원해달라고 요구했었다.이번 신청에서 서울 소재 8개 대학은 365명, 경기·인천 소재 5개 대학 565명 등 수도권 13개 대학이 총 930명의 증원을 신청했다.비수도권 27개 의대는 2천471명의 증원을 신청했다. 증원 인원의 72.7%를 비수도권에서 요구한 셈이다.의료계는 연일 대학 총장들에게 증원 신청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지만, 교육부가 “신청하지 않은 대학은 임의로 증원해주지 않겠다”고 못 박은 만큼 모든 대학이 증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1998년을 마지막으로 26년간 의대 증원·신설이 없었던 만큼 “이번이 아니면 언제가 될지 모른다”는 대학 본부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대학 본부 측은 학교의 위상이나 의대 교육의 효율성 등을 고려해 증원 필요성에 공감해왔다.예상을 뛰어넘는 대학들의 증원 수요가 확인된 만큼 의대 정원 배정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의대 교수들과 학생들은 의학 교육 질 저하를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03-05

‘건강한 밥상·그릇’으로 주목받는 봉화 유기

예쁜 그릇에 담은 음식은 더 맛있다. 한정식은 놋쇠 그릇에 정갈하게 담긴 반찬이 더 고급스럽게 보이고, 비빔밥은 놋그릇에 비벼 먹어야 제격이다.놋그릇(유기)이 건강한 밥상, 건강한 그릇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기는 놋쇠로 만든 생활 도구로 꽹과리, 징 등을 만들 때도 사용하고, 옛날 사람들은 유기그릇을 놋그릇으로 부른다. 단아하고 기품 있는 유기는 우리 조상들의 멋이 살아있고 고급스럽다. 닦으면 닦을수록 광택이 난다. 유기는 무공해로 인체에 해가 없으며, 벌레가 근접하지 않고 보온과 보냉 효과가 뛰어나 웰빙식기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봉화유기는 1830년대 봉화군 신흥리에서 제작이 시작됐다. 제련에 필요한 맑은 물이 흐르는 내성천이 있고, 금강소나무 군락 지역으로 쇠를 녹이는 질 좋은 숯을 구하기 쉬웠으며, 해변과 내륙을 오가던 내성장 보부상들이 전국으로 유통하니 봉화유기가 번창할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이 되었다.봉화유기는 1920년대 전후로 유기의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명성이 대단했고, ‘안성맞춤’으로 널리 알려진 경기도 안성유기도 봉화유기장에서 기술을 배워갔다고 한다. 안성유기, 평안북도 정주의 납청유기와 봉화유기는 조선 후기 전국 3대 유기로 명성을 얻었다.조선팔도에 이름이 난 봉화 놋그릇 공장은 봉화읍 삼계서원 건너편에 있다가 신흥마을로 옮겨졌다. 신흥이란 지명은 유기로 새로 일어난 마을이라고 지금도 신흥리라 불린다. 봉화의 유기산업 번성은 개가 돈을 물고 다닐 정도로 경기가 좋아 ‘흥청망청 내성장’(봉화장 옛이름)이라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전성기에는 신흥마을 70가구 중 40가구가 유기를 생산할 정도였다. 1994년 봉화유기 고태주 유기장과 내성유기 김선익 유기장은 경상북도 무형무화제 제22호로 지정되었고, 봉화유기와 내성유기 두 기업은 2015년 경상북도 향토뿌리기업으로 지정됐다.봉화유기는 창업주 고창업, 2대 고해룡, 3대 고태주로 이어졌고, 내성유기는 창업주 김학수, 2대 김용법, 3대 김대경, 4대 김선익, 5대 김형순으로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장인과 놋쇠, 불, 물의 조화로 탄생하는 것이 방짜유기다. 주물유기는 구리에 아연을 넣은 주동으로, 방짜유기는 아연 대신 주석을 넣은 황동으로 만든다. 구리와 주석을 정확하게 78%, 22% 비율로 1600도 열에 녹여 만든 놋쇠를 달구어 수백 번 두들기고, 담금질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쇠는 더욱 강하고 견고해진다. 방짜유기의 주요 소재인 황동은 내구성이 뛰어나고, 박테리아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 항균 특성을 보인다. 또한, 열전도율이 높아 온도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기 때문에 따뜻한 요리에 적합하다. 스테인리스그릇, 양은그릇, 유리그릇, 플라스틱그릇이 일반화되면서 놋그릇은 우리의 밥상에서 사라져버렸다.하지만, 요즘 들어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음식을 만드는 재료뿐 아니라 음식을 담는 그릇도 안전한 것을 많이들 찾고 있다. 이에 놋그릇이 다시 웰빙그릇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놋그릇은 보온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은은한 광택과 온후한 멋, 그리고 품위를 지녀 우리 민족이 애용해 온 그릇이다. 그 멋스러움으로 인해 구식 그릇으로 외면 받던 봉화유기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류중천 시민기자

2024-03-05

시대의 눈

구미문화예술회관에서 좋은 그림 전시가 있다는 소식을 이제야 들었다. ‘한국근현대명화전-시대의 눈’이라는 제목의 대규모 전시로, 한국 미술의 초석인 작품들로 엄선했다. 고려대학교박물관의 소장품으로 20세기 한국 미술의 변천을 살펴보는 의미를 담았다. 급변하는 근현대사와 발맞추어 성장한 한국 미술은 일제강점기, 6·25 전쟁, 군사정부, 민주화 등의 굵직한 역사 속에서 시대를 느끼고 대중과 소통하며 미래에 메시지를 남겼다.이번 전시는 작가 54명의 작품 61점을 시대별 5개의 키워드 ‘계승, 수용, 혁신, 자립, 융합’으로 구성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화가의 작품이 걸렸다니 늦기 전에 먼 거리라도 단숨에 달려갔다.구미를 여러 번 갔지만 문화예술회관은 처음 방문했다. 주차장을 찾으러 주변을 한 바퀴 돌며 붉은 건물의 앞뒤 풍광을 다 보았다. 포스가 남달랐다. 앉은 폼이 벌써 예술을 담았다고 온몸으로 뿜어내고 있었다. 누가 지은 것일까 검색해보니 김수근 건축가의 유작이었다.주변 건물들에 가려져 있지만 문화예술회관은 눈길을 끄는 붉은 벽돌의 성처럼 단연 돋보인다. 1989년 완성된 이 건물은 지방 도시 최초의 문화예술회관으로 기록되었다. 타 도시보다 먼저 건립된 것은 그 당시 전자산업도시로서 도시가 빨리 성장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문화예술회관 건물은 장중한 화강석 외장의 건물인데 구미문화예술회관은 오래된 유럽의 성당 같은 분위기다. 공연장 로비 홀 벽면에는 설계 당시 건축가의 콘셉트 스케치가 남아 있다.김환기의 ‘월광’, 노수현의 ‘송하관월도’, 박수근의 ‘복숭아’, 이중섭의 ‘꽃과 노란 어린이’, 장욱진의 ‘나무가 있는 풍경’, 천경자의 ‘전설’, 이숙자의 ‘청맥’, 배찬효의 ‘의상 속 존재-신데렐라’등 주옥같은 명작들을 전시했다.61점의 작품이 모두 눈길을 끌지만, 그중에 더 시선을 사로잡은 작품은 이응노의 ‘등나무’였다. 그의 30대 후반 작품으로 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대문을 통해 들여다본 한옥의 한 장면이다. 한때는 살림 규모가 제법 컸을 것 같은 기와집에 할머니가 어린 두 손자를 돌보고 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낡은 집에는 어울리지 않게 비현실적으로 화사하게 핀 등꽃과 어울려 가슴이 싸하다. 낡은 대문에 붙은 태평양전쟁 포스터가 아픈 시절을 대신 전해주는 듯하다. 4월이면 초등학교 운동장마다 보랏빛 등꽃이 피어 향기를 흩뿌리고 바람에 홀연히 낙화하여 바닥을 또 물들인다. 등꽃이 마르기 전 전쟁에 나간 아버지가 돌아오길 기도하게 하는 그림이다.또 하나의 작품은 이종구의 ‘명환 아저씨’다. 그림 설명이 궁금해 가까이 가 읽어보니 1987년에 부대 비닐에 유채로 그렸다고 한다. 농부의 주름진 얼굴과 한껏 차려입고 장에 가는 길에 만난 모습, 가슴 부분에 초록색으로 ‘찐 눌린 밀쌀’이라고 상표명이 선명하다. ‘찐 눌린’이라는 글자가 고단한 농부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낸 것 같아서 한동안 그림 앞에 서 있었다.그 외에도 2021년에 작고한 김창렬 화가의 물방울 그림도 보고 2층으로 올라가면 체험 공간을 마련해놨다. 주의 깊게 살펴보기란 제목의 안내장을 펼치고 책상에 앉아 미리 놓아둔 그림 도구로 이종우의 ‘응시’를 보고 느껴진 감정이 무엇인지 낱말을 찾아보았다. 그 아래 박수근의 ‘복숭아’의 화면에 돌의 거친 질감을 느껴보고, 이대원의 ‘농원’은 색색의 점에서 색깔을 찾아내는 경험도 했다.이 모든 전시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전시해설 프로그램은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김순희 시민기자

2024-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