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21일 ‘제2회 포항한지문화축제’ 개최 경북도·포항시 주최, 한국한지문화예술원 주관…‘숲속 한지 연구소’ 콘셉트 포항 장기 ‘백추지’ 보존·계승 위한 과학실험·전시·체험감성 포토존까지
은은한 솔향이 감도는 포항 송도솔밭 도시숲이 이틀간 거대한 ‘전통 한지 실험실’로 변신한다. 포항 장기면의 역사적 자산이자 전통 한지인 ‘백추지(白秋紙)’의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이를 시민들의 일상 속 예술로 녹여내기 위한 특별한 여정이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주최하고 한국한지문화예술원(대표 고정숙)이 주관하는 ‘2026 제2회 포항한지문화축제’가 오는 6월 20일부터 21일까지 양일간 포항 송도솔밭 대공연장 및 배드민턴장 일대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 축제는 ‘숲속 한지 연구소’라는 독창적인 콘셉트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관람객이 단순한 관조자에 머물지 않고 직접 한지를 탐구하는 ‘연구원’이 돼 축제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참여형 행사인 점이 특징이다.
◇ 무형유산 ‘백추지’의 맥을 잇다···내실 있는 프로그램 ‘눈길’
포항 남구 장기면 방산리는 과거 고품질의 전통 한지를 생산하던 유서 깊은 고장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한지는 가을날의 맑고 깨끗한 백색을 닮았다고 해서 ‘백추지’라는 이름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쳤다. 닥나무 껍질을 벗기는 과정부터 전통 외발뜨기 및 철판뜨기 등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엄격한 제작 방식을 거쳐 완성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현재는 포항시 향토 무형유산 보유자로 지정된 장두천 한지장(83)이 3대째 묵묵히 가업과 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축제는 이 같은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짜임새 있는 공간 구성과 독창적인 미션형 콘텐츠를 도입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내실 있는 축제로 꾸며진다. 축제장은 성격에 따라 △A존 한지제작존 △B존 실험체험존 △C존 축제한마당존 △D존 한지작품마당존 등 총 4개의 유기적인 구역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 “당신도 한지 연구원”··· 세계관 몰입 돕는 오프닝과 ‘패스포트’ 투어
축제의 서막을 여는 개막식은 20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개막식과 함께 펼쳐지는 오프닝 레크리에이션은 이번 축제의 지향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기존의 딱딱한 의전 위주 행사에서 벗어나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소통형 무대로 꾸며지며, 참여한 모든 시민이 ‘한지 연구원’이 돼 축제라는 스토리텔링 속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관람객들은 축제 현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C존 축제한마당존 운영본부를 방문해 ‘연구원 패스포트’를 발급받게 된다. 이 패스포트를 들고 축제장 곳곳에 마련된 ‘향·빛·바람·나무·물’ 실험실을 방문해 미션을 수행하고 스탬프를 모으면, 연구원 인증과 함께 소정의 기념품이 주어진다. 축제장 순회 과정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탐험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흥미를 자극할 전망이다.
◇ 전통 기법부터 과학적 탐구까지··· 오감 만족 프로그램 ‘풍성’
구역별 세부 프로그램 역시 다채롭다. 백추지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A존 한지제작존에서는 닥나무 껍질을 직접 벗기고 다듬는 과정부터 닥섬유를 고르게 풀어 전통 외발뜨기 및 철판뜨기 방식으로 종이를 떠보는 체험이 진행된다. 뜨거운 열과 자연 바람을 이용해 한지를 건조하는 과정까지 몸소 겪으며 선조들의 지혜와 전통문화의 깊이를 체감할 수 있다. ‘포항을 건져라’, ‘비밀 연구소’ 등 놀이 요소를 접목한 미션도 재미를 더한다. 한지를 과학적·감각적 시각으로 접근한 B존 실험체험존은 젊은 층과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닥나무를 활용한 룸스프레이를 제작하는 ‘향 실험실’, 한지 부채와 종이탈을 만들고 소원 바람길을 걷는 ‘바람 실험실’, 한지 고유의 결을 관찰하고 은은한 무드등을 제작하는 ‘빛 실험실’ 등이 마련돼 한지의 무한한 물리적 활용성을 오감으로 배우게 된다.
◇ 솔밭 속에 피어난 예술··· 어린이와 지역 작가가 함께 만드는 무대
예술적 감성을 충전할 수 있는 D존 한지작품마당존에서는 세대를 초월한 예술의 장이 펼쳐진다. 관내 어린이들이 고사리손으로 직접 만든 한지 작품을 선보이는 ‘한지숲속 어린이작품전’과 지역 공예 작가 6인이 참여하는 ‘한지 공예 전시’가 동시에 열린다. 울창한 송도솔밭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자연물과 한지 예술품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깊은 시각적 울림과 색다른 감동을 선사할 전망이다. 야간에는 은은한 한지 조명과 함께 어우러지는 감성 포토존도 운영된다.
고정숙 한국한지문화예술원 대표는 “전통 한지는 단순한 기록 매체를 넘어 장인의 혼과 세월이 축적된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한지의 아름다움과 과학적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일상 속에서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주최 측은 초여름 무더위 속 관람객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관람을 위해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C존축제한마당존에는 시원한 음료와 다과를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한지 냉차 연구소’가 마련된다. 또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솔밭 내 발밑 주의 안내, 어린이 보호자 동반 지침 등을 철저히 운영한다. 일부 인기 체험 프로그램의 경우 유료로 진행되며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