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서 두 차례 공연 배우 서예지·박은석 등 출연···실존 인물의 고뇌 입체적 재해석 1920년대 비극적 시대상과 두 예술가의 고뇌·열정 밀도 있게 재현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시대의 장벽 앞에서 예술과 사랑을 불태우다 비극적인 마지막 동행을 선택했던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과 천재 극작가 김우진. 이 두 천재 예술가의 삶을 다룬 연극이 포항 무대에 오른다.
포항문화재단은 오는 6월 27일 오후 2시와 6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연극 ‘사의 찬미’를 선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기획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며, 포항문화재단과 (유)쇼앤텔플레이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공연은 중앙 무대에서 검증된 고품격 예술 콘텐츠를 지역 시민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작품은 윤대성 희곡 원작을 기반으로 재창작 됐다. 원작은 지난 1990년 5월 극단 실험극장 30주년 기념작으로 올랐던 작품으로, 당시 윤호진이 연출하고 윤석화, 송영창, 송승환이 주연을 맡아 당대 최고 흥행작으로 꼽힌 바 있다. 이번 무대는 이 유서 깊은 명작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시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극 ‘사의 찬미’는 단순히 역사 속 스캔들이나 통속적인 멜로드라마의 프레임에 갇히지 않는다. 실존 인물과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하되, 창작 인물과 상상력을 더해 서사를 확장했다. 조선 최초의 여성 화가 나혜석과 작곡가 홍난파 등 주변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윤심덕과 김우진의 이야기를 교차적으로 들려주며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를 통해 예술을 통해 식민지 지식인의 한계를 극복하려 했던 여성 예술가 윤심덕의 주체적인 면모와 이상과 현실의 괴리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했던 극작가 김우진의 내면을 치밀하게 추적한다. 극은 이들이 맞이한 삶의 끝자락을 단순한 포기가 아닌, 억압된 시대 속에서 자신들의 신념과 자유를 지키기 위한 능동적인 ‘선택’이었음을 묵직한 필치로 그려낸다
이번 포항 공연은 탄탄한 연기력과 독보적인 아우라를 지닌 화려한 배우 라인업으로 일찍부터 공연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맞선 소프라노 ‘윤심덕’ 역에는 배우 서예지가 분해 특유의 호소력 짙은 연기로 복잡다단한 인물의 심리를 입체적으로 완성한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방황하는 천재 극작가 ‘김우진’ 역은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배우 박은석이 맡아 무대를 압도하는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대를 앞서간 예술가 ‘나혜석’ 역의 김려은을 비롯해 김건호, 김태향, 박수야, 허동수 등 연극계의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합류해 극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특히 이번 작품은 화려한 무대 장치를 지양하는 대신, 영상 장치와 상징적인 미장센을 활용해 인물들의 감정선을 촘촘하게 쌓아 올리는 치밀한 연출이 특징이다. 여기에 피아니스트의 라이브 연주가 더해져 인물들의 서정적이고 쓸쓸한 정서를 배가시킨다. 극의 흐름 속에서 변주되는 윤심덕의 대표곡 ‘사의 찬미’는 작품 특유의 애잔한 정서를 극적으로 확장하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전망이다.
올해 초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개막 당시에도 “배우들의 응축된 에너지가 빛나는 작품”, “역사적 사건을 동시대의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는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동시에 받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포항문화재단 심세진 시민문화팀장은 “한국 근대 예술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두 예술가의 예술혼과 사랑, 그리고 인생에 대한 메시지를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는 작품”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공연장을 찾아 시대를 초월한 감동과 예술의 가치를 함께 나누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의 관람료는 전석 2만 원으로 책정돼 지역민들의 문화 문턱을 낮췄으며, 중학생 이상(만 13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예매는 티켓링크를 통해 가능하며, 자세한 정보 및 문의는 포항문화재단 시민문화팀(054-289-7830)으로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