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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기 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 “국립오페라단 대구 유치, 이미 국가정책으로 추진됐던 사업”

김락현 기자
등록일 2026-06-14 15:32 게재일 20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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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기 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국립오페라단 대구 유치 타당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락현 기자

국립오페라단을 대구로 유치하기 위해 현역 시절보다 더 열정적으로 뛰고 있는 우동기 전 지방시대위원회(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그는 국립오페라단 대구 유치가 단순한 지역 현안이 아니라 자신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지방시대위원회를 이끌며 추진했던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핵심 과제였다고 밝혔다.

우 전 위원장은 1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일자리뿐 아니라 의료와 문화 인프라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며 “수도권에 집중된 국립 문화예술기관을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것이 균형발전의 중요한 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시대위원장 재임 당시 정부가 추진했던 ‘문화한국 2035’ 정책 방향에 따라 국립예술단체·기관의 지역 이전 및 협력 모델 재구축을 검토했고, 그 과정에서 국립오페라단을 포함한 국립예술단체 지방 이전 계획이 본격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예술단체 상주지역 수요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이후 국립오페라단 이전 후보지로 대구와 부산이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우 전 위원장은 “당시 문화부 내부에서도 국립오페라단은 대구가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문화부 차관이 직접 대구를 방문해 현지 실사까지 진행했고, 대구오페라하우스와 공연 제작 시스템, 인력 인프라를 면밀히 살펴봤다”고 전했다.

그는 “사실상 국립오페라단의 대구 이전은 상당 부분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였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비상계엄 사태와 정권 교체 국면이 겹치면서 사업 추진 동력이 약화됐고, 이후 부산이 국립오페라단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경쟁이 본격화됐다고 했다.

특히 부산은 총사업비 4000억 원 규모의 부산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해 2027년 개관을 추진 중이며, 부산콘서트홀과 부산낙동아트센터 등 대규모 문화시설 확충 계획도 진행하고 있다.

우 전 위원장은 “부산은 새 건물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오페라라는 장르 자체를 놓고 보면 대구와는 비교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국립오페라단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자 지난해 직접 연구용역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당시 대구시는 시장 공백과 행정 혼선으로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우 전 위원장이 직접 서울의 오페라 전문가들에게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국립오페라단 대구 유치 타당성 및 추진 전략’ 보고서를 제작해 대구시에 전달했다.

그는 “유치 경쟁이 벌어질 경우 논리와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민간 차원에서라도 먼저 준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용역보고서는 국립오페라단 대구 이전의 당위성을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제시했다.

첫째는 국가균형발전이다. 보고서는 부산에 이미 다수의 국립 문화기관이 집중돼 있는 반면 대구는 국립 문화예술기관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부산에는 국립부산국악원 등 여러 국립 문화기관이 운영되고 있는 반면 대구는 국립기관이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국립오페라단마저 부산으로 이전할 경우 부산이 또 다른 문화수도 역할을 하게 되면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겠다는 정책 취지와 배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는 오페라 산업 생태계다. 대구는 국내 유일의 오페라 전용극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2003년 시작된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22년 넘게 운영해 왔다. 또 계명대, 영남대, 경북대, 대구가톨릭대 등 지역 대학에 성악과 작곡 전공이 활성화돼 있고, 지역 출신 성악가와 제작 인력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집적돼 있다.

실제로 보고서는 최근 기준 대구가 연간 8편의 오페라 작품을 제작하는 반면 부산은 2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객 규모 역시 대구국제오페라축제와 기획공연을 포함해 연간 3만 명 수준에 달하며, 재관람률 또한 45% 수준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우 전 위원장은 “건물은 예산만 있으면 만들 수 있지만 오페라 제작 시스템과 전문 인력, 관객층은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되는 것”이라며 “대구는 이미 완성된 오페라 생태계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셋째는 미래 비전이다. 용역보고서는 단순히 국립오페라단을 이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구를 중심으로 한 ‘K-OPERA 네트워크’ 구축을 제안했다.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브랜드를 활용해 국립오페라단의 국제 교류를 확대하고, 한국형 오페라 콘텐츠를 해외 시장에 수출하는 전략이다.

또 국립오페라단이 부산을 비롯한 전국 공연장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 간 문화격차를 해소하고 국가 문화균형발전에 기여하는 모델도 제시됐다.

우 전 위원장은 “국립오페라단은 특정 도시의 기관이 아니라 대한민국 오페라를 대표하는 국가기관”이라며 “어디가 더 화려한 건물을 지었느냐보다 대한민국 오페라 발전에 어떤 도시가 더 기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대구는 이미 수십 년 동안 오페라를 도시 정체성으로 키워왔고 시민들의 문화적 수용성도 전국 최고 수준”이라며 “국립오페라단이 대구에 와야 K-오페라 발전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출범한 국립오페라단 대구 유치 시민모임에 대해서도 “전직 시장, 경제계, 문화예술계, 언론계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며 “앞으로 회원을 1000 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필요하면 10만 명 규모 시민 서명운동까지 추진해 대구 시민들의 의지를 보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치권과 대구시, 문화예술계, 시민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며 “국립오페라단 유치는 단순한 기관 이전이 아니라 대한민국 문화균형발전의 상징적 사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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