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아버지 박수근을 넘어선 서정부터 백자의 변신까지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6-06-18 14:00 게재일 2026-06-19
스크랩버튼
6월 1~8월 30일 경주 라우갤러리서 특별 기획전
중견·원로 작가 3인의 조형 세계 한자리에
박인숙의 따뜻한 향토색채·신흥우의 역동적 도시 군상·김선의 현대적 빙렬 달항아리 교차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예술적 치유···석 달간의 미학적 대여정 펼쳐져
Second alt text
박인숙作

고향의 투박한 흙내음이 묻어나는 서정, 복잡한 도시 한복판에서 울려 퍼지는 역동적인 삶의 축제, 그리고 캔버스 위에서 현대적 갈라짐으로 환생한 조선의 미학···.

한국 현대미술계에서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 온 중견·원로 작가 3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경주에서 열린다.

경주 라우갤러리는 지난 1일부터 오는 8월 30일까지 석 달간 박인숙, 신흥우, 김선 작가가 참여하는 기획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현대 도시인의 역동성, 그리고 전통 미학의 현대적 재해석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박인숙 작가는 국민화가 고(故) 박수근 화백의 장녀이자 박수근미술관 명예관장이다. 오랜 교직 생활을 마치고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인 박 작가는 부친의 예술적 토양 위에서 자라났으나, 자신만의 독자적인 미학을 완성했다는 평을 받는다.

그의 작품은 고향의 정취와 소박한 인간미를 은은한 녹색과 분홍빛의 색조로 표현하며, 입체적인 부조감이 특징이다. 회백색 화강암 질감으로 한국적 토속성을 구현했던 박수근 화백의 마티에르와 달리, 박인숙 작가는 밝은 채색을 통해 서민적 감수성과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화면에 담아낸다.

Second alt text
신흥우作


파리 제8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조형예술학을 전공한 신흥우 작가는 도시 속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특유의 위트 있고 역동적인 필치로 그려낸다. 18대 대통령 이·취임식 배경 작가로도 잘 알려진 그는 독창적인 ‘테크니컬 믹스처(Technical mixture)’ 기법을 사용해 회화의 한정성을 벗어난 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 속 수많은 인물은 춤을 추거나 악기를 연주하며, 도시의 건물 사이를 부유하듯 움직인다. 경쾌한 색채 감각과 가벼운 리듬감이 조화를 이루는 그의 작품은 2014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되는 등 국내외 미술 시장에서 지속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충남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개인전 21회, 단체전 200여 회를 치른 김선 작가는 조선의 미를 대표하는 ‘달 항아리’를 현대적 기법으로 재해석해 평면 캔버스 위에 구현한다.

김 작가는 화면 밑 작업 단계부터 치밀한 드로잉과 혼합재료의 비율 연구를 거쳐, 두께감 없이도 깊은 부피감을 살려내는 방식을 취한다. 특히 질료의 내구성과 건조 속도 차이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빙렬(갈라짐) 효과’는 입체적인 백자의 미학을 묘사한다. 10여 년에 걸친 관찰과 탐구를 통해 완성된 그의 달 항아리 연작은 가식 없는 위로와 행복의 메시지를 전한다.

송휘 라우갤러리 관장은 “이번 3인전은 세 작가가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과 인간을 따뜻하게 포용하는 태도를 공유하는 전시”라며 “관람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과 예술적 치유를 경험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문화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