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오싱·항저우서 ‘거장들의 대화·루쉰과 이육사’ 행사 열려 1933년 상하이 만남 재조명…한중 문학 교류 의미 조명
1933년 중국 상하이에서 인연을 맺었던 이육사와 루쉰의 문학과 정신이 90여 년 만에 중국 현지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21일 안동시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저장성 사오싱과 항저우에서는 ‘거장들의 대화·루쉰과 이육사’를 주제로 한 문화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중국의 세계적 작가 루쉰을 기념하기 위해 사오싱대학과 저장대학, 루쉰기념관 등이 매년 해외의 대표 작가를 선정해 루쉰과의 사상적 관계를 조명하는 문화교류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빅토르 위고와 톨스토이, 타고르, 나쓰메 소세키, 단테 등 세계 문학사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다뤄졌으며, 올해는 한국의 독립운동가이자 저항시인인 이육사가 선정됐다.
행사에서는 루쉰과 이육사의 만남이 지닌 역사적 의미와 두 문인의 문학 세계가 한중 문화교류사에서 갖는 가치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중국 측에서는 루쉰 연구 권위자인 가오얀바오 푸단대학 교수를 비롯한 학자들이 참석했으며, 한국에서는 고점복 고려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와 손병희 이육사문학관 관장, 김종훈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등이 참여해 발표를 진행했다.
손병희 관장은 이육사 문학의 지향과 세계사적 의의를 주제로 발표했고, 김종훈 교수는 이육사 문학 속에서 루쉰이 소환되는 의미를 중심으로 두 문인의 문학적 연관성을 분석했다.
특히 행사에서는 루쉰의 장손자이자 루쉰기금회 회장인 저우링페이 씨와 이육사의 딸 이옥비 여사가 만나 선대의 인연을 93년 만에 잇는 뜻깊은 장면도 마련됐다.
저우링페이 회장은 “루쉰과 이육사는 서로 다른 나라에 있었지만 산과 바다를 넘어 정신적 울림을 공유한 인물들”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옥비 여사는 “두 문인이 나눈 우의와 공감의 정신이 앞으로도 더욱 깊어지고 계승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