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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서도 빛난 플로리스트 윤정미···“꽃은 가장 많은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존재”

배준수 기자
등록일 2026-05-05 13:38 게재일 2026-05-0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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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미 플로리스트가 포항시 북구 양덕동 자신의 작업장에서 카네이션과 소국, 디디스커스를 활용해 어버이날에 맞춘 꽃꽃이를 선보이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가장 말이 적은 선물이지만, 가장 많은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존재라고 했다. 연중 꽃 소비가 가장 많은 가정의달 5월에 되새기는 ‘꽃의 의미’를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다. 비싼 꽃이 아니어도 괜찮다고도 했다. 마음을 담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꽃을 건네는 그 순간에 이미 관계는 회복되기 시작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경북매일신문과 인터뷰에 나선 윤정미(49) 플로리스트는 “꽃은 짧게 피고 지지만, 사람들의 기억에는 그 순간이 오래 남기에 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20년 넘게 포항에서 꽃길을 걸어온 윤씨는 국제 무대에서 더 빛을 발했다.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의 메인 행사 중 하나인 ‘CEO 서밋’에 참석한 글로벌 CEO 배우자와 VIP들로부터 주목받았다. 

경주 황룡원에서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한 대기업 주최 행사에서 ‘친환경 플라워 디자인’ 작품을 통해 꽃이 가진 고유한 생명력과 움직임을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절제된 구조와 여백의 미를 통해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덕분이다. 윤정미씨는 “꽃은 가장 짧은 순간에 가장 깊은 생명력을 보여준다”며 “꽃의 그 생명력을 통해 회복과 연결, 지속 가능한 미래라는 APEC의 메시지를 공간 속에 담아냈다”라고 했다. 

음악 공연과 행사 기획에 매진하던 윤씨는 2005년 마미 카와사키가 1962년 설립한 일본 최초의 서양식 플라워 디자인 스쿨인 ‘마미 플라워 디자인 스쿨’을 만나면서 꽃을 바라보는 전혀 다른 철학을 접했다. 최단 기간 강사 자격을 취득한 윤씨는 “꽃꽂이는 자연과 마주하며 인간 스스로가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한 카와사키 선생으로부터 ‘자연 앞에서 겸허함’을 배웠다. 윤씨는 “꽃은 통제하거나 소비하는 대상이 아니라 존중하며 그 생명력을 드러내야 하는 존재”라면서 작품 속에 그대로 녹여내고 있다고 했다. 꽃은 장식이 아니라 하나의 철학이라는 것이다. 

일본 유학을 마치고 포항에서 만난 일본 전통 꽃꽂이인 ‘오하라류’ 1세대 지도자인 요코야마 케이코씨와의 인연은 비움과 선, 여백, 침묵 속 생명의 울림을 머금는 계기가 됐다. 단순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사람 안의 생명력과 회복의 가능성을 비춘다고 했다. 

서울과 떨어진 포항이라는 공간에서 20년 넘게 플라워 숍을 운영하면서도 꽃을 매개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학교, 보건소, 복지기관 등을 누비며 용기와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그는 “꽃으로 우리의 삶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부의날 등 무수한 5월의 기념일에 안성맞춤인 선물을 물었다. 윤정미 플로리스트는 “그 어떠한 말이나 선물보다 더 깊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건 꽃 한 송이”라면서 해맑게 웃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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