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 발생일로부터 시작해 1년이 경과한 국세 미납액이 2억 원 이상인 사람을 ‘고액 체납자’라 부른다. 국세청은 이들의 이름과 주소, 체납된 세금액을 공개하고 있다.
적지 않은 현금을 이곳저곳에 숨겨놓거나, 위장이혼 등의 방법으로 부동산을 타인 명의로 옮기고는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는 악질적이고 상습적인 체납자의 모습은 TV 화면을 통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국세청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걸쳐 4개월 동안 고액 상습 체납자를 추적해 124명으로부터 81억여 원에 이르는 재산을 압류했다. 현금과 귀금속, 고가의 시계와 가방, 그림 등 압류품의 종류는 다양했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은 고액 체납자 문제를 거론하며 ‘체납자들에게 압류한 물건을 지체하지 말고 강제 매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따라 앞서 언급된 압류품들은 공개를 거쳐 곧 공매될 예정이다.
첫 번째 공매엔 세칭 명품가방과 지갑 35개, 시계 11개, 예술품 9점, 고급 주류 110병 등 총 166점이 나온다고 한다. 이것들은 현재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에르메스와 샤넬 등의 가방과 롤렉스와 까르띠에 시계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공매품 전시장을 찾는다고 한다. 언급된 가방과 시계는 대부분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비싼 것들이다. 고액 체납자들은 그런 걸 살 돈은 있지만 세금 낼 돈은 없었던 것일까?
압류된 고액 체납자의 값비싼 명품 공매 소식을 접한 평범한 서민들의 심정은 어떨지 궁금하다. 이상스레 낯이 뜨겁고 가슴 속에서 부아가 치밀 것 같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