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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계좌 공포

우정구 기자
등록일 2026-03-10 16:28 게재일 2026-03-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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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모 증권회사가 2년 전 자산 30억원 이상 보유한 고객을 상대로 그해 증권시황 전망과 투자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응답자의 33%가 사자성어 거안사위(居安思危)라는 말에 동의했다. 거안사위는 중국 고서 한비자에 나오는 말로 “평안할 때도 위험을 생각한다”는 뜻이다.

전국시대 재상 관중은 제나라 환공을 도와 패권을 차지했지만 전쟁이 끝난 뒤에도 군사력을 축소하지 않고 전쟁이 없을 때 무기를 갈고 병사를 훈련시켜야 다음 위기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이 말을 증시에 대입하면 안정적인 시장 상황에도 미래에 닥쳐올 위기에 대비하라는 뜻이다. 설문 응답자 중 시황의 불확실성을 예측한 응답자들은 새옹지마(塞翁之馬)와 설상가상(雪上加霜)을 그해 사자성어로 꼽았다. 이는 투자의 길흉화복은 늘 바뀌면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말로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이란 전쟁으로 국내 주식시장이 오르막 내리막 요동을 치고 있다. 빚내 주식을 투자한 개인의 빚투 공포도 확산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의하면 주식 투자를 위해 돈을 빌린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5일 현재 33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라 한다. 중동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주가 등락에 따라 증권사의 반대매매가 감행될 소지도 높다. 이럴 경우 투자자들은 원금 회수는 고사하고 깡통계좌를 찰 판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식의 본질은 불확실성을 전제로 한 기업의 가치 투자에 있다. 지나친 욕심과 성급함은 낭패를 부를 수 있다. 교활한 토끼는 자신이 숨을 굴을 세 개 파놓고 있다는 교토삼굴(狡免三窟)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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