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기초단체장 공천 신청을 비공개로 접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었다. 유권자에게 공개해야 할 후보 정보가 가려진 채 공천 절차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전략공천을 염두에 둔 것 같다”는 뒷말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지난 8일 오후 10시까지 기초단체장 공천 신청을 접수했다. 이 과정에서 대구 동구청장 공천 신청자 가운데 1명이 비공개로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통상 선거 출마자는 자신의 이름과 경력을 알리는 데 사활을 거는 것이 상식이지만, 해당 신청자는 이름·나이·주요 이력조차 철저히 비공개였다.
대구지역 정가에서는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둔 ‘내리꽂기식’ 공천의 신호가 아니냐”는 말이 돌았고, 일부에서는 “누가 신청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공천 절차가 진행된다면 사실상 깜깜이 공천”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주민들도 의문을 제기했다. 동구 신암동 주민 김모씨(40·여) 는 “예비후보라면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정책을 홍보하는 것이 상식인데 비공개로 공천을 신청했다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며 “출마 희망자가 많은 지역에서 굳이 비공개로 신청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동구 율하동 주민 이모씨(74)씨도 “떳떳하다면 비공개로 공천을 신청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며 “서울에서 내려온 제3의 인물을 낙하산으로 앉히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든다”고 했다.
포항시장 공천 신청 과정에서도 혼선이 있었다. 11명의 신청자 중 1명이 비공개 신청자로 알려지면서 지역 정치권에서는 “누구냐”는 추측이 확산했다. 비공개 신청자는 안승대 전 울산시 행정부시장으로 확인됐지만, 신청 등록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착오로 인한 해프닝으로 전해졌다. .
국민의힘 경북도당 관계자는 “온라인 신청 과정에서 비공개로 표시된 사례가 13명에 달했으나, 확인 결과 대다수 후보자가 본인의 비공개 처리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등록 과정에서 설정값이 잘못 지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지역에서는 지방선거의 핵심인 공천 과정에서 기본적인 관리와 확인 절차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와 유언비어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관계자는 “공천 신청 과정에서 신청자가 비공개를 요청할 경우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하다”며 “당 규정상 허용된 절차로 특별히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