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에서 행정통합 특별법 무산위기에 처한 대구·경북(TK) 몫 인센티브를 전남·광주에 배정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TK와 대전·충남 지역의 행정통합 입법 절차가 지연되는 사이 ‘통합 특별시 인센티브’를 호남이 독차지하겠다는 발상이다.
민주당 정준호(광주 북구갑)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 통과 시 4년간 총 30조 원 규모의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당초 통합 특별시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20조 원(4년간)에서 10조 원이 더해진 금액이다.
정 의원은 재정지원 확대의 근거로 TK와 대전·충남 지역의 통합 보류를 꼽았다. 그는 “타 지역 통합이 보류되면서 통합 인센티브로 편성할 예정이었던 10조 원 중 5조 원씩 전남·광주에 추가 배분하는 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법안 처리가 보류된 TK와 충청권 몫을 호남에 몰아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호남지역은 현재 ‘인센티브 독점’을 기정사실화 하고, 공개적으로 재원 활용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안 그래도 민주당이 핵심 텃밭인 전남·광주 행정통합 특별법만 통과시킨 것은 다분히 정략적 계산이 작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만약 TK 행정통합이 끝내 무산되면 이러한 일은 다반사로 일어날 것이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정부가 ‘통합특별시 공공기관 우선 이전’ 기조를 유지할 경우, TK지역이 2차 공공기관 배정에서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현재 TK와 호남지역이 유치대상으로 지목한 공공기관 중에는 중복되는 곳이 많다. TK지역의 우선 유치대상인 농협중앙회나 한국마사회 등은 호남권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올해 내로 공공기관 이전계획을 수립해 내년부터 실행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만큼, 사실상 올해가 유치기관 선점을 위한 마지막 기회다. TK특별법은 2월 임시회기 중 법사위에 재상정되지 않으면 사실상 무산된다. 그렇게 되면 TK는 정부 재정지원이나 공공기관 배정에서 후순위로 밀려 그야말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