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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KBSI, ‘카멜레온 단백질’ 정밀 분석기술 개발⋯ 치매 등 난치성 질환 치료 새 전기

김락현 기자
등록일 2026-02-25 15:37 게재일 202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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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DGIST 유우경·김진해 교수, 전주형 석박통합과정생, KBSI 이영호 박사./ DGIST 제공

DGIST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공동 연구팀이 치매와 파킨슨병 등 난치성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무정형 단백질(Intrinsically Disordered Proteins, IDP)’의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규명할 수 있는 혁신적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DGIST 뇌과학과 유우경 교수와 뉴바이올로지학과 김진해 교수 연구팀은 KBSI 단백질구조약물기전연구단 이영호 박사 연구팀과 협력해, 형태가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하는 무정형 단백질의 구조를 정밀하게 추적·분석하는 융합 분석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25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단백질은 고유의 3차원 입체 구조를 형성해야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체 단백질의 약 3분의 1은 특정한 3차원 구조 없이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무정형 단백질이다. 

이들은 세포 내 신호 전달 등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지만, 비정상적으로 변형되거나 응집될 경우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이형 당뇨병 등 대사질환의 발병에 핵심적으로 관여한다. 문제는 구조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기존 구조생물학적 방법으로는 질환과 연관된 구체적 변형 과정을 포착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실제 실험 데이터를 결합하는 최적화 융합 전략을 도입했다. 먼저 AI 모델과 고도화된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 단백질 정보 은행(PDB)에 축적된 구조 데이터를 활용해 단백질이 취할 수 있는 수만 가지의 구조 후보군을 생성했다.

이어 실제 실험에서 얻은 핵자기공명분광학(NMR) 데이터를 후보 구조군과 대조해, 실제 상태에 가까운 구조에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최대 엔트로피(maximum entropy)’ 기법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단백질이 극히 짧은 시간 동안 형성하는 중간 단계 구조까지 식별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고체나 결정 상태가 아닌 용액 상태 단백질의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는 KBSI의 정밀 NMR 데이터가 알고리즘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활용해 온도 변화나 유전자 변이에 따라 무정형 단백질의 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정밀하게 추적했다. 이는 질환 발생 과정에서 단백질이 어떤 경로로 비정상적 상태에 이르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우경 교수는 “DGIST의 슈퍼컴퓨팅 AI 교육연구센터의 계산 자원과 첨단 계산과학 기술, KBSI의 세계적 정밀 분석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이뤄낸 성과”라며 “그동안 분석이 어려웠던 무정형 단백질의 구조적 비밀을 규명함으로써 치매 등 난치성 질환의 발병 기전을 이해하고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 분석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호 박사 역시 “DGIST와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무정형 단백질과 질환 관련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구조 연구 도구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협력해 세계 3대 단백질 구조 데이터베이스 중 하나인 PDBj를 기반으로 한 ‘한국형 PDB(PDBj in Korea)’를 구축, 고정된 3차원 구조가 없는 무정형 단백질의 구조 아카이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DGIST 전주형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DGIST 유우경 · 김진해 교수와 KBSI 이영호 박사가 공동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PNAS)에 2월 18일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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