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제 미래전략포럼’ 국회서 개최… 규제·법제·기술 전략 전면 재점검
“이제 게임은 얼마나 잘 만들었느냐보다, 얼마나 지속적으로 참여를 이끌어내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0간담회의실. ‘글로벌경제 미래전략포럼’ ‘AI 시대,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는…’ 현장에서 유정우 글로벌경제미래전략연구원장이 던진 이 한마디는, 급변하는 게임 산업의 본질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이번 포럼은 AI 시대를 맞아 급격히 재편되는 글로벌 게임산업 환경에 대한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등급제 운영 등 주요 국가의 규제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합리적 제도 개선 방향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다변화에 걸맞은 법·제도 보완의 초석을 다지자는 취지다.
행사는 김교흥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박정하 문체위 야당 간사,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환영사와 축사로 문을 열었고, 이어 산업·법률·정책 전문가들의 발제와 토론이 이어졌다. 국회 문체위 소속 의원들과 학계·산업계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해 AI 시대 게임산업의 방향성을 두고 머리를 맞댔다.
김교흥 위원장은 환영사에서 “게임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이자 문화 영토를 넓히는 핵심 콘텐츠”라며 “AI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에서 우리 게임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해선 국회 차원의 제도적 지원과 균형 잡힌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산업 진흥과 이용자 보호의 균형을 주문했다.
박정하 야당 간사 역시 축사를 통해 “게임산업은 창의성과 기술력을 바탕을 대한민국 문화산업의 중요한 한축을 담담했다”며 글로벌 경쟁 환경을 감안한 정책 정합성을 언급하며 여야 협력을 강조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인공지능(AI)은 게임의 제작방식부터 이용자 경험에 이르기까지 산업전반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며 경쟁 환경과 발전전략에도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며 “문화체육관광부는 현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제도와 정책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창작과 혁신이 지속될 수 있는 산업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쓰겠다” 고 말했다.
1부 발제에서 유정우 원장은 글로벌 게임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짚었다.
그는 “콘텐츠의 생산 주체가 개발자에서 이용자, 크리에이터로 확장되며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기반 플랫폼 구조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제 게임은 단순한 완성품이 아니라, 참여와 재창작,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하는 ‘플랫폼’이라는 설명이다.
유 원장은 “게임 산업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구조적 성장 산업”이라며 “규제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산업·기술·문화가 융합된 관점의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클라우드·메타버스 등 기술 전략과 함께, 글로벌 시장 변화에 부합하는 제도 개선과 법리 정비가 시급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특히 AI 기반 콘텐츠 생성, 데이터 활용, 알고리즘 추천 체계 등 새로운 환경에 대한 법적 기준 정립 필요성을 제기했다.
안준규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국내 게임산업의 현실과 법적 보완점을 짚었다.
안 변호사는 게임 등급 분류 제도, 확률형 아이템 규제, 플랫폼 책임 범위 등 현행 제도의 쟁점을 언급하며 “산업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한국 게임산에 대한 규제가 타 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엄격하고 법제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게임산업이 규제보다 진흥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기이며 원칙적으로는 (규제를) 풀어주되 사후적으로 엄격하게 규제하는 방식이 보다 적합하다 ”며,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을 갖춘 규제 체계 마련을 주문했다.
최승훈 한국게임산업협회 국장은 게임 시장의 글로벌 경쟁 구도를 언급하며 선제적 대응을 촉구했다.
최 국장은 “K 컬처 300조 달성을 위해서는 게임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이 필수적"이라며 게임제작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모태펀드 ‘게임계정’을 신설하는 등 전략적인 투자확대와 세제개편을 제안했다.
또 △유연한 근로 환경 조성 △ 수출 지원 기구 설치 등의 적극적인 수출지원 △ 중소·인디 게임사 등의 AI 게임산업의 전환 지원 등을 정책 과제로 제안했다.
소성렬 전자신문 본부장이 좌장을 맡은 종합 토론에서는 “게임을 사행성 논란 중심으로만 볼 것인지, 문화·기술 산업으로 재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AI가 게임 제작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콘텐츠 범람과 품질 관리라는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글로벌 플랫폼 종속 문제와 국내 기업의 IP 경쟁력 강화 필요성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이번 포럼은 단순한 산업 현안 점검을 넘어, 게임을 바라보는 국가적 시각을 재정립하는 자리였다.
AI 시대의 게임은 더 이상 한 편의 완결된 콘텐츠가 아니다. 데이터와 알고리즘, 이용자 참여와 커뮤니티가 얽혀 돌아가는 거대한 생태계다. 규제와 진흥, 보호와 혁신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 그것이 한국 게임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 넘어야 할 관문이다.
국회에서 시작된 이날의 논의가 법과 제도의 변화로 이어질지, 그리고 그것이 한국 게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주목된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