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1일 설 연휴를 이틀 앞두고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보수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서문시장은 역대 보수정당 대표 대부분이 설 연휴 때마다 민심을 살피기 위해 방문했었다. 장 대표가 서문시장을 찾은 건 지난해 8월 전당대회 기간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장 대표는 이날 서문시장 방문 전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설립했던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찾아 스타트업 대표들과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도 가졌다.
장 대표는 이날 서문시장 상인연합회 사무실에서 상인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지면서 “명절이 코앞인데 경기는 살아나지 않고 물가만 계속 오르고 있어서 전통시장 상인을 뵙기가 너무 죄송하다“면서 여권이 현재 추진중인 대형마트 영업규제 해제조치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언론보도를 보면, 장 대표 일정에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추경호·최은석 의원과 이인선·김승수·우재준 의원 등 국민의힘 대구 현역의원들이 대거 함께했지만, 상인들의 반응은 비교적 냉정했다는 게 중론이다.
과거 보수정당 대선후보와 유력 정치인이 서문시장을 방문했을 당시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통행조차 힘들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대조된다. 이날 서문시장 분위기는 대규모 청중이나 뜨거운 응원 목소리가 없이 차분했다고 한다. 일부 보수 유튜버들이 ‘윤 어게인’ 주장을 하는 것 외에는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지지자도 별로 없었던 모양이다.
대신 “반대파의 쓴소리도 듣고, 뭉쳐야 한다”,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 때 대구 빼고는 다 진다”는 충고가 주류를 이뤘다는 보도도 있다. 이게 바로 국민의힘 당내 갈등을 매일이다시피 대해야 하는 대구시민들의 걱정스런 마음인 것이다.
장 대표는 이번 서문시장 방문에서 ‘텃밭 민심’을 잘 파악했을 것이다. 민심에 기반하지 않은 권력은 모래성을 쌓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처럼 반대파 숙청을 위한 ‘징계정치’가 계속될 경우, TK지역 지방선거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서문시장 상인들이 깨우쳐 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