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친한계 “협박·계산정치, 사퇴 피하려는 꼼수” 친장동혁 진영 “손목 걸라 요구하면 본인은 손가락 걸어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자신에 대한 사퇴 내지 재신임 투표 요구에 대해 반대 측에 ‘정치생명을 걸라‘고 요구하며 본인도 대표직·의원직을 걸며 5일 승부수를 던지자, 오세훈 시장과 친한동훈계가 크게 반발하는 등 국민의힘 내부는 오히려 더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장 대표의 이날 발표는 최근 여론조사상 불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그의 제안에 친 장동혁계는 적극 옹호한 반면 오 시장과 친한계 등은 ‘협박·계산 정치‘라며 반발했다.
장 대표측은 이런 배수진이 최근 여론조사 등을 봤을 때 결코 불리할 게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0만명을 돌파한 당원 성향을 내부적으로 분석해봤을 때 재신임 투표를 하더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자 48%가 윤리위의 한 전 대표 제명 결정이 적절하다고 답변해 부적절 답변(35%)보다 많았다.
또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37%는 한 전 대표의 제명이 향후 당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응답은 26%에 그쳤다.
이런 여론이 계속돼서 장 대표가 전 당원투표를 통해 재신임을 받으면 흔들리는 리더십을 다시 확고히 할 뿐 아니라, 확실하게 친한계를 누르고 갈 명분이 생긴다는 계산.
나아가 자신이 재신임되지 않는다면 당 대표직은 물론 의원직도 버리겠다는 초강수를 두면서 재신임 투표 요구하는 이들에게도 의원직, 시장직 등 정치생명을 걸라고 압박하면 밀릴 것이 없다는 판단도 했다.
장 대표가 임명한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페이스북에 “오 시장님 서울시장직 걸고 재신임 투표해 볼까요. 친한계 16명은 의원직 걸 자신 있습니까“라며 “비겁하게 자기 자리는 지키며 뒤에서 손가락질만 하는 정치꾼들이 뭐라고 변명할지 기대된다“고 썼다.
박민영 당 미디어대변인도 “상대에게 손목 걸라고 요구할 거면 자기는 손가락 하나라도 내놓고 얘기하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의 재신임 투표 관련 발언에 대해 “정치적 생명을 걸고 얘기하라? 직을 걸고 하라? 참 실망스럽다. 이건 공인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이 국회의원직, 시장직을 줬는데 그 자리를 걸고 당의 노선 변화를 요구하라? 이건 공직에 대한 장 대표의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판단은 국민이 해주실 것“이라고 반박했다.
친한계 한지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퇴 요구에 대한 답이 아니라 사퇴하지 않기 위한 조건을 만든 것에 불과하다. 이미 결과가 보이는 판을 깔아놓고 ‘당원이 결정한다‘는 건 책임 정치가 아니라 계산 정치“라며 “혼자 판 깔고 규칙 만들고 심판 보고 혼자 승리하는 정치. 이건 책임 회피의 연출“이라고 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계엄 포고령을 보는 줄 알았다. 당 대표에 대해 문제 제기하면 그게 무슨 죄악이냐“며 “교만한 태도이고 협박 정치“라고 주장했다.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장동혁의 파쇼 등극“이라고 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