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없는 보직 부여가 부른 ‘인사 파행’ 법령 준수 및 투명성 확보 ‘도마 위’ 시스템 혁신 이룬 경북도·성주군과 대조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기록한 울릉군이 최근 인사 운영의 절차적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원칙 없는 보직 부여와 불투명한 행정 시스템이 조직 안팎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최근 실시된 권익위 파견 사무관 선발 과정이었다. 울릉군은 현 보직에 부임한 지 6개월 된 A 사무관을 파견 대상자로 내정했으나, 내부 반발과 논란이 확산하자 하루 만에 이를 전격 취소했다.
이를 두고 공직 내부에서는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27조(전보 제한)에 명시된 ‘필수 보직 기간 준수’ 원칙이 인사권자의 재량에 의해 무시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행정법 전문 K 변호사는 “인사권에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지만, 임용령이 정한 기간을 예외 없이 적용하지 않으면 재량권 남용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라며 “발령 직후 번복되는 과정은 행정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을 저하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파견 복귀자에 대한 보직 관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방공무원 임용령 제27조의2는 파견 복귀 시 습득한 전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에 우선 배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군은 권익위에서 반부패·청렴 업무 등을 수행한 B 사무관을 업무 연관성이 낮은 시설관리사업소로 배치해 전문성 활용에 미온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파견 제도가 공무원의 역량 강화라는 본래 취지와 다르게 운영될 우려가 있다”라며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보직 부여는 조직 전체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대외 협력 업무 기피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울릉군의 행보는 인사 혁신을 통해 성과를 낸 인근 지자체들과 대비된다. 실제로 경북도는 ‘민간 전문가 감사 체계를 도입해 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종합청렴도 1등급’을 달성했다. 성주군은 개인의 전문성과 부서 업무 연관성을 수치화한 자동 추출 시스템을 통해 ‘특정인 봐주기’ 논란을 차단하며 4년 연속 2등급을 유지 중이다.
칠곡군 또한 객관적 검증 시스템으로 3년 연속 2등급을 지켜냈다. 울릉군과 여건이 유사한 전남 신안군은 파견이나 외진 곳 근무 복귀 시 희망 부서를 우선 고려하거나 전문성을 발휘할 부서에 배치하는 것을 ‘인사 규정(훈령)’으로 명문화해 투명성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울릉군이 ‘청렴도 최하위’를 탈피하기 위해 세 가지 차원의 시스템 재구축을 제안한다. 외부 전문가 비중을 높인 인사위원회의 독립성 확보 및 ‘인사 실명제’ 도입과 데이터 기반 ‘전문 보직 관리제(CDP)’ 매뉴얼화, 청렴도 향상 기여자에 대한 ‘성과보수 부여’ 등이다.
이에 대해 울릉군 총무과장은 “권익위 파견자 선정 당시 희망자가 없어 인사권자가 직권으로 발령을 냈으나, 이후 당사자의 고충을 반영해 최종 결정을 내린 사항”이라고 해명했다.
파견 복귀자 보직 문제에 대해서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전문 지식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권익위 파견제는 중앙과 지방 행정의 연계성 강화를 목적으로 하며, 전임 부서장 재직 당시 업무 연속성을 위해 기간이 연장된 측면이 있다”라며 “인사 부서장으로서 이번 논란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