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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우고, 묻고, 쌓아두고”···경북도 농촌 쓰레기 처리 끝없는 고민

피현진 기자
등록일 2026-01-20 10:52 게재일 2026-01-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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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하우스 접근성 떨어지고 고령 주민들 쓰레기 운반·분리에 소극적
경북도 내 한 고령 농가에 생활쓰레기 등이 방치돼 있는 모습./피현진 기자 

경북도 내 농촌 마을 곳곳이 생활 쓰레기 처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 지역은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클린하우스가 적고 거리가 멀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나이가 많은 주민들은 쓰레기를 운반·분리할 체력이 부족해  집 앞에 쌓아두거나 임의로 태우는 경우가 많다. 영농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닐, 스티로폼, 관수호스 등은 분리·운반이 까다로워 장기간 방치되기 일쑤다. 이로 인해 악취·해충·침출수 문제가 발생하고, 산불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영농폐기물은 다양한 소재가 혼합돼 분리·재활용이 어렵고 비용 부담이 크고 단속 실효성이 낮다. 사유지 방치 쓰레기의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 이때문에 일부 농가에서 쓰레기를 태우다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경북에 거주하는 한 70대 농민은 “차로 10분 넘게 가야 클린하우스가 있는데, 나이 든 사람들이 어떻게 매번 가겠나. 결국 집 앞에 쌓아두거나 태우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비닐은 모아두면 수거해 간다고 하지만, 스티로폼이나 관수호스는 어디다 버려야 할지 몰라 그냥 쌓아둔다. 시간이 지나면 바람에 날려 논두렁으로 흩어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불법소각을 하면 안 된다는 건 알지만, 겨울철에는 모아둔 쓰레기를 태우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다. 단속이 나온다고 해도 대체할 방법이 없다”며 “단속만 할 것이 아니라 마을에서 같이 모아 처리하는 등 행정이 조금만 도와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농촌 쓰레게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전북 진안군 일부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3NO(안 태우고·안 버리고·안 묻는다)’ 운동을 펼치며 쓰레기 줄이기를 하고 있다. 마을 이장·자원봉사단이 힘을 모아 영농폐기물을 정기적으로 모아 처리하는 방식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 경주시에서도 주민·토지 소유주·행정이 협력해 수십 년간 방치된 400t 쓰레기를 처리한 경험이 있다.

농촌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소형 이동형 집하함 설치, 순회 수거차 운영 같은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 영농폐비닐 등급별 보상제 확대와 마을 단위 분리 교육도 중요하다. 주민 포인트제, 청년·사회적기업 참여형 수거반 운영, 사유지 방치 쓰레기 처리 표준협약 마련 등 거버넌스 구축도 과제로 남는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문앞 수거 서비스’ 도입, 청년 일자리와 연계한 쓰레기 수거·재활용 스타트업 육성, 영농폐기물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모델 지원, 주민 인센티브 제도 운영, 사유지 방치 쓰레기 처리 책임을 명확히 하는 법·제도 개선 등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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