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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원뮤직홀이 지역 주민들에게 전한 클래식의 온기

등록일 2025-12-18 18:02 게재일 2025-12-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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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Z클래식: 더 캔들라이트’ 앙코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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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콰르텟 아프로디테’ 공연 무대인사.

도심 속 아담한 공연장 대구 비원뮤직홀에서 3주간 총 세 차례의 공연을 잇따라 관람하며 음악으로 일상을 가득 채웠다. 각 공연마다 다른 동반인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

11월 22일 열린  ‘듀오 보체 시리즈 2 – 박소영 & 석정엽 듀오 리사이틀’은 소프라노 박소영과 테너 석정엽의 탄탄한 호흡과 연기력이 돋보인 공연이었다. 혼자 찾은 공연이었지만, 두 성악가의 풍성한 울림이 홀을 가득 메워 외로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앙코르는 원래 한 곡만 예정되었으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즉흥적으로 추가 곡을 선보여 관객들의 감동을 배가시켰다.

11월 28일에는 남자친구와 함께 ‘콰르텟 아프로디테’ 콘서트를 찾았다. 
창단 2년 차인 ‘아프로디테’는 팀명 선정 당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남자들이 ‘아프로디테라면 우리 공연은 절대 안 갈 거다’라고 했지만, 우리는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하겠다는 뜻으로 이름을 고수했다”는 말에 관객석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지휘자 김성진의 세심한 해설 덕분에 브람스와 슈만의 음악이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왔고, 특히 마지막 곡인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 1번’은 네 연주자(바이올린 조혜우, 비올라 배은진, 첼로 홍승아, 피아노 이윤수)의 완벽한 호흡으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남자친구는 “첼로의 매력에 새로 눈떴다”며 감탄을 전했다.

12월 6일은 엄마와 함께 ‘EZ클래식: 더 캔들라이트’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 전부터 설치된 수많은 촛불이 관객들을 맞이했고, 작은 불빛의 아름다움을 기록하려는 관객들은 휴대폰을 꺼내 사진으로 순간을 담았다. 진행을 맡은 EZ CLASSIC 권은지 대표는 “화려한 조명 대신 은은한 촛불이 빚어내는 특별한 분위기를 느껴보자”라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연주된 곡들은 대부분 대중에게 친숙한 클래식 명곡으로, 평소 클래식에 익숙하지 않은 엄마도 편안히 음악에 몰입할 수 있었다. 특히 연말 정취를 물씬 풍기는 영화 ‘나 홀로 집에’ OST와 앙코르로 연주된 크리스마스 캐럴은 가족과 연인 단위 관객들에게 따뜻한 여운을 선사했다. 공연 후 엄마는 “연주자들이 짧은 시간 동안 20여 곡을 연주하느라 팔이 아프지 않을까 걱정됐다”며 웃음이 묻어난 소감을 전했다.

비원뮤직홀은 지역 주민에게 수준 높은 공연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공연은 인터넷 예매로 관람했지만, 세 번째 공연에서는 예매에 실패해 당일 현장에서 대기하다가 취소표를 받아 관람했다. 예매 경쟁이 치열하지만 현장에서의 기회도 열려 있어 다양한 시민들이 공연을 접할 수 있게 됐다. 

비원뮤직홀 홈페이지에서 공연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매주 다채로운 공연이 꾸준히 열리고 있으니 정보를 미리 살펴보고 관람해 보시길 추천한다.

/김소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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