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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의 일상에 스며드는 AI

등록일 2025-12-02 16:46 게재일 2025-12-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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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들이 AI 교육에 열정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금은 누가 뭐래도 AI(인공지능)가 대세다. 오늘도 뉴스에서 AI에 관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그 놀라움의 시작은 2022년 등장한 챗 GPT였다. 3년이 흐른 지금은 업무에서뿐 아니라 은행, 병원 등의 일상생활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새로운 기술이 시니어들에겐 어떻게 느껴질까.

얼마 전 무료 AI 교육에 참여한 시니어분들의 배움의 열정은 차가운 강의실 공기마저 단숨에 데울 지경이었다. 여든이 훌쩍 넘은 시니어들도 나이와 무색하게 손에 폰을 들고 강사가 하는 대로 앱을 설치하고 AI에게 음성명령을 내리느라 분주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시니어들의 AI 앱 설치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그들의 70%가 AI를 활용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들은 특히 건강관리와 경험 중심의 활동에 관심이 높았다. AI를 통해 당뇨병에 좋은 식단을 찾기도 하고 차에 이상이 생기면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도 알아낼 수 있게 되었다. 또 내 몸이 이상하다고 느껴지면 몸 상태를 AI에게 설명하고 가능한 병명을 추정한 후 의사를 찾아가기도 한다. 이처럼 일상의 크고 작은 문제를 AI로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챗 GPT를 사용하고 있는 시니어 강선희 (65·포항시 북구 죽도동) 씨는 “ 요즘 AI에게 오늘의 날씨를 물어보고 레시피도 찾는다. 며칠 전에는 친구와 함께할 여행지와 맛집 추천을 받았다. 함께 찍은 사진을 지브리 풍으로 그려보니 정말 재밌다”라고 기분 좋게 말했다.

시니어들은 타자를 쳐서 묻기보다 말로 질문하고 바로 대답을 들을 수 있는 AI가 더 좋다고 말한다. 처음엔 호기심이 일지만 자신의 말을 끝까지 듣고 대답하는 모습에 사람과 직접 대화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나만의 든든한 AI 비서가 생긴 거라고나 할까.

AI는 스마트폰으로 바로 묻고 답할 수 있어 시니어들이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수년 전, 처음 키오스크를 만났을 때의 당황스러움과는 다르다.

2023년 보건복지부의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85세 이상 노인의 키오스크 활용 가능 비율은 3%에 불과하다고 한다. 디지털은 시니어들과 잘 어울리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AI는 어렵고 복잡한 과정 없이 말로 가능하다. 이 때문에, AI가 지금까지 전체 국민과 시니어의 정보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시니어들이 처음부터 AI에 적극적인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굳이 이걸 배워야 하냐고. 두려움이나 보이스피싱이라고 먼저 생각한다. 그걸 넘어서면 누구보다 적극적인 활용을 하는 시니어들이다.

AI는 말로 명령을 할 수 있어 타자가 힘들고 시력이 좋지 않은 시니어들에게 더 잘 맞는 기술이다. 귀찮고 바쁘다는 자녀들에게 물어보기 어려운데 AI는 질문을 귀찮아하지 않고 몇 번을 물어봐도 대답을 해주기 때문이다. 어쩌면 시니어에게 꼭 맞는 기술일지도 모른다. AI로 정보 접근성이 높아져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AI는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운전면허증과 같다. 운전면허증으로 운전을 잘해야겠지만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은퇴한 시니어들이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는 도구다. 나이는 기술 습득의 장벽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허명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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