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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보건대, ‘가상학과’로 미래 교육의 지형을 바꾸다

김락현 기자
등록일 2025-11-19 11:08 게재일 2025-11-2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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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사, 의료기기 규제, 펫푸드까지… 산업 변화에 선제 대응하는 융합교육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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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보건대 가상학과(과학수사학과)의 실습 모습./대구보건대 제공

“대학이 산업보다 앞서야 한다.” 

글로컬대학 대구보건대학교가 2025학년도 2학기부터 선보인 가상학과 제도는 바로 이 철학의 실현이다. 변화하는 산업 생태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학생 주도의 진로 설계와 실무 중심 교육을 가능케 하는 ‘교육 혁신의 실험장’으로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신산업에 맞춘 유연한 교육 체계, ‘가상학과’의 탄생

대구보건대의 ‘가상학과’는 단일 전공의 경계를 허무는 융합형 교육 플랫폼이다. 기존 정규 학과들이 협업해 신산업 분야 중심의 융·복합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학생은 복수전공 혹은 부전공 형태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가상학과 기본 운영 기간은 2년이고, 성과에 따라 정규 학과 전환도 가능하다.

운영은 교무처와 가상학과 운영위원회가 맡아 교육 품질과 성과를 철저히 관리하며,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 및 ‘한달빛 글로컬보건연합대학’ 체계와 연동돼 지역 기반 혁신을 이끈다. 이는 단순한 학과 신설을 넘어 교육, 산업, 지역의 유기적 연결을 목표로 한 미래형 융합교육 실험이라 할 수 있다.

◇과학수사, 규제과학, 펫푸드… 미래를 선도할 세 개의 전공

2025년 2학기 출범한 첫 가상학과는 △과학수사학과 △의료기기 규제과학과 △펫푸드 마스터학과 등 총 3개. 각 학과는 신산업의 실제 수요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과학수사학과는 임상병리학과(대구보건대)와 간호학과(광주보건대)의 협업으로 구성된 법과학 융합학과다. ‘법의학개론’, ‘과학수사세미나’, ‘법의간호’ 등 실제 수사기관 맞춤형 교과목을 중심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청 등으로의 진출을 지원한다.

의료기기 규제과학과는 전문대학 최초로 규제과학 교육을 도입한 학과다. 대구보건대, 광주보건대, 대전보건대의 임상병리학과가 협력해 운영하며, 의료기기 인허가, 품질관리, 임상시험 등 대학원 수준의 전문 교육을 학부 단계에서 제공한다.

펫푸드 마스터학과는 식품영양학과와 반려동물보건관리학과가 공동으로 운영하며, 반려동물 산업의 핵심 분야인 펫푸드에 특화된 융합 교육과정이다. ‘반려동물영양학’, ‘펫푸드 제조실습’, ‘펫산업 마케팅’ 등을 통해 바로 현장에 투입 가능한 실무형 인재를 양성한다.

◇학생 중심 융합교육… 유연성, 실용성, 경쟁력까지 갖췄다

가상학과는 학생이 진로에 맞춰 스스로 전공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기존 전공과 연계해 복수전공 또는 부전공으로 이수할 수 있으며, 기준 학점을 충족하면 된다.

또 학과 간의 칸막이를 허물어 유연한 커리큘럼 운영이 가능하며, 현장과 연계된 실무 중심 수업은 취업 경쟁력 강화로 직결된다. 전공을 넘나드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복합적인 직무 역량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첫 모집부터 뜨거운 반응… 산업 수요 반영한 교육혁신의 성과

2025학년도 2학기 첫 모집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과학수사학과는 20명 모집에 54명 지원, 의료기기 규제과학과는 20명 모집에 39명 지원, 펫푸드 마스터학과는 10명 모집에 17명 지원하며 조기 마감됐다. 이는 학생들의 높은 관심과 산업의 수요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실효성 있는 교육 모델로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결과다.

‘스쿨제’ 기반 융합 체계와 연계, 보건의료 교육의 미래 설계

대구보건대학교는 현재 21개 학과를 3개 스쿨과 보건융합학부로 운영하며, ‘스쿨제 기반 보건의료융합 직업교육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가상학과는 이 체계의 실질적 구현 모델로 작동하며, 각 스쿨 간 유기적 연계와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

또 한달빛 글로컬보건연합대학 내 교수 교류, 공동 교과 운영, 순환 교육, 교육자원 공유 등과도 연결돼, 지역을 넘어선 교육 통합 모델로의 확장 가능성도 갖춘다. 이는 보건, 바이오, 라이프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교육 혁신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남성희 총장은 “대학은 산업보다 앞서 미래를 설계하고,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며 “가상학과는 변화하는 사회 구조 속에서 새로운 직무를 창출하고, 이를 이끌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대구보건대학교의 도전이자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김영근 교무처장도 “가상학과는 학생이 스스로 진로를 설계하고 산업 흐름에 맞는 실무 중심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혁신적인 시도”라며 “새로운 학문 구조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감과 만족도가 이미 높은 수준으로 확인되었다”고 전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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