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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흥해서 80평생 잃어버린 뿌리를 찾았어요”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5-11-12 18:00 게재일 2025-11-1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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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강 최씨’ 최세윤 의병장의 후손 최성현·최정희 씨 남매
고향을 찾아 선뜻 기부도···邑, 명예읍민증·기념앨범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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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북구 흥해읍이 지난 6월 흥해(곡강)최씨 후손 남매인 최성현·최정희씨의 기부에 감사의 뜻으로 12일 명예읍민증과 기념앨범을 전달했다. /독자 제공

포항시 북구 흥해읍이 “잃어버린 뿌리를 찾았다”는 감격으로 고향 어르신들에게 온정을 전한 흥해(곡강)최씨 후손 남매에게 명예읍민증을 수여하며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12일, 부산 기장군 라우어 시니어타운에서 열린 전달식에서는 이문형 흥해읍장을 비롯한 직원 4명이 직접 방문해 명예읍민증과 함께 남매의 기부 정신을 담은 기념앨범을 전달했다. 

이날 행사는 오빠 최성현(81)씨가 사업차 참석하지 못했지만, 최정희(76)씨의 거주지에서 진행된 만큼 남매의 뿌리를 찾는 여정이 더욱 의미 있게 이어졌다.

남매는 부산에서 만나 대화 중 ‘곡강’이 북한의 지명인 줄 알았다가, 자신들의 뿌리인 곡강최씨의 본관이 포항 흥해임을 알고 무작정 찾아오게 됐다.

지난 6월 흥해읍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남매는 이문형 읍장으로부터 “흥해의 옛 이름이 곡강이며, 고려 시대 곡강부원군 최호가 시조”라는 설명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흥해읍의 역사적 가치에 감동한 남매는  “80평생 우리 뿌리가 이곳에 있는 줄도 몰랐다”며 “이제라도 알게 되어 마음이 벅차고, 선조들의 고향 어르신들께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며 즉석에서 1000만원을 기부했다. 이 금액은 흥해읍 내 10개 경로당에 TV와 냉장고 등 필수품 지원에 쓰였으며, 이를 기념해 흥해의 역사와 곡강최씨 가문의 역사를 담은 앨범이 제작됐다.

전달식에서 최정희씨는 “부산에서 오빠와 대화하던 중 ‘곡강’이 북한의 지명인 줄 알았다가, 우리의 뿌리가 포항 흥해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어요. 이제야 선조들의 고향을 제대로 마주한 기분이에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문형 읍장은 “임진왜란과 구한말에도 흥해 출신 의병들이 나라를 지켰다”며 “특히 산남의진 제3대 대장 최세윤 의병장의 후예가 찾아와 더욱 뜻깊다”고 강조했다.

흥해읍 직원들은 최정희씨의 자택에서 차와 음식을 나누며 “혈육보다 진한 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흥해의 아름다운 9경을 소개하며 재방문 시에는 직접 가이드를 맡겠다고 자처하는 등 따뜻한 정을 나눴고, 앞으로도 깊은 인연을 이어가기로 약속했다.

이문형 흥해읍장은 “연고가 없음에도 뿌리를 찾아 기부해주신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린다”며 “이번 기부는 지역 어르신들께 큰 위로가 되었고, 선조의 고향과 인연을 이어가는 아름다운 본보기가 되어 지역사회에 귀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단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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