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체험하고, 소망을 적는 특별한 과거길 여행
문경새재가 단풍 물든 가을산과 함께 ‘합격의 꿈’을 잇는 특별한 체험길로 거듭났다. 수능 시즌을 맞아 문경새재길은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문경시는 지난 8일 문경새재 일원에서 열린 ‘2025 문경새재 합격의 길 명소화 사업–합격의 길에서 그대의 꿈이 닿길’ 행사가 사전 참여자만 350여 명을 넘어서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12일 밝혔다.
문경새재는 예로부터 영남 선비들이 과거시험을 치르기 위해 한양으로 향하던 관문이자 ‘과거 합격의 상징길’로 불렸다.
죽령을 넘으면 낙방하고, 추풍령을 넘으면 떨어지지만, 문경새재를 넘은 선비는 경사를 맞는다는 속설처럼 문경새재는 지금도 ‘합격의 기운이 서린 길’로 회자된다.
이날 행사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참여형 축제로 꾸며졌다. 특히 제1관문에서 제3관문 아래 ‘책 바위’까지 오르며 소망 리본을 다는 ‘과거길 미션 투어’가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참가자들은 직접 손수 리본에 ‘합격’, ‘건강’, ‘행복’ 등의 소망을 적으며 조선 선비의 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참여한 수험생 김민수군(19)은 “수능을 앞두고 마음이 불안했는데, 문경새재 길을 걸으며 마음이 차분해졌다”며 “리본에 ‘부모님께 효도하는 아들이 되겠다’고 썼다. 신기하게도 마음이 가벼워지고, 정말 힘이 난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참가한 대구의 취준생 박수정씨(26)는 “요즘 시험 준비가 힘들었는데, 선비 복장을 입고 새재를 걸으니 마치 과거길에 나선 선비가 된 기분이었다. 끝까지 완주하고 나니 저도 언젠가 ‘장원급제’의 기쁨을 맞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미션을 완주한 참가자들에게는 문경 사과 세트와 기념품이 제공됐으며, 행사 마지막에는 ‘금의환향’을 상징하는 장원급제 축하공연과 퓨전국악밴드 ‘나릿’의 공연도 이어졌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내년에는 더욱 풍성한 이야기와 즐길 거리를 담아 문경새재를 ‘전국 수험생들의 성지’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