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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상징 ‘산양’, 경주 남산까지 백두대간 타고 귀환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11-03 10:48 게재일 2025-11-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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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이달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선정···지역 생태축 복원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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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산악 생태계를 대표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산양’이 백두대간을 따라 경북 경주까지 서식권을 넓힌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생태원 제공

한반도 산악 생태계를 대표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산양’이 백두대간을 따라 강원 고성에서 경상북도 경주까지 서식권을 넓힌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산업화와 밀렵으로 개체수가 급감했던 산양이 본격적으로 남측 산림권까지 회복세를 보인 것은 경북 동남부 산악 생태계 보전의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1월 ‘이달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산양을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산양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으로 보호받는 중형 포유류로, 한반도 고산·암릉 지형 생태계를 상징하는 종으로 꼽힌다.

산양은 몸길이 105~130cm, 체중 25~35kg 수준으로 발굽이 깊게 갈라져 있어 가파른 암벽도 빠르게 오를 수 있다. 암수 모두 원통형 뿔을 가지고 있으며 뿔의 두께·각도로 개체 개별 식별도 가능하다.

과거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국 산악지대에서 흔하게 관찰됐으나, 1960년대 폭설과 무분별한 포획, 산업화에 따른 서식지 단절로 개체수가 급감했다. 이 때문에 1968년 천연기념물, 199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돼 보호가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2007년부터 월악산을 중심으로 산양 복원사업을 추진해 100마리 이상의 안정 개체군을 형성했다. 이후 산양은 월악산 → 소백산 → 태백산 → 설악권 → 동해안 내륙 산지 → 경주 남산권으로 서식 범위를 점차 확대해왔다.

현재 산양의 분포 범위는 강원 고성에서 경북 경주까지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길게 이어지며, 이는 경주 남산·토함산 일대 산림 생태축 복원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산양의 남하 확장이 특정 동물의 ‘개체수 증가’라는 단순한 시각보다는 △백두대간 종관 생태축 회복 △경주권 산악 생태계의 연결성 강화 △향후 포항·울산권 산림 생태 네트워크 확장 가능성 등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산양과 같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을 허가 없이 포획·채취·훼손하거나 죽이는 경우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다만 기후변화에 따른 폭설과 먹이 부족으로 개체가 고립·폐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보호구역 확대·서식지 연결 통로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경북 남부 산악권까지 산양 서식이 확인된 것은 생태계 회복의 긍정 신호”라며 “지자체와 함께 경주권 산림 보호와 생태계 연결성 강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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