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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심과 안심, ‘맛과 식감 차이’ 유전자로 증명··· 농진청, 한우 부위별 특성 규명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10-31 16:10 게재일 2025-11-0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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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심은 지방·풍미, 안심은 근육 대사 유전자 활발··· 품질 관리·등급 평가 활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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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의 연구결과 한우의 등심과 안심은 조리나 숙성의 차이가 아닌 유전자 단계에서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다. /클립아트 코리아 제공

한우 고기에서 부위별로 느껴지는 맛과 식감의 차이가 유전자 수준에서 기인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은 31일 한우 등심과 안심 조직을 비교 분석한 결과, 부위별로 서로 다르게 작동하는 유전자 7종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소비자들이 “등심은 더 고소하고 부드럽고, 안심은 담백하고 부드럽다”고 느끼는 감각적 차이를 유전적·생화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등심은 ‘마블링·풍미’ 관련 유전자 활발

농진청 분석에 따르면 등심에서는 374개 유전자, 안심에서는 206개 유전자가 상대적으로 높게 발현됐다.
특히 등심에서는 지방 합성과 근섬유 형성 관련 유전자가 활발하게 작용해 근내지방(마블링) 형성과 연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풍미가 유전자 단계에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안심은 ‘근육 성장·에너지 대사’ 유전자 우세

반면 안심에서는 에너지 대사 및 근육 발달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높게 나타났다.
안심은 상대적으로 지방이 적고 조직이 곱다는 특징이 있는데,이는 근육 활동량과 조직 구조가 유전자 발현에 반영된 결과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부위를 ‘유전자 코드’로 구분··· 7종 핵심 유전자 선발

연구진은 부위별 특성 차이를 만드는 대표 유전자 7종을 최종 선발했다. 등심부위의 2개 유전자(ZIC1, SPHKAP)는  지방 형성·근섬유 성장과 관련해 풍미·마블링에 영향을 주며, 안심부위의 5개 유전자(CLRN2, DPYS, HOXC11, IRX5, MARCHF10)는 근육 조직 정교화와 부드러움·담백함에 일정 기능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론적으로 등심이나 안심의 경우 부위별 특성은 단지 ‘조리·숙성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 단계에서부터 구분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당초부터 등심은 ‘풍미를 만드는 유전자’, 안심은 ‘근육을 설계하는 유전자’가 다르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애니멀 바이오테크놀로지(Animal Biotechnology)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육질 예측·등급화·유전자 기반 품질 관리 기술 개발의 기초 자료로서 앞으로 △한우 브랜드별 차별화 전략 가능 △부위별 성숙도·숙성 방식·요리법 추천 알고리즘 적용 가능 △육질 등급 평가 고도화 연구에 활용 등 다양한 분야로 한우산업의 성장 촉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류재규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유전체과 과장은 “앞으로 유전자 마커 기반 육질 평가 기술을 개발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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