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에 찾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지구 도시개발구역 현장 공터 한복판에는 ‘이인8 어린이공원’이라는 표지판이 있었다. 미끄럼틀등 놀이시설은 제 모습을 갖췄지만, 주변에는 공사 자재와 돌무더기, 굴착기와 덤프트럭도 있었다. 출입을 막는 울타리나 안전 표식은 없었다. ‘이인8 어린이고원’이 공사 한복판에 놓인 ‘위험한 놀이터’가 된 셈이다.
‘이인8 어린이공원’은 포항시가 2011년 실시계획을 인가한 이인지구 도시개발구역 사업의 일부로 이인리 산176 일원에 1672㎡ 규모로 조성 중이다. 2012년 착공 이후 공정이 지연되면서 전체 사업이 준공되지 않아 어린이공원은 법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도시개발사업의 경우 준공 전까지 시설물의 관리와 안전 책임은 시행 주체인 조합에 있다. ‘이인8 어린이공원’ 도 포항시로 이관되기 전이어서 현재의 관리 의무 역시 조합에 있다. 그런데도 현장은 사실상 방치돼 있어 안전사고가 나면 책임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근 아파트 주민 김모씨(51)는 “이용 제한도, 안내문도 없는 상태에서 아이들이 드나들까 봐 불안하다”라면서 “겉보기에 완공된 것처럼 보여 오히려 더 위험하다. 행정은 사고가 나기 전까진 움직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진엽 계명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이인8 어린이공원'처럼 도시개발구역 내에서 추진하는 사업은 도시개발법’에 따라 관리 주체가 정해져 있으며, 조합이 안전관리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라면서 “임시로라도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거나 관리원을 배치하는 등 안전 확보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항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해당 어린이공원은 전체 사업이 아직 준공되지 않아 법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는 상태”라며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공정률을 고려하면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조합이 안전조치를 즉시 취하도록 요청하고 현장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해명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